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지구, 하나뿐인 한아의 마음
소설을 좋아하지 않던 나를 이야기와 사랑에 빠지게 해 준 로맨틱(?) sf소설, <지구에서 한아뿐>이다.
주인공도, 그 주변 생활환경도 평범하기 그지없는, 너무나도 일상적인 하루를 살아가는 인물에게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외계행성 규모의 커다란 사랑.
분명 사랑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속에는 지구이야기, 환경이야기, 차별에 반대하는 이야기, 지금 MZ세대 친구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는 것들이 글 속에 녹아들어 있다. 작가님 20대 중반, 약 10여 년 전에 이런 생각들을 하고 그것을 소설 속에 담아내었다는 게 새삼 너무나 대단하게 느껴졌다.
다정하게 또 동시에 경쾌하게 읽히는 이 공상과학 로맨틱 소설을, 동시에 여러 현 사회문제들을 잘 담아내고 있는 현실 반영에 충실한 이 소설을 한번 더 읽어야겠다.
(이하의 내용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독후감이다)
인간이란 존재, 즉 내가 속한 종에 대한 애정은커녕 혐오감 및 무력감이 커질 무렵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3의 존재가 바라보는 지구와 인간에 대한 삶과 사랑 이야기.
우선 한아가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본인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는 삶이 존경스러울 지경이었다. 귀도 얇고 잘 휩쓸리는 내가 조금씩 관심은 가지만 실천은 조금밖에 못하고 있는 환경에 대한 행동 같은 것을 한아는 온 삶을 던져서 실천하고 있고, 인간의 풍요로 인해 지구의 한계가 점차 다가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어딘가 가슴속이 죄어옴을 느꼈다.
제3의 존재가 이토록 한아를 사랑하게 된 이유는 이런 한아의 마음이 이 파괴적인 지구에서 진실되게 빛났기 때문이 아닐까.
장르문학이라 하여 현실감 없는 SF 일거라 생각하고 읽었다가 현실에 더 깊이 고민을 가지게 되고,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게 되고 관계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그런 어이없지만 사랑스러운 이야기였다.
나중에 한번 더 찬찬히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