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근웅 Aug 10. 2020

'기다리면 무료' 모델은 어떤 기업에게 알맞을까?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지난해, 국내 매출 125조 원, 수출액 12조 원, 평균 5.7% 성장이라는 경이적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콘텐츠 시장이다. 이러한 성장세에는 전체 콘텐츠 시장 매출의 33%를 차지하는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와 같은 콘텐츠 시장의 성장이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에 기폭제가 된 것은 ‘Wait or pay’ 비즈니스 모델 덕분이다. Wait or pay 수익모델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지(기다리면 무료), 네이버 시리즈(매일 10시 무료)를 이야기할 수 있다.


Wait or pay 모델은 일정 개수의 콘텐츠를 무료로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이어지는 콘텐츠 소비의 열쇠를 소비자에게 주는 것이 포인트이다. 즉, 기다려서 무료로 볼 것인가 아니면 남들과는 다르게 일정 부분 요금을 지불하고 해당 콘텐츠를 바로 소비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오늘은 이러한 Wait or pay 수익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나눠보도록 하겠다.




(출처 : 다음웹툰 마이셀프 1화)


과거 콘텐츠 플랫폼들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나는 모델을 만들기가 어려웠었다. SNS와 같은 다양한 소셜매체로 인해 하루에도 수백, 수천, 수만 개의 콘텐츠가 쏟아져 나왔기에 많은 소비자들이 ‘콘텐츠 = 무료’라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많은 콘텐츠 기업들이 초창기에는 콘텐츠는 무료로 서비스하고, 많은 이용자를 모아 트래픽을 확보해 배너광고와 같은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했었다.




(출처 : 좌 네이버 웹툰 뷰티풀군바리, 우 : 다음웹툰 메인)


하지만 지금의 콘텐츠 시장은 배너광고 이외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많이 도입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자유롭게 콘텐츠를 이용하는 ‘구독서비스’와 앞서 설명한 무료로 콘텐츠가 풀리기를 기다린다 거나 돈과 같은 가치를 지불하여 미리 보는 방식의 ‘Wait or pay’서비스로 말이다.


두 수익 모델은 각각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데, 구독서비스의 경우 넷플릭스, 왓챠와 같은 동영상 OTT플랫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고, Wait or pay서비스의 경우 앞서 이야기한 네이버 웹툰, 카카오페이지 등과 같은 연재성 콘텐츠 플랫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웹툰, 웹소설과 같은 콘텐츠에서 정기구독 서비스보다
 Wait or pay를 선호할까?

대표적인 이유로는 콘텐츠의 수를 뽑을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웹툰, 웹소설의 콘텐츠의 양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영화와 드라마는 한편이 제작되는데 적게는 수개월, 많게는 수년 이상 소요되지만 웹툰과 웹소설은 신문과도 같이 매일 연재되기 때문에 콘텐츠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이 생산된다.


즉, 매월 정기적으로 받는 고정적 매출로는 매일 또는 매주 새롭게 나오는 저작물의 저작권료 또는 원고료와 같은 비용을 충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건당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모델에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두번째로 유입을 빼놓을 수 없는데,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되지 않는다면, 사장된 콘텐츠가 될 수밖에 없다. 기다리면 무료로 볼 수 있는 Wait or pay 모델은 1차적으로 무료로라는 키워드로 사람들을 대량으로 유입시키고, 이후 광고수익 및 유료결제를 하는 소비자들을 통해 2차적인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인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생활패턴도 Wait or pay 모델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짧은 호흡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성향과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적은 돈으로 짧은 시간 내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20~30대의 젊은 기조와도 잘 맞아떨어진 것도 무시할 수 없다. Wait or pay를 통해 콘텐츠와 자신의 취향이 잘 맞는지 저렴한 가격으로 테스트해볼 기회가 생겨, 오히려 자신에게 알맞은 콘텐츠를 찾는 한 가지 방법으로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Wait or pay 모델은 소비자들의 심리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앞서 잠깐 이야기한 것처럼 Wait or pay 모델이 나오기 전에는 소비자가 무료로 개방되는 콘텐츠를 전부 소비하고 나면, 결제를 통해서만 다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만드는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즉, 소비자들에게 결제에 대한 고민을 한 번만 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에 반해 Wait or pay는 소비자들에게 결제에 대한 고민을 반복적으로 또 주기적으로 하게 만들어, 마케팅적으로도 매출 발생할 수 있게 하는 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많은 콘텐츠 기업들이 wait or pay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출처 : 모바일 게임 애니팡)


그럼 Wait or pay 모델은 어떤 콘텐츠에 적합할까?

사실 콘텐츠 수익 모델에 대한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평균적으로 시장에서 이러한 기업보다, 저러한 기업이 더 알맞다는 수치만 있을 뿐이다. 지금은 웹툰과 웹소설, 웹드라마와 같은 콘텐츠 분야에 더 적합하지만, 향후에는 다른 콘텐츠 분야에서도 Wait or pay 모델이 알맞을 수도 있다. Wait or pay 모델의 모티브가 된 모바일 게임 '애니팡'처럼 말이다.


Wait or pay는 다른 표현으로 '시간을 판다'라고도 할 수 있다. 시간을 판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데 콘텐츠의 가치가 유지되는 기간(유효기한)을 의미할 수도 있고, 소비자의 기다림(다음 시간)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가장 가치가 있는 시간 안에 콘텐츠를 판매'해야 한다.


즉, 콘텐츠를 시간이란 기준으로 바라봤을 때, 언제가 가장 최고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파악한다면 어떤 수익모델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Key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끝으로 오늘은 작은 질문을 하나 던지며 마치겠다.


"당신이 팔고 있는 콘텐츠는 '언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는가?"


작가의 이전글 스타트업이 성장성 평가만으로 코스닥 진출이 가능하다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