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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솔지책 Aug 11. 2022

"이거 진짜 대박이다 술술 읽혀"

잡는 순간 다 읽을 수밖에 없는 페이지 터너



요 며칠 비가 무섭게 쏟아지더니 드디어 비가 그치고 다시 온도가 올라갔네요.

이럴 때야말로 시원한 곳에서 책 읽기 최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책 한 권 다 읽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죠?

오늘은 더위도 날리고 완독했다는 성취감도 주는 페이지 터너를 갖고 왔습니다.



마사키 도시카, 이정민 옮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모로, 2022)


시강 빠빠빠빨간 맛~~~


스포 없는 줄거리 소개


잠깐만, 우리 애가 죽었다고?

― 이 책의 주인공은 '이즈미'라는 엄마입니다. 말 잘 듣는 자식들과 성실한 남편을 둔 지극히 평범한 주부이기도 해요. 게다가 본인의 삶을 무척 행복해합니다. 자식들이 공부도 잘하고 속도 전혀 안 썩이거든요.

― 딸과 아들이 각각 원하는 학교에 합격한 어느 날 저녁 이즈미의 행복은 최고조에 달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이른 새벽부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려대요. 대체 왜? 이즈미는 내용도 모른 채 불안해져요. 안 그래도 연쇄 살인 용의자가 달아나는 바람에 일본 전체가 들썩거리는 중이었거든요.

― 가까스로 전화를 받은 이즈미는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집에 있는 줄 알았던 아들이 사실은 새벽에 자전거를 끌고 나갔고 연쇄 살인 용의자로 오인을 받은 거예요. 아들은 경찰의 추격을 피해 도망치다 주차된 트럭에 세게 부딪혔고 결국 사망하고 맙니다.



내가 너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니?

― 이즈미의 세상은 아주 철저하게 무너지지만 세상은 난데없이 화살을 이즈미의 아들에게로 돌려요. "당신네 아들 때문에 연쇄 살인 용의자를 놓친 거 아니야?" "새벽에 왜 자전거를 타냐고! 사실은 용의자랑 공범 아니야?"

― 이즈미는 사람들을 향해 악을 쓰고 상황은 더 악화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죠. 사람들이야 뭐 언제나 쉽게 말하고 쉽게 잊으니까요. 이즈미의 고통만 계속 커집니다. 남편도, 딸도 자신만큼 슬퍼하지 않는 것 같고 도저히 세상을 살아갈 수 없을 것만 같거든요.



어, 근데 왜 다른 얘기가 나와?

― 이 책의 가장 이상한 점은 이즈미의 이야기가 난데없이 갑자기 끝나버린다는 겁니다. 이후 15년 뒤 그것도 도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이 등장합니다. 이때부터는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두 명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요.

― 이 책을 읽은 제 친구는 "난 처음에 그래서 이게 단편집인 줄 알았다니까?"라는 말을 할 정도로 굉장히 뜬금없어요. 하지만 읽다 보면 15년 전 이즈미 아들이 죽은 사고와 현재 살인 사건이 연결되어 있다는 단서가 조금씩 등장합니다.

 2019년에 있는 형사  명은   사건의 연결고리를 찾으며 수사를 해나가고 이들의 수사로 15  사고사와 현재 벌어진 사건의 비밀이 드러납니다.


뒤 표지에 힌트가 있습니다... 다 읽고 나면 아실 거예요....


세 마리 토끼를 잡은 책


미쳐버린 가독성

 이번  제목인 " 이거 진짜 대박이다 술술 읽혀" 실제로  친구가 했던 말을 따온 건데요. 저도 여기에 공감할 정도로 굉장히  읽히더라고요. 이두온 작가가  책을 추천하며 "엄청난 페이지 터너"라고 표현했는데, 정말 페이지가 휙휙 넘어갑니다. 읽으면서도 걸리는  없고 다음 내용이 궁금하니까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되더라고요.


입체적이고 다양한 인물들

 저는  책의 가장  장점으로 인물들이 굉장히 다양하고 입체적이라는  꼽고 싶어요.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명은  약하지만 특히 엄마들(이즈미 말고도  명의 엄마가  등장합니다) 전형적인 엄마의 모습만은 아니에요. 평면적인 캐릭터들도 아니라 행동을 예측하기가 힘들고요. 그래서 읽는 재미가 더해지는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름조차 팔짝 뛰는 결말

― 그리고 정말..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소름이 유지되었던 결말.. 제가 덕후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미스터리와 추리물 등 남들보다는 장르로설을 꽤 읽는 편이라 웬만한 반전들은 잘 맞힌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의 마지막 비밀은 상상도 못한 거였습니다....

― 저는 이 책 마지막에 드러난 게 하나의 비밀이 아니라 두 개의 비밀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그것 때문에 굉장히 오랜만에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늘 생각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내는 걸까요..? 장르소설 작가들 정말 만만세입니다.



"엄청난 페이지 터너"와 함께 더위와 빗줄기 모두 잠시라도 잊으실 수 있길!

오늘도 손 번쩍 들어 인사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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