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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성 Aug 19. 2023

스톡홀름이 처음인가요?

스톡홀름 유학생활 101 Ver 1.0


큰 여행 가방과 배낭을 메고 다소 혼란스러운 듯이 버스 번호와 휴대전화, 그리고 손에 들고 있는 안내문과 지도를 번갈아 보는 학생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새로운 학년 시작을 앞두고 내가 살고 있는 Lappis와 같은 학생 주거 단지로 가는 버스와 지하철 역 근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5년 전 스웨덴 이웃 나라 덴마크의 코펜하겐 국제공항에서 나도 같은 설렘과 혼란스러움을 안고 스웨덴의 작은 대학도시 룬드로 향했다. 아직도 운동화가 모두 젖을 정도로 비가 퍼부었던 2018년 8월 14일의 기억은 눈에 선하다. 


스톡홀름에서의 생활도 4년 차를 맞이하면서, 스톡홀름에 학생 혹은 연구원으로 오는 사람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짧은 가이드를 하나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나는 스웨덴을 (학비를 내는) 학생과 학위과정을 밟는 학생 겸 교직원 (박사과정 학생)으로서 만 경험했기에 아무래도 스톡홀름에서 교환학생이나 유학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 위주로 쓰겠지만, 워킹홀리데이를 하거나, 일을 하거나, 가족 혹은 파트너와 지내기 위해 1년 이상 체류할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꽤 있을 것 같다.  최종적인 목표는 한국어로 '스톡홀름 정착'이나 '스톡홀름 생활'을 찾아볼 때 쉽게 검색되는 리소스를 구축하는 것인데, 현재 내 브런치스토리의 조회수를 고려하면 거의 허황된 목표가 될 것 같으니 분발해야겠다. 


배치 순서는 가장 중요한 개인식별번호와 ID 카드 발급, 거주허가증, 학생증 발급을 맨 앞에 놓고 나머지는 가나다 순으로 배치했다. 도움이 되는 링크를 본문 중간 혹은 각 주제의 하단에 배치했다. 스웨덴어로만 제공되는 웹사이트도 있기 때문에 번역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개인식별번호 (Personal Identity Number (PIN), 스웨덴어로는 personnummer) 발급 및 ID 카드 발급

거주허가증은 스웨덴에서 거주할 자격을 증명하는 신분증이므로, 예컨대 비 EU 지역에서 EU 지역으로 입국할 때 체류의 정당성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이다. 하지만 스웨덴 내에서 더 자주 사용되는 내수용 신분증은 ID 카드이다. ID 카드가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개인식별번호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12개월 넘게 스웨덴에 체류하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개인식별번호를 발급받고 시스템 안에 들어오게 되어 있다. 교환학생이나 단기 체류 인턴 등이 아니라면 이 번호를 무조건 발급받아야 한다. 1년 미만 체류자라서 PIN을 발급받을 수 없다면 몰라도, 1년 이상 체류하는 경우라면 하루라도 빨리 PIN부터 받아야 한다. PIN과 PIN을 증명할 ID 카드 발급은 모두 국세청 소관이다(스웨덴어로는 Skatteverket). 따라서 거주허가증이 나온 다음에는 납세 의무와 관계없이 집에서 가까운 국세청 서비스 센터에 방문해야 한다. 스톡홀름의 경우 방문할 수 있는 서비스 센터가 여러 군데 있고, 신청 메뉴에서 장소와 예약 시간을 고를 수 있다.  


거주허가증 발급 및 수령

한국 사람이 스웨덴에서 꼭 들고 다녀야 할 신분증은 여권과 거주허가증이다. 거주허가증을 받기 위해서 지문과 사진을 남겨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갱신하거나, 다른 종류로 신청하거나, 분실 시 재발급받아야 할 일도 있을 것이다. 스톡홀름에서 갈 수 있는 이민청 서비스 센터는 솔나에 위치했다(자세한 주소는 이 링크 참조). 만약 이곳 예약이 가득 찼는데 매우 급하게 거주허가증 관련 민원을 처리해야 할 경우 다른 도시로 가야 할 수도 있는데, 의외로 예약을 하지 않고 당일에 Drop-in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침 일찍 이민청 서비스 센터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학생증

학생증은 자신이 속한 학교의 학생회에 회비를 내고 회원이 된 다음에 'Studentkortet' 혹은 'Mecenat'라는 웹사이트에 정보를 입력하면서 만들 수 있다. 둘 다 앱을 제공하기 때문에 앱에서 로그인을 한 후, 정보를 제대로 입력하면 앱에서 띄울 수 있는 디지털 카드를 바로 발급해 준다. 주소가 생기면 (임시 숙소가 아닌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곳) 그곳으로 실물 플라스틱 카드를 주문할 수도 있는데, 실물 카드를 반드시 요구하는 경우는 없었다. 기념품으로 챙기는 것은 적극  추천한다. 

학생회비는 스웨덴에서 학생으로 살면서 가장 가성비가 좋은 투자이다. 거의 모든 학생할인은 이 학생증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가장 일상적인 혜택인 대중교통 할인부터, 새 학기마다 다양한 기업에서 제공하는 학생 할인도 마찬가지이다.  각 학교의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아마 학생회에서 나온 대표단들이 이런 내용을 친절하게 잘 설명할 것이다. 가을학기가 시작할 때에는 위에 이야기한 학생증 발급 회사에서 직접 프로모션을 나오기도 한다. 펜, 공책, 운 좋으면 에코백까지 챙길 수 있다. 


가전제품 (백색가전, 컴퓨터, 모바일 기기, 영상기기, 음향기기 등등)

각종 가전제품을 살 수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몇 개 있는데,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훨씬 가격이 비싸지만 시즌 세일을 할 경우 나쁘지 않은 가격에 필요한 물건을 살 기회가 생긴다.  물론 각 브랜드몰 (예컨대 애플이나 삼성)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아마존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참고 사이트: Clas Ohlson,  ElgigantenMediaMarkt (원래 독일 기반의 다국적 체인이며, 스톡홀름을 비롯한 스웨덴 여러 도시에도 지점이 있다), WebhallenInetKjell & Company


뉴스

스웨덴에서 뉴스를 따라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웨덴어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영어로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고, 번역기가 잘 작동하지만 긴 기사를 일일이 번역하는 것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가끔은 안전을 위해서라도 속보 정도는 알고 사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스웨덴 동료들과 대화할 일이 늘어간다면, 뉴스를 따라가는 것이 어느 정도 필요하기도 하다. 

속보는 SVT  홈페이지, 혹은 앱을 통해 알림을 받는 것이 가장 편리한데, 스톡홀름 지역 소식을 정리하는 알림도 보내준다. 한국으로 치면 연합뉴스나 YTN 같은 느낌이다.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면 안 되겠지만 2017년 테러와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비단 SVT 뿐만 아니라 BBC나 CNN 같은 뉴스에서도 속보로 이를 다룰 것이다. 하지만 크고 작은 사고는 아무래도 스웨덴 속보로 듣는 것이 가장 빠르다. 

스웨덴에서 규모가 큰 신문도 있는데, 신문마다 정치적인 시각의 차이가 있고, 그 유래가 일간지였는지, 석간지였는지 등의 시시콜콜한 차이가 있지만, 경험상 가장 눈에 띄는 신문 두 개를 꼽자면 DN (Dagens Nyheter)과 Aftonbladet을 꼽을 수 있겠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뉴스를 접할 수도 있지만, 본문은 아무래도 링크를 타고 들어간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때로는 유로로) 확인하게 된다. 

반가운 소식 하나 더, 스웨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해서 영어로 주요 뉴스를 전달하는 매체도 있다. 학생 할인을 적용하면 하루 1 SEK 정도의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아주 중요한 뉴스 흐름은 대부분 따라갈 수 있다. 참고로 이 사이트는 스웨덴 이외의 다른 비영어권 유럽 나라 지역에서도 영어로 뉴스를 전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 로컬 스웨덴에서 운영하는 팟캐스트도 있는데, 주말에 산책하면서 듣기 좋다. 대선 같은 중요한 정치적 이슈가 있으면 이를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쉽게끔 (진행자들도 스웨덴으로 이민을 온 사람들이고, 모든 내용을 영어로 진행해 스웨덴어 진입 장벽이 없다) 배경지식과 함께 주요 쟁점을 풀어서 설명해 주어서 아주 유용하다. 


대중교통

스톡홀름 내부와 스톡홀름 인근의 교외 지역으로 가는 대중교통은 모두 한 회사에서 발행하는 탑승권을 구매하면서 이용할 수 있다. SL이라고 불리는 회사이다. 지하철, 버스, 페리, 통근열차 모두 한 회사에서 운행한다. 탑승권은 1회 (75분), 24시간, 72시간, 1주일, 30일 등의 다양한 옵션이 있는데, 본인이 얼마나 자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지에 따라 금액을 계산해서 더 유리한 것을 사면 된다. 예컨대 2023년 8월 기준 학생할인이 적용된 1회권은 26 SEK, 30일권은 650 SEK 이므로 30일 동안 25회 이상 탑승할 예정이라면 30일 정기권이 유리하다. SL 앱에서는 버스나 지하철 등의 운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실시간 교통 정보도 제공해 주는데, 스웨덴어로만 이용 가능하므로 스웨덴어를 배우거나, 번역기를 이용해야 한다. 승차권은 초록 색깔 카드, 혹은 앱에 저장해서 사용할 수 있고, 학생 할인을 받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애플페이나 삼성페이를 이용하듯이 단말기에 태그 하면 자동으로 성인 1회권 (39 SEK)이 결제되기도 한다.

스톡홀름에서 다른 도시로 가려면 주로 기차, 버스, 혹은 비행기를 이용하면 된다. 특히 웁살라나 린셰핑 같은 가까운 도시는 기차로 가는 것이 가장 낫고, 덴마크 코펜하겐이나 오슬로까지도 공항의 보안검색을 통과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기차로 갈 만한 거리이다. SJ 웹사이트 혹은 앱에서 기차표를 사는 것이 가장 편리하며, 학생 할인과 24시간 전 Last minute 티켓을 잘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SJ 홈페이지는 영어 홈페이지도 아주 잘 되어 있다. 

공항을 가기 위해서는 시내에서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거나 '알란다 익스프레스'라는 고속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간편하다. SL 혹은 SJ의 열차 혹은 통근열차와 버스를 섞어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도 하고, 가성비가 좋다는 느낌도 받지 못해서 난 이용해 본 적이 없다. 알란다 익스프레스는 학생 할인을 받으면 5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공항버스는 10회권을 사면 1회권이나 왕복권보다 저렴하다. 


병원과 약국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가격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으려면 PIN 발급이 필수이다. PIN이 나오면 국세청에 등록된 주소로 본인 주소와 가까운 1차 의료 시설 (vardcentral)에 관한 안내 우편물이 온다. 의료 정보와 예약 등을 관리하는 종합 포털은 1177이라고 불리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로, 스웨덴 사람들도 흔히 스웨덴어로 1177이라고 부른다. 1177 웹사이트에 로그인 한 다음에 '단골 1차 의료 시설'을 지정할 수 있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 예약도 할 수 있는데, 홈페이지 자체는 스웨덴어로 되어 있지만 요청 사항은 영어로 작성할 경우 대부분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는 GP는 생각보다 영어가 서투를 수도 있다. 스웨덴 의대는 스웨덴어로 트레이닝하기 때문이다). 

진료가 끝난 후 1177 웹사이트에서 본인의 진료 기록을 열람할 수 있다. 피검사를 했다면 그 기록 결과도 조회 가능하다. 스웨덴어로 기록되어 있지만, 의료 용어는 영어와 유사한 경우도 많고, 번역기를 사용하면 비교적 정확하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예약 없이 급하게 병원을 가야 하거나 정말 응급 상황이라면 응급실이 사실상 유일한 답이다. 집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응급실이 어딘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만일을 위해 도움이 된다.  한국은 112와 119가 나뉘어 있지만 스웨덴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긴급상황은 모두 112에 긴급전화를 걸 수 있고, 그곳에서 필요한 경우 구급차를 보내준다. 물론 거동이 가능하다면 스스로 응급실로 가서 접수를 할 수 있다. 

사설 의료 기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곳에서는 1차 의료 시설을 생략하고 전문의를 만나볼 수도 있다. 구글 검색으로 지역과 필요한 진료 과목을 검색하면 여러 목록이 뜬다. 하지만 비용이 더 비쌀 수 있다. 다행히도 나는 아직 스웨덴에서 전문의를 본 적이 없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고, 이 글에 따로 링크도 남기지 않을 것이다. 급성 질환이 아닌 경우 1차 의료기관에서 소견서를 작성해서 전문의 예약을 잡아주기도 한다. 물론 생각보다 훨씬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여름휴가 기간에는 특히. 

약국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의사 처방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과, 처방이 필요한 약을 모두 취급한다. 각종 영양제나 미용 용품, 화장품도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배송 서비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의사한테 약을 처방받을 경우, Bank ID 시스템 상에 처방전이 자동으로 첨부되기 때문에 따로 종이 처방전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참고 사이트: ApoteaApotekhjartatapoteketkronansapotekdozapotek


서점과 도서관

아마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의존하는 곳은 각 학교의 도서관일 것이다. 그리고 도서관의 대차 서비스를 이용하면 다른 도서관의 책을 빌리러 직접 발품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스톡홀름 시립 도서관이나 왕립 도서관에 갈 일이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시립 도서관은 인테리어가 아름답기 때문에 한 번 정도는 구경할만한 건물이다. 

교재 혹은 개인적으로 소장할 책을 살 수 있는 곳도 몇 군데 있는데, 한국의 교보문고와 비교하자면, 그렇게 큰 규모의 서점은 보기 힘들고, 배송도 매우 느리며 책값이 한국보다 훨씬 비싼 편이다.  종이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노력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 정도이다. 아마존 스웨덴에서도 책 주문이 가능하고, 킨들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전공 서적을 구하는 가장 빠른 방법일 때가 많다. 

참고 사이트: AkademibokhandelnBokusAdlibris


영화 보기 (feat. 스트리밍서비스)

스톡홀름의 영화관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Flimstaden 상영관과 영세 영화관.  예술영화나 독립영화 등을 보려면 후자의 영화관을 갈 필요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상업영화를 보려면 집 근처의 Flimstaden에 가면 된다. 다만 IMAX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상영관은 스톡홀름에 단 한 곳 존재하는데, 'Mall of Scandinavia'라는 이름의 쇼핑몰에 위치한 Flimstaden이다(오브 스칸디나비아는 글로벌 유통기업인 Westfield가 보유하고 있는 쇼핑몰인데 웨스트필드는 신세계의 스타필드가 벤치마킹했다고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서울에 비하면 스톡홀름의 인구가 적지만, 아이맥스 상영관의 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아이맥스 상영관은 예매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 


스트리밍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볼 수도 있다. Netflix, Disney+, HBO Max 정도가 일반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경우 한국 넷플릭스와 볼 수 있는 드라마와 영화 선택지가 조금 다르다. 해외에서 이용이 제한되는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는 대부분 스웨덴에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우편 서비스 이용

한국의 우체국에 해당하는 곳은 Postnord인데, 따로 서비스센터가 있는 경우는 드물고 (없지는 않지만, 중앙집중국 같은 느낌이다), 대부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슈퍼마켓 한 귀퉁이에 있다. 집에 있는 우편함에 들어가지 않는 사이즈의 우편물, 국제우편물, 그리고 소포는 모두 Postnord 서비스 센터로 배달되며, 이메일, SMS, 혹은 앱에서 알림을 받은 후 ID 카드를 가지고 찾아와야 한다. 집에서 Postnord 서비스 센터가 먼 경우 이는 사소한 불편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웨덴에서 아마존을 이용할 수 있지만, 아마존 프라임 고객의 경우 역시 Postnord를 통해 배달을 받는다. 한국에서 국제소포를 보낼 경우 EMS는 보통 현관 앞까지 직접 배달해 주고, 항공소포나 선편소포는 Postnord 서비스 센터에 맡긴다. 

UPS와 DHL 서비스도 가능하다. Postnord 서비스 센터가 UPS나 DHL을 겸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일반적인 것 같다.  따라서 집 주소를 기준으로 가까운 서비스 센터가 어디인지 확인해야 한다.  물론 서비스 센터가 아니라 집으로 직접 배달이 올 수도 있다. 이 경우 학생 기숙사와 같은 곳에서는 누가 대신 받아주지 않는 한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이 물류창고에서 물류창고로 표류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웬만하면 DHL이나 UPS 배달이 오는 날 집 혹은 사무실에 있거나, 집에 있기 어려운 경우 서비스센터로 물건이 배달되도록 설정하는 것이 좋다. 


외식하기

스톡홀름과 서울의 생활비를 비교하면, 사실 장바구니 물가는 스톡홀름이 일방적으로 비싸다고 보기 힘들다. 품목에 따라 다른데, 고기나 일부 과일은 한국보다 더 저렴하기도 하다. 대신 공산품은 한국보다 높은 세율의 부가가치세 (25%)가 적용되어서 거의 무조건 한국보다 비싸다. 공산품보다 더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는 것이 각종 서비스 비용인데, 외식도 그래서 스톡홀름이 대체적으로 더 비싸다.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싸다는 것 이외에 몇 가지 염두에 두면 좋은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인기 있는 곳은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영어로도 예약이 가능하고, 웹사이트에서 예약이 가능한 곳도 있다. 

2)  아마도 내가 아주 비싼 곳에 가지 않아서 경험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인당 5만 원 안쪽의 레스토랑이라면, 팁을 내야 하는 곳은 없다. 팁이 음식 값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음식 값이 착하게 느껴진다. 미국에서 팁을 낸 다음에는 이런 생각이 더 확고해진다. 

3)  대체로 직원들이 친절하다. 메뉴에 관해 물어보거나 특정 식재료를 빼달라는 요청 등을 할 때 불쾌한 경험을 한 일이 거의 없다. 대신 직원이 한 테이블을 전담마크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수저, 물, 냅킨 등을 손님이 가져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4)  다양한 배달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코로나 19 이후 더 빨리 보급된 것 같다), 한국보다 배달료가 훨씬 비싸다. 포장을 할 수 있는 곳은 직접 포장하는 것이 오가는 시간을 감안해도 더 현명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은행 

스웨덴에서 1년 이상 체류하는 경우, 특히 월급이나 장학금 등을 받아야 하는 경우 스웨덴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좋다. ID 카드를 발급받은 다음에는 석사 과정 학생도 비교적 쉽게 (박사 과정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당연하게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개인 사정마다 선호하는 은행은 다르겠지만 대표적인 은행 링크를 남기면 다음과 같다.  그리고 은행에서 ID 카드 기반 보안 인증서인 Bank ID 서비스도 신청할 수 있는데 (한국의 각종 인증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온라인 결제는 물론, 각종 정부 문서 등을 모바일 기기에서 열람할 때에 언제나 사용하는 앱이다. 간편한 송금 서비스인 'Swish' 역시  (한국의 카카오페이나 toss처럼 빈번히 사용된다) 은행 계좌와 연동되어야 하므로 스웨덴 계좌가 필요하다. 

참고 사이트: NordeaSEBSwedbankHandelsbanken


인터넷과 모바일 요금제

스웨덴에도 전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이저 통신사가 존재하며, 그 통신사들이 운영하는 서비스의 질이 조금 떨어지지만 요금이 저렴한 저가 통신 서비스도 존재한다. 대부분 다양한 학생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비교해 보고 본인에게 맞는 것을 고르면 되는데, 심지어 애플이나 삼성의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12개월이나 24개월 약정 등의 서비스도 출시한다. 학생 요금을 적용받을 경우 한국보다 무조건 통신비가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스톡홀름 시내에서는 5G가 서비스되는 지역도 있지만, 스톡홀름 시내를 벗어나면 4G, 심지어 3G 만 이용 가능한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스웨덴 통신사는 e-sim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정 금액 이상의 요금제는 EU 내에서 데이터를 어느 정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지만, 유럽 밖으로 나가면 로밍을 할 경우 바가지를 쓸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인터넷의 경우, 특히 학생 기숙사에 거주한다면, 이미 렌트에 인터넷 요금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일반 집에 살아도 건물 단위로 인터넷 공동 구매 협약이 되어 있어서 사실상 개인이 인터넷을 선택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니 미리 알아봐야 한다. 예컨대 내가 사는 곳은 Telenor 사에서 일괄 관리하며, 예전에 깔았던 낡은 회선을 업데이트할 의지가 없어서 내가 추가 요금을 내도 초당 100MB 보다 더 빠른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신사 조건에 따라서 번호이동도 가능하다. 그래서 한 통신사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 약정이 걸려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참고로 한국에서 산 모바일 기기도 여기서 사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참고 사이트: Tele2, Telenor, Telia, Tre, Comviq, Hallon, Vimla, Halebop


일상 장보기 

개인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는 영역. 대체로 가격이 저렴한 그룹과 대체로 가격이 비싼 그룹으로 나뉘는데, 물론 가격이 비싼 그룹이 선택의 폭이 더 넓거나, 고기와 야채의 신선도가 우수한 경우가 많지만, 가격이 저렴한 그룹도 나쁘지 않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그리고 같은 체인이라도 매장 규모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 경우도 있다. 쇼핑몰에 위치한 매장들이 대부분 가장 큰 매장이다. 

참고 사이트: HemköpICACoopWillysLidl (독일 기반의 다국적 체인으로 유럽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여러 나라의 리들을 방문한 결과 리들은 어딜 가나 파는 물건이 대동소이하다)


잡화, 공구, 조명 등

Clas Ohlson은 시내 곳곳에 매장이 있고, 스톡홀름 외곽의 아웃렛 형태의 매장을 갖춘 다른 체인도 존재한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학기 초에 '무언가 필요한 사람' 혹은 심심한 사람들을 모아서 간다면 주말 반나절을 심심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꼭 공구나 조명뿐만 아니라 생필품이나 식료품 등도 같이 팔기도 한다. 

참고 사이트: Clas OhlsonJulaBiltemaRusta


집 구하기

스톡홀름의 주거난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스웨덴 내부에서도 일자리와 공부를 위해 스톡홀름으로 몰리는 사람이 많고, 당신과 같은 장/단기 이민자도 많으며,  스톡홀름은 유럽에 몇 안 되는,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는 대도시 중 하나이다. 다행히도 학생 신분으로 집을 구하는 것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수월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스톡홀름에 사는 것이 결정된 순간 SSSB라는, 시에서 운영하는 학생 주거 포털에 꼭 가입해야 한다. 여기서는 (표면상으로는) 공평하게 누구나 하루에 1포인트씩 적립한다. 그리고 본인 학위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는 최대 90일까지만 적립할 수 있다. 그래서 스웨덴에 연고가 없었던 외국인 유학생들이 기숙사를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내가 사는 집은 25 제곱미터의 원룸형 스튜디오인데, 스톡홀름대학교 프레스카티 캠퍼스가 걸어서 10분 거리이고, 가격이 비싼 편이 아니어서 500일에서 800일 정도까지 포인트를 모아야 하지만 원룸형이 아니라 기숙사형 (주방과 거실을 10명 정도 되는 입주자가 공유하고, 화장실 겸 샤워실까지 개인 공간에 들어간 기숙사)은 200일 안쪽으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리고 학교에 따라서는 처음 몇 개월은 임시로 살 수 있는 숙소를 제공해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 기간 동안 포인트를 모아서 나중에 이사를 가면 된다. 

스톡홀름 시에서 운영하는 '집 추첨' 시스템에도 가입해 놓으면 학생용으로 풀리는 집에 응모할 기회가 생기는데, 여기는 SSSB와 달리 체급이 정해지지 않은 모두가 집을 노리는 정글이기 때문에 스웨덴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더 많은 포인트를 쌓아서 무조건 유리한 구조이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혹시 학위 과정을 마친 다음에도 스톡홀름에 계속 거주할 계획이라면 더 효과적인 투자가 될 수도 있다. 

사설 시장에서 집을 구하는 것도 가능하고 (예컨대 Blocket), 심지어 집을 사는 것도 가능하지만, 스톡홀름의 집값은 스웨덴 최고 수준이라 스웨덴에 연고가 없는 사람이 (예컨대 가족이나 친척이 있거나, 스웨덴인 파트너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곳에서 바가지를 쓰거나 보증금 사기를 당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집을 구할 (렌트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그래서 '시작 가이드'에 굳이 더 다룰 필요가 없는 내용인 것 같다. 


페트병 모으기 (Pant)

대부분의 페트병은 버리지 않고, 자주 이용하는, 혹은 가까운 슈퍼마켓에 반납하고 보증금을 챙겨야 한다. 1리터를 초과하는 페트병은 2 크로나, 캔이나 1리터 미만의 페트병은 1 크로나의 보증금이 붙는데, 이 보증금은 쿠폰으로 받을 수도 있고, 기부할 수도 있다. 꼭 해당 음료를 산 곳에 반납할 필요는 없다. 이 시스템을 스웨덴어로 Pant라고 부른다. 


기타 웹사이트 및 장소

아마존 스웨덴: 예전에는 아마존에서 주문하면 영국이나 독일에서 주로 왔지만, 2020년 겨울부터 아마존 스웨덴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영문 번역이 어색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이제는 꽤 괜찮은 것 같다.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을 이용하면 내일 배송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케아: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곳. 최근에는 스톡홀름 시내에도 매장이 하나 생겨서 주문을 하거나, 무겁지 않은 제품은 직접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도심 안에 있는 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아서 살림을 제대로 장만하려면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매장에 가야 한다. 침대나 책상 등은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아파트 문까지' 배송해 주는 옵션을 선택해야 실제로 집 안에 가구를 넣어준다. 

Bab.la:  구글 번역기와 DeepL 등 AI 기반 번역기의 퀄리티가 점점 좋아지면서 사전의 수요는 감소하는 것 같지만, 스웨덴어를 언어로서 배운다면 여전히 사전이 필요할 때가 있다. 스웨덴어 수업을 들으면서 대부분의 선생님이 추천하는 스웨덴어-영어 사전이다. 

Klarna: 스웨덴 핀테크 기업으로, 결제 서비스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드 정보와 은행 정보를 입력하면 당장 결제하지 않고 물건을 받은 다음에 결제하거나, 30일 안에 인보이스를 받고 결제하는 방식으로 결제 시점을 미루는 서비스가 아마 가장 많이 이용될 것이다. 또한 앱 내에서 배송 추적 정보 등도 제공한다. 할부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이용 경험은 없다. 

Prisjakt: '다나와' 혹은 '에누리'처럼 최저가와 가격 동향을 알려주는 웹사이트로, 전자제품은 물론 스포츠 브랜드나 다른 가전제품 가격을 알아보는데도 유용하다. 하지만 정보가 누락되는 일도 가끔 일어나는데, 예컨대 각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의 반짝 세일이나 멤버를 대상으로 한 행사 등의 정보는 반영되지 않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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