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나씩 올리는 인상 깊은 편집 기술 8
하루에 하나씩 인상 깊은 편집 기술을 올립니다.
에디팅은 무엇인가요?
에디터는 일반적으로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해, 그중에서 전달할 가치가 있는 주제를 선별하고 그 주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소재와 도구를 조합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을 합니다.
글과 이미지, 글과 소리를 결합하기도 하고 취재원의 음성과 객관적 사실, 에디터의 해석을 엮어서 매체의 목소리를 만들거나 사진가의 시선을 매체의 시선으로 바꾸기도 하죠. 때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에 뛰어들기도 하지만 존재하는 것을 선별하고 조합하는 일의 연속입니다. (중략)
전 에디팅에 곧 크리에이티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보통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걸로 많이 생각을 하는데 진짜 크리에이티브는 에디팅이라는 행위를 통해 나오거든요. 최종적으로 구현할 상을 두고, 에디팅을 통해 그 상을 구현해 내는 사람. 크리에이터와 에디터는 동의어라고 생각해요.
- 조수용, 매거진 <B> 발행인 -
2개의 『인터뷰집』이 있다.
명함이 없던 6070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에디터의 직업에 대해 조명한
《Jobs Editor: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좋은 것을 골라내는 사람》
같은 인터뷰집이지만 인물을 조명하는 배치가 다르다.
전자는 인물을 먼저 소개하고 생각을 이어간다.
후자는 먼저 생각을 펼친 후 인물의 이력을 소개한다.
공장 근무, 한식당 오너셰프, IMF 위기, 신용불량자...
손정애 사장님의 녹록지 않은 삶을 먼저 알고,
당시의 기분을 한 줄 한 줄 읽으니 그저 남 일 같지 않고 찡했다.
이래서 그랬구나,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황선우 작가님의 에디팅에 대한 철학을 읽은 후,
마지막장 프로필을 마주할 땐 마음이 종처럼 울렸다.
24년의 편집자로서의 고찰 그리고 치열함이 한 장으로 정리되어 '버린' 느낌.
한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살아온 흔적을 먼저 알고, 생각을 나누면 좋을까?
아니면 생각부터 알고, 살아온 길을 아는 게 좋을까?
닭이 먼저 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인터뷰를 만든 이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 순서를 정했을까.
"인생은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지."
파도 같던 생애의 고통과 기쁨이 보인다면, 나는 전자를 택하겠다.
꼭대기와 바닥을 알고, 그 요동침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함께 오르내리는 기분일 것이다.
"이 단어 뒤에는 저의 24년이 있습니다."
단 하나의 '단어'에 후회 없이 시간을 몰두했다면, 나는 후자를 택하겠다.
'단어'에 압축된 모든 노력, 아픔, 치열한 고민의 흔적을 쏟아내고,
마지막 훈장과 같이 그 사람이 살아온 길을 보여주고 싶다.
(가급적) 하루에 하나씩, 인상 깊은 편집 기술을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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