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여행코치 01. 호기심을 갖고 사람을 여행합니다.
사람여행 코치... 되뇌어 볼수록 마음에 든다. 여행자와 같은 즐겁고 설레는 마음,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코칭에 임하는 코치. 상상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코치는 어린아이와 같은 호기심을 갖고 코칭에 임하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여행을 할 때 그런 호기심이 발동되곤 한다.
최근 코칭의 인기를 실감한다. 예전 같았으면 멘토링, 컨설팅이라고 불렀을만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요즘은 @@코칭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서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 개념들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코칭이 갖는 ‘수평적 관계’가 요즘 트렌드에 잘 맞는 것 같다.
나의 인생 첫 번째 직업은 사회복지사이고 지금도 사회복지사인 것은 변함없지만, 두 번째 직업으로 코치로서의 삶을 동경한다. 공익적인 목적을 띈 코칭을 하는 공익코치로서 활동하는 것을 꿈꾸고 있고 그날을 상상하면 설렌다. 지금보다 더 역량이 뛰어난 코치가 되고자 수련 중이며,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사람여행 코치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과정이 있긴 했다.
<거울코치> : 예전에 집단상담을 배울 때 교수님께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이 되면 좋겠어요. 스스로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을 서로 비춰주면 더 잘 보고 느낄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씀하셔서 많은 대인관계에서 거울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되어 떠오르곤 했다. 그래서 코칭을 통해서 만나는 고객님을 비추어주는 거울 같은 코치가 되고 싶었는데, 이미 거울코치를 사용하는 분이 계셔서 아쉽지만 패스. 그리고, 때로는 내가 거울을 깨끗이 닦지 않아서(나의 에고가 올라오거나 생각이 많아져서) 고객님을 온전히 비춰드리지 못하는 왜곡된 거울이 되는 것이 두렵기도 해서 이 이름은 조심스럽기도 했다.
<케렌시아 코치> : ‘피난처, 안식처’라는 뜻의 스페인어 케렌시아(Querencia)는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게 하는 자신만의 공간이나 그런 공간을 찾으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힐링과 재충전,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는 의미를 담아 케렌시아를 쓰고 싶긴 했는데 모든 사람들이 이 용어에 익숙한 것도 아니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는 조금 한계가 있는 것 같아서 아쉽지만 후보에서 삭제.
<트램펄린 코치> : 나는 성장, 연결, 행복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때로는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집착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이 단어들이 사회복지 가치와도 잘 맞는 것 같고, 내 삶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이 세 단어의 교집합이 될 만한 메타포를 생각해 봤을 때 트램펄린이 떠올랐다. 씨줄과 날줄이 교차하는 연결이 아주 촘촘해지면 탄성이 생길 것이고, 극강의 탄성을 띈 물체가 무엇일까 궁리했을 때 트램펄린이 상상되었다. 솔직히 길바닥에서 넘어지면 아프기도 하고 기분도 나쁘지만, 트램펄린에서 넘어지면 아이러니하게도 까르르 웃음이 나오고 너무 즐겁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이 방방 뛰면서 좋아하는 탄성이 높은 트램펄린처럼, 고객님을 신나게 뛰어오르게 하고 더 높이 멀리 나아갈 수 있게 용기를 주는 코치가 되고 싶었다. 주위에서는 트램펄린 코치가 정말 신박하고 좋다고 응원해 주긴 했는데, 다소 장난스러운가 해서 일단 잠시 묵혀두기로... 하지만 나중에 잘 살려서 써 볼 생각이다.
<사람여행 코치>는 최현정 코치님과의 코칭에서 "기네스(나의 닉네임)가 가장 홀릭한 것은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았던 것이 계기가 되어서 지어봤다. 내가 "사람, 여행, 책, 문화예술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합니다"라고 답했더니, 거기서 좀 더 좁혀보자 하셔서 '사람여행'이라는 콘셉트를 뽑을 수 있었다. 여행자처럼 밝고 즐겁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고객님을 마주하며, 호기심을 갖고 코칭대화를 이어 가는 것!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즐겁고 행복하다.
그나저나 코칭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수련해야 할 것이 많은 초보 코치인데, 나는 왜 이렇게 코치 앞에 붙을 이름에 집착하는 것일까? 이 이슈를 통해서도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었다.
1. 뚜렷한 방향성을 갖고 다른 것에 한 눈 팔지 않고 포커싱하며, 꾸준히 나아가고 싶다.
2. 명확한 나만의 색깔과 고유함으로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무언가를 고객님께 제공하고 싶다.
3. 모든 과정에서 내가 즐겁게 임하려면, 나를 어떤 코치라고 명명하면 좋을까?
4. 코치로서의 삶이 즐겁고 보람 있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5. 어중간한 것은 딱 질색이다. 기왕이면 잘하고 싶다.
코칭을 공부하면서 '이슈보다는 사람을 코칭하라' ‘존재에 관심을 가져라’라는 말을 많이 듣곤 한다. 어쩌면, 코치로서의 이름을 갖는다는 이슈로 출발했지만, 결국은 나는 어떤 존재이길래 이 이슈에 신경이 쓰이고 관심이 쏠리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감정 역시 존재를 알 수 있는 힌트라는 생각이 든다. '감정이 존재다'라고도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일한 일을 겪어도 누군가는 별다른 감정의 동요가 없지만, 누군가는 불쾌해하고, 또 누군가는 분노를 느끼며 폭발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의 불안정한 감정 표출에 대해서 누군가는 '왜 저래?' '또 시작이네' '저러다 말겠지'라고 하고 감정의 동요 없이 무심하게 지나치지만, 누군가는 안쓰러운 마음에 위로를 건네고, 누군가는 화를 내며 싸우기도 한다.
우리는 매우 이성적인 존재인 것 같지만, 감정에 의해서 희로애락을 느끼고 행동이 달라지는 사람이라는 것. 부장님 심기가 불편할 때 결재 서류를 들고 가면 위험하다는 것도 인간이 이성보다는 감정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반증일 수 있겠다.
오늘도 '사람여행 코치'로서 하루를 감사히 가꾸어 보아야겠다. 오늘 만나는 사람들에게 좀 더 여유롭게 따뜻한 시선으로, 호기심을 갖고 대하는 내가 되기로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