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밀밀,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타닉...그리고 중경삼림

그래도 아직은, 순수의 시대

by 지하

중경삼림의 OST를 새벽에 가만히 듣고 있으면 영화를 봤을 때보다 오히려 더, 영화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몽중인'과 'California dreaming' 이 새벽에 주는 경쾌함에 다시 한번 영화에 빠져든다. 요즘 부쩍 영화 보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최신영화보다는 인디영화나 고전영화 같은 것들. 요즘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순애보 같은 사랑이나 아련함 같은 것들을 느끼고 싶었다.

첨밀밀, 중경삼림을 추천받았다. 역시나 사랑 이야기다. 요즘은 관심사가 사랑에 관한 것이라서 그런지 뭐든 사랑으로 시작한다.

밀당과는 다른, 좋아하는 상대방으로 인해 울다가 웃었다를 몇 번이나 반복하는 것들이, 당시에는 괴로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소중한 감정이었다. 소개팅으로 만난, 잘 알지도 못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탐색하는 짧은 시간을 반복하는 지금, 애틋한 감정은 별로 생기지 않는다. 평생을 설레는 감정을 느끼면서 살 수는 없는 것일까.

... 첨밀밀의 주제곡이 너무 애틋하게 들린다.

예전 영화에 빠지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그 영화들의 음악 때문이기도 한데, 영상과 함께 듣는 음악들은 너무나 쉽게 영화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마음을 뒤흔드는 피아노 전주 부분이 시작되면 순식간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Kissing you'에 빠져든다. 로미오의 완벽한 환생인 디카프리오의 얼굴은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다. 처음 만난 지 몇 분 만에 사랑에 빠지고 며칠 만에 목숨을 버릴 정도의 불같은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이해가 될 정도의 외모다. 단 5일 동안의 사랑. 너무나 짧은 기간이면서 또 너무나 애절한 사랑이다.

첫눈에 반한다, 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느 순간부터 첫눈에 반하는 일이 없어진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첫눈에 반한 적이 꽤 많았다. 나는 금방 사랑에 빠지는 아이였다. 이성의 외모에 금방 호감이 생겼다.... 누군가의 외모만 보고 좋아하게 되는 것만큼 순진하고 또 철이 없는 것이 있나 싶다. 아니면, 순수하다고 봐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의 배경이나 경제적인 위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요즘 그런 사람들이 있을까? 마음에 드는 상대, 그 사람을 넘어서 부모님의 직업과 재산까지 먼저 따지고 드는 요즘인데,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랑을 기대한다는 것은 애초에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돌이켜보면, 좋아한다는 감정을 어떻게 그렇게도 쉽게 가졌나 모르겠다. 지금은 너무 없어서 문제인데 말이다.


오랜만에 듣는 'My heart will gp on'과 영화 타이타닉은 또다시 마음을 휘어잡는다. 역시나 전주 부분이 모든 것을 다했다. 뭐든 그렇지만, 사랑 영화는 어렸을 때 보는 것과 성인이 되어서 보는 것이 너무 다르다. 공감하는 깊이가 다르고, 겉으로 보이는 단편적인 것들 말고도 여러 감정들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더 큰 감동을 받게 된다. 'My heart will gp on'의 가사를 가만히 듣고 있으니 문득 궁금해진다. 짧은 기간을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목숨을 바친다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또, 짧은 기간 안에 내 목숨을 버릴 정도로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가능할까, 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조금은 순수하게, 영원히 지속되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