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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맘 Jan 08. 2019

우리는 왜 '죽음'에 대해 말하지 않을까?

죽음에 대해 생각이 바뀌다

"사람들은 나를 죽음의 여의사라 부른다. 30년 이상 죽음에 관한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나를 죽음의 전문가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정작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내 연구의 가장 본질적이며 중요한 핵심은 삶의 의미를 밝히는 데 있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생의 수레바퀴>에서-

우리는 지금 누리는 삶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사랑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내 곁에 머물 것이라고 굳게 믿기도 한다. 나 역시 19살에 마음의 준비 없이 엄마를 잃기 전까지는 '죽음'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고, 엄마가 당연히 내 곁에 계속 있을 거로 생각했다.

'죽음'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왠지 모르게 불쾌하고 꺼림칙한 느낌을 받는다. 내가 어릴적에는 죽음을 떠올리면 '전설의 고향'에서 나오는 소복을 입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피 묻은 귀신들, 검은 갓을 쓴 무서운 표정의 저승사자가 함께 떠오른다. 모두 공포의 대상이며, 죽음을 무섭고 두렵게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아마도 방송 매체의 요인이 컸으리라 생각된다.


무서운 저승사자


서점에 가도 장르를 불문하고 삶에 대해 이야기 하는 서적은 넘쳐난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다루는 책은 굉장히 드물다. 주로 특정 종교에서 사후세계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철학적인 관점에서 죽음을 다루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죽음에 관해 말하는 이도, 듣고자 하는 이도 없는 사회 문화적인 편견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이다.

죽음은 정말 우리가 두려워하고 피해야 하는 두려운 것일까.

(이른 나이에 맞은 죽음, 혹은 억울한 죽음 등은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어 맞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자.)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다


엄마를 떠나보내고 아픈 마음을 추스리고 나자, 문득 죽음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왜 사람들은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 걸까?'

어릴 적 나에게 죽음에 관해 이야기해주는 어른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학교에서도 말이다.

'인간은 태어나면 누구나 죽는다'

누구나 수긍하는 대명제이다.

하지만

'당신이 태어나면 당신도 죽는다'

라는 것에는 누구나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누구나 죽는다'라는 말에는 '나', 혹은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일 평균 사망자 수는 약 700명이라고 한다. 통계청 자료가 아니더라도 주변 친척, 이웃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 누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곤 한다. 우리는 신문기사에서도 사망을 보도하는 기사들을 자주 접한다.

'삶과 죽음은 하나다' 라는 말이 있듯이 죽음은 우리의 삶에서 결코 떼어낼 수 없고,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무조건 꺼리거나 피해야 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에 의하면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밝힌다는 말이 죽음에 대해 가장 본질에서 이야기 하지 않았나 싶다. 즉, 죽음은 삶의 희소가치를 높여준다.

연합뉴스TV 스페셜의 '품의있는 죽음'에 관한 다큐에서 한 임종체험 수련원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자살하려는 사람들이 (임종체험을 한 후) 자살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많이 나오고요. 삶에 대해 많이 비관한 사람들도 오히려 이 계기를 통해 새로운 의욕을 찾게 되고, 어떤 삶의 전환점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라고 하였다. 실제로 실업계 최초로 골든벨을 올린 김수영씨는 25살의 젊은 나이에 암 선고를 받고, 삶의 이유를 찾기 위해 꿈 목록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 세계 80개국을 여행하며 68개의 꿈을 이루었고,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켰다. 그녀는 현재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전파하는 작가이자 강연자이기도 하다. 죽음을 경험할뻔한 하나의 사건이 한 사람의 일생을 변화시키고, 삶을 가치있는 방향으로 이끈 사례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누구나 죽는다'에서 '나도 죽는다'로 죽음을 나의 삶에 받아들일 때,

죽음은 당신의 삶을 보석으로 빛나게 해줄 가치 있는 것이라고.

그러기 위해선 우리는 '죽음'에 대해 침묵하지 않고,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개인의 삶도 풍요로워지고, 남은 사람들도 죽음이라는 충격에서 벗어나 고인을 마음속에서 잘 배웅해줄 수 있게 된다.


#죽음 #죽음교육 #저승사자 #죽음에대한생각 #김수영작가

#엘리자베스퀴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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