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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 인 Dec 20. 2020

|지인의 서평| 자유론 On Liberty

소소한 서평이야기


* 이 글에는 글쓴이의 주관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 : 구글 이미지 '자유론 도서'



자유론(On Liberty) / John Stuart Mill


 2019년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감염 사태는 2020년 10월 현재까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있다. 익숙하지 않았던 것들이 익숙해졌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점점 사회는 지쳐가고 있으며, 우울한 기류에 스며들어가고 있다. 마스크 없는 삶을 추억하고 기원하는 우리에게 이 시대는 건강히 살아남는 것만이 작은 소망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전 세계 모두가 억압 속에 살아가는 와중에 자유를 외치며 마스크를 쓰지 않고 햇볕이 쨍한 날이면 공원에 나와 여가를 즐기는 한 국가가 있다. 심지어 날씨가 좋으면 모두 스톡홀름 공원에 나오라는 권장 포스터까지 써 붙이는 나라, 바로 스웨덴이다.



출처 : 기사 이미지 활용 '스톡홀름 공원'


 스웨덴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지침은 전 세계의 각기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던 초기에 집단면역으로 큰 수치의 감염자와 사망자를 낸 스웨덴은 결국 방역 실패를 인정하게 된다. 당시 국내 여론 또한 집단면역이라는 실험으로 사람을 죽게 했다는 것에 분노하였으나, 실상은 그것과 달랐다. 스웨덴의 방역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기사 등을 통해 본 스웨덴 국가 내부의 상황은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그들은 개인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받지 않았다며 정부의 전략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내실이 단단해야 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다. 스웨덴 정부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십시오.”라는 지침으로 방역의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자유론’에서 말하고자 하는 존 스튜어트 밀의 시민의 자유, 사회적 자유에 대한 메시지였다.


"각자가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살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각 개인을 타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살도록 강제하는 것보다 인류에게 큰 혜택을 준다."

                                                                                                              - 자유론 중에서 - 


 저자가 말하는 ‘자유’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유일한 자유는 다른 사람들이 누리는 행복을 빼앗으려 하거나, 행복을 성취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는 한, 자신만의 고유한 방법으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이다. 즉, 진정한 자유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타인에게 어떠한 위해를 가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데서 온전한 빛을 발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마다 자유를 노래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자유의 근본적인 개념은 옳은 진리를 추구하는 나 자신에게서 나오게 된다. 저자는 두 가지의 원칙을 소개한다. 

 첫째, 개인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자신 이외의 타인의 이해관계에 대해 해를 미치지 않는 한, 사회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이 부분은 개성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간혹 소셜네트워크나 인터넷 네트워크상에서의 인플루언서가 개성이 강한 옷차림, 행동을 하는 경우 비난받고 질타 받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들의 개성이 사회와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다면 우리는 그들을 비난할 권리도, 그들은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도 없는 것이다. 둘째로 다른 사람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행동에 대해서는 그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하며, 또한 사회 보호를 위해 사회적 혹은 법적 처리가 필수적이라고 인정되면 개인에게 처벌을 가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8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A씨가 격리되어 있던 병원을 탈출해 서울 시내를 활보하다 검거되었다. 검찰은 A씨를 검거 후 재입원시켜 치료를 받게 한 다음 음성 판정을 받은 퇴원하는 날 체포하여 구속하였다. A씨의 사례로 볼 때 인간의 자유가 위해를 가하는 행동이 된다면 이로써 자유는 자유의 의미를 잃고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신속, 정확하게 판단해 시기적절한 조치를 내렸다는 점에서 국민으로서 박수를 쳐주고 싶은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민국의 방역지침과 스웨덴의 방역지침은 옳고 그름으로 가려낼 수 있는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한 가지의 논제를 두고 양쪽에서 토론할 때, 한쪽의 의견이 절대적인 진리에 가깝고, 다른 한쪽은 편협한 진리에 가까울 수도 있으나 예외적으로 양쪽 의견 모두 진리에 가까운 경우도 존재한다. 현재 각국은 각국의 국민성, 의식, 경제 상황, 대외관계에 맞는 방역지침을 가하고 있다. 그저 스웨덴의 자유를 좋아 보인다며 1차원적으로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확진자 수는 급증하여도 사망자는 적은, 방역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지하고 있는 국민의 자유 책임에 박수를 쳐줄 일이다. 더불어 인간은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오류가 없는 절대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그럼에도 인간의 분별력은 이론상으로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실질적인 문제에 부딪치면 그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떠한 토론 자리에서라도 우리가 인간으로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려면 그에 맞는 근거와 진실하게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 또한 자유의 범주 안에 드는 행동이 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사람이나 정부나 최대한 최선의 행동을 해야 하며, 절대적으로 확실한 건 없지만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목적에 대해서는 충분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그리고 그 확신과 가정한 것들이 우리의 행동을 통해 자유롭게 실현되어야 한다고.



출처 :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거리두기 포스터'



  2020년 12월,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2.5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이미 수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자영업자들은 가게 문을 닫기 시작했으며 가계 대출은 최고점을 기록했다. 의료업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감사하게도 생계에 위협을 받지는 않고 있지만, 주변에서 힘든 일들을 겪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 한 해다. 그럼에도 개인의 자유 존중, 국가적 방역 차원의 괴리에서 지치지 않고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정부의 많은 이들에게 감사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지금 누리는 모든 자유는 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음을 알고 모든 말과 행동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항상 신중하라는 내 어머니의 말씀처럼, 먼 훗날 나의 자녀에게도 현 상황을 이야기해 줄 수 있도록 현명하게 살아내고 싶다. 언제나 우리 곁에는 빛나는 진리가 함께한다는 것을 기억하며.


Hoc quoque transibit -!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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