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읽고 싶은
항상 연필로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는다. 밑줄은 세상과의 만남이다. 밑줄을 긋는 행위는 본인이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에 대한 '인식'의 영역에 속한다.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한번 밑줄을 보며, 그때의 생각과 느낌을 반추하는 행위의 반복은 곧 자신만의 '의식'이 된다. 이러한 연유로 밑줄 긋기는 나만의 독서 의식이 되었고, 밑줄은 세상과 나를 잇는 선으로써 'MEETJUL'이 되었다
모든 게 뒤죽박죽으로 느껴질 뿐이어서 의견을 가질 수가 없었다. 내가 의견을 가져야 하는지, 그런 자격이 있는지도 의심스러웠다.
파도는 끊임없이 밀려왔지만 먼바다는 잔잔하게만 보였다. 수평선은 단호했다.
왜 사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부재를 느낄 수 있는지
사람들은 나이와 직업과 외모를 초월한 사랑이 더 진실하다 여기면서도 정말 그것들을 초월하려고 시도하면 자격을 물었다.
속을 보이면 어째서 가난함과 평안함이 함께 올까
'이상'이라는 단어는 너무 많은 것을 지시해서 거꾸로 아무것도 의미하지 못하는 듯도 했다.
미래는 여전히 닫힌 봉투 안에 있었고 몇몇 퇴근길에는 사는 게 형벌 같았다. 미미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워 담았고 그게 도움이 안 될 때는 불확실하지만 원대한 행복을 상상했다.
인간이란 자기가 살지 않은 과거는 뭉뚱그리는 관성이 있다.
냉소는 독이었지만 적당히 쓰면 자기 연민을 경계하는 데 유용했다.
자본은 때때로 자신이 무엇을 잉태하는지도 모르고 질주한다
버리려면 들어야 했다.
나는 조금 이상해짐으로써 아주 이상해짐을 막기로 했다.
'평범함'은 종종 논쟁적이고 문제적인 개념이 된다.
한쪽에는 평범함을 넘어서라는 압력이 존재하고, 한쪽에는 평범함에 도달하라는 압력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이중의 압력은 '평범함'을 벗어날 수 없지만 달성할 수도 없는 특징으로 만든다.
문학은 정치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어떤 계기와 힘을 갖고 있지 않다. 평범함은 정치와 문학이 출현하는 공통의 경험적 바탕이지만 문학은 다른 관점과 태도로 평범함과 관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