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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ons

(OpenAI에 대한) 성찰 - 샘 올트먼 (2024)

by HAE

ChatGPT가 출시된 지 2년이 막 지나고, 우리는 이제 복잡한 추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델 시대로 진입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되듯, 나 역시 지금까지의 여정을 되짚고,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나누고 싶다.


우리가 AGI(범용 인공지능)에 가까워질수록, 회사의 진척 상황을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알아야 할 것이 많고, 우리가 모르는 것도 많으며, 이 여정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시작할 때보다는 훨씬 많으 것을 알게 되었다.


OpenAI는 9년 전, AGI가 실현 가능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설립되었다.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만들고, 또 모두에게 이롭게 만들 수 있을지를 알아내고 싶었다.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기겠다는 열망과 함께 말이다. 우리의 목표는 매우 컸고, 그만큼 그것이 사회에 줄 수 있는 이점도 클 것이라 믿었다.


그 당시에는 관심 있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있다 해도 우리에게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2022년, OpenAI는 "GPT-3.5"라는 임시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조용한 연구소였다. (우리는 연구는 잘하지만 작명은 잘 못한다.) API의 '플레이그라운드' 기능을 통해 사람들이 모델과의 대화를 즐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엇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데모를 만들어보면 미래를 엿볼 수 있고, 동시에 모델을 더 좋고 안전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 결과 다행히도 이름을 'ChatGPT'로 정했고, 2022년 11월 30일에 출시했다. AI 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전환점이 언젠가 올 것이라는 것은 추상적으로나마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어떤 순간일지는 몰랐다. 놀랍게도, 그 순간은 ChatGPT 출시였다.


ChatGPT 출시는 우리 회사, 산업,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성장 곡선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AI에서 기대하던 엄청난 기회들이 실제로 실현되는 것을 목격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가능성이 있는지도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길은 울퉁불퉁했고, 항상 옳은 선택이 명확했던 것도 아니었다.


지난 2년간 우리는 이 새로운 기술을 중심으로 거의 무에서 회사를 다시 세워야 했다. 이런 일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기술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줄 사람도 없다.


이처럼 훈련 없이 빠르게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은 혼란스럽고, 종종 두 걸음 나아갔다가 한 걸음 물러나는 방식(가끔은 한 걸음 나아갔다가 두 걸음 물러나기도)으로 이뤄졌다. 실수는 과정 중에 고쳐졌고, 우리가는 일이 전례 없는 일이기에 참고서나 길잡이는 없었다. 미지의 영역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지만, 동시에 모든 사람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갈등과 오해도 끊이지 않았다.


이 몇 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고, 즐겁고, 최고로 흥미롭고, 피곤하고, 스트레스 많고, 특히 최근 2년은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크게 느끼는 감정은 감사다. 언젠가 은퇴 후 목장에서 식물을 바라보며 조금은 지루한 시간을 보내게 될 때,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일을 했던 이 시기를 떠올리며 '정말 멋졌지'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금요일 오후 1시까지 일곱 가지 문제가 터지는 날에도 그 사실을 떠올리려 노력한다.


약 1년 전, 어느 금요일. 갑작스럽게 화상 회의를 통해 해고를 통보받았고, 직후 이사회가 블로그에 그 사실을 공개했다. 나는 라스베가스의 한 호텔방에 있었고, 이 모든 일은 마치 악몽처럼 느껴졌다. 공개적으로, 아무런 경고 없이 해고 당한 일 이후 몇 시간, 몇 일간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가장 이상했던 지점은 '전시의 혼란' 같은 분위기였다. 우리 모두는 무슨 일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만족스러운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 사건은, 나 자신을 포함한 선의의 사람들이 만든 조직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되돌아보면, 분명 내가 다르게 행동했으면 좋았을 것 같고, 나는 지금 그 때보다 더 나은, 더 깊이 생각하는 리더가 되었다고 믿고 싶다.


또한, 다양한 관점과 폭넓은 경험을 가진 이사회가 복잡한 문제를 다룰 때 얼마나 중요한지도 배웠다. 훌륭한 조직에는 많은 신뢰와 신용이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협력하여 OpenAI 조직을 더 강하게 만들고, AGI가 인류 전체에 이롭게 하겠다는 우리의 미션을 계속 추구할 수 있도록 해준 저에 감사를 전한다.


내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내가 감사해야 할 일이 정말 많고, 고마워해야 할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꿈을 쫓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마친 OpenAI 구성원들, 위기 속에서 도와준 친구들, 우리를 신뢰하고 지지해준 파트너와 고객들, 그리고 내 인생에서 나를 아껴주는 것을 보여준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이후 우리는 훨씬 더 단단하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일을 했다. 그 집중력에 자부심을 느낀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연구 중 최고 수준의 결과를 냈고, 주간 활성 사용자는 1억 명에서 3억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진심으로 좋아하고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계속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자랑스럽다.


9년 전 우리는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될지 몰랐고, 지금도 정확히는 모른다. AI 개발은 수많은 우회로와 반전을 겪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중 일부는 즐거웠고, 일부는 어려웠다. 연구 성과가 계속 이어지는 것을 보는 건 즐거웠고, 회의적이던 사람들이 신봉자가 되는 것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동료가 경쟁자가 되기도 했고, 팀이 커지면서 구성원이 바뀌는 일도 많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은 규모가 커질 때마다 인력 교체가 일어나기 마련이고, OpenAI는 몇 달 단위로 규모가 몇 배씩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년은 일반 회사의 10년과 맞먹는 밀도였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 이해관계는 달라지기 마련이고, 업계 선두주자에게는 경쟁자들의 공격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우리의 비전은 바뀌지 않겠지만, 전략은 계속 진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 시작할 땐 제품 회사를 만들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우리는 단지 훌륭한 연구만 하려고 했던 것이다. 또한 이 정도의 자본이 필요하리라고도 몰랐다. 지금은 몇 년 전엔 상상도 못한 것들을 구축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금은 상상조차 안 되는 것들을 만들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연구와 제품화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안전성과 이익 공유에 대한 고민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AI 시스템을 안전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점진적으로 세상에 공개하며, 사회가 기술에 적응하고 함께 진화할 시간을 주고, 실전 경험에서 배우며 기술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AI 안전과 정렬 연구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실사용 사례에서 나오는 피드백을 바탕으로 그 연구를 이끌어가려 한다.


우리는 이제 전통적으로 정의된 AGI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 2025년에는 AI 에이전트가 '노동시장에 진입'해 기업의 생산성을 실제로 바꾸는 시기가 올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여전히 점진적으로 강력한 도구들을 사람들의 손에 쥐여주는 것이, 널리 분산된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믿는다.


이제 우리의 시선은 그 너머, 진정한 의미의 초지능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의 제품들도 자랑스럽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열망하는 것은 찬란한 미래다. 초지능 도구는 과학적 발견과 혁신을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게 가속화시킬 수 있고, 그 결과 자원과 번영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지금은 공상과학처럼 들릴 수 있고,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괜찮다. 우리는 그런 시기를 여러 번 겪었고, 다시 그런 위치에 서는 것도 괜찮다. 앞으로 몇 년 안에 모두가 우리가 보는 것을 보게 될 것이고,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점 역시 모두가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의 작업이 가진 가능성을 고려하면, OpenAI는 결코 평범한 회사가 될 수 없다.


이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건 너무도 행운이고, 동시에 겸손함을 느끼게 한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를 준 Josh Tyrangiel에게 감사한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으면 좋았을 텐데.)


[1] 개인적인 감사

OpenAI와 나를 도와준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 중 두 사람은 특별했다. Ron Conway와 Brian Chesky는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헌신을 보여줬고, 그 수준은 어떻게 설명할지조차 어렵다. Ron의 능력과 끈질김에 대해선 오래전부터 들어왔고, Brian과는 지난 몇 년간 많은 도움과 조언을 받아왔다.


하지만 정말 위기 상황에 함께 있어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나는 그들의 도움 없이는 OpenAI가 무너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며칠 동안 밤낮없이 일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차분했고, 전략적으로 사고했고, 훌륭한 조언을 해줬으며, 나의 실수를 막아주고 스스로는 실수하지 않았다. 그들의 방대한 인맥을 총동원해 복잡한 상황들을 해결해냈고, 내가 알지 못하는 일들도 많이 해냈을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들의 배려, 연민, 그리고 진심 어린 지지였다.


나는 창업자와 회사를 돕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이 보여준 것은 내가 전에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수준이었다. 그들의 전설적인 명성이 왜 그런지를 이제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됐다. 두 사람은 분명 다르지만, 산을 움직이는 능력, 도움을 주는 자세, 어려운 순간에 절대 흔들리지 않는 헌신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이 산업에는 이런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야말로 테크 산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숨은 힘이다. 언젠가 이 은혜를 갚고 싶다.


개인적으로, 주말 동안 그리고 항상 곁에 있어준 Ollie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 그는 모든 면에서 놀라운 사람이자, 내가 더 바랄 수 없는 최고의 동반자다.




짧은 감상평


1. 샘 올트먼도 해고를 당했구나. 시간과 실패는 모든 인간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 같다.

2.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해와 용서의 힘은 감사에서 나온다. 동기부여도 감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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