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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 Mar 24. 2024

반백수 부부의 창업프로젝트: 밥 먹으며 회사 이름 짓기

모든 것의 시작은 이름 짓기

뭐든 이름 짓는 게 가장 어렵다. ‘우리 창업하면 회사 이름 뭘로 하지?’란 말을 수시로 했음에도, 이렇다 싶은 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삼공이는 ‘우리가 뭘 하는지, 하려고 하는지 보여주자’고 했고 일공이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보여주자’고 했다. 프로젝트명으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걸 보여주면 된다는 의견이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인가, 우리는 무엇을 하다 이렇게 되었는가,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무엇일까, 우리가 좋아하는 건 무엇일까’ 생각했다. 오래 생각한다고 되는 게 아니므로, 카이스트 학생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 30분 동안 정하기로 했다. 둘 다 말이 없어졌다.


밥 먹으러 가는 길


일공이가 '스튜디오'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나의 프로젝트만 하는 회사가 아니므로, 여러 가지를 만들어간다는 의미에서였다. '1030'도 들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는 주로 일과가 마친 밤 10시 30분부터 새로운 창업에 대해 상상하고 떠들었으므로. 앞으로는 10시 30분에는 꼭 콘텐츠 하나를 만들고,  오전이든 오후든 10시 30분에는 무언가 해보자고 했다.


삼공이는 회사 이름이 길면 직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일공이는 그러면 1030을 알파벳으로 표기해 IOMO로 적고, STUDIO와 합쳐서 STUDIOMO로 하자고 말했다.



로고도 일공이가 뚝딱 만들었다


카이스트 학식을 먹으러 가는 30분, 먹는 30분, 돌아오는 30분의 시간이 걸렸다. 이제 스튜디오모로 활동하며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이름이 생기니 시작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발걸음을 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연구 활동하며 수없이 본 사례를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박사생 일공이 덕분이다. 삼공이는 시작하고 싶은 마음, 의지, 결단력은 있을지 몰라도,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린다. 삼공이는 자신의 레벨이 아직 낮다고 생각했다. 내년에는 서른 살이 되는데, 서른 살이 되면 좀 달라질까, 서른다섯 살이 되면 좀 달라질까, 상상했다.


일공과 삼공은 '앞으로 뭐든 하겠지', '무언가 되려하지 말고 무엇을 하며 살지 고민하자'고 했다. 뭐가 되려고 하는지 단어로 정의하기에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그 종착지를 어떤 직업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우리가 꿈꾸는 이 일들을 하고, 장난 치고, 떠들고, 지금처럼 매일 웃으며 살  60년이 금방 지나갈 것 같다고, 벌써 짧게 느껴진다고 삼공이가 말했다.   



우리의 점심은 늘 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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