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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r 31. 2024

누군가를 따라 해도 좋지만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그냥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쓰려고 컴퓨터를 켜서 한글 프로그램을 열었지만,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써야 했기에 글쓰기 관련 강의를 듣거나 도서관에서 글쓰기 방법이 나온 책을 빌려서 읽기 시작했다.      

강의와 책에서 나온 내용에서 공통점 하나를 발견했다. 우선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하나 골라서 베껴 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 당시 읽었던 자기계발서 한 권을 골라서 무작정 한글에 옮겨 쓰기 시작했다.      

총각네 야채 가게로 유명했던 이영석 소장의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였다. 지금 다시 읽어봐도 내용은 좋지만, 문장이나 구절이 어색한 부분이 많았다. 그 당시에는 당연히 문장이나 구성이 좋다고 판단하여 어느 한 구절도 놓치지 않고 옮겨 적었다.      


그 후로 내가 롤모델로 생각하는 여러 작가의 책을 먼저 읽고, 다시 필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옮겨 쓰니 글의 구성 방식과 문장, 단어를 어떻게 써야 할지 파악했다. 이후로 따라 쓰는 것을 멈추고, 나만의 방식으로 매일 조금씩 썼다. 그렇게 썼던 글을 9년이 지나 다시 읽어보면 부끄럽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글을 쓸 수 있었다.      


가끔 지인이나 친구가 글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나에게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 나의 대답은 늘 한결같다. 우선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 자신에게 유익했던 한 권을 골라서 베껴 쓰기부터 시작하라고.      


누구나 알고 있다. 처음부터 자신 생각을 잘 정리해서 글 한 편을 뚝딱 완성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재능이다. 대부분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어떤 분야든 처음 도전한다면 익숙하지 않다. 그 분야에서 성과를 낸 사람을 찾아서 따라 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흉내를 내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되면, 그 시점부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된다. 그 분야의 대가를 존경하는 마음만 가지면 된다. 계속 따라 했다가는 그 대가의 아류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부터 자신이 쓰는 글이 추후 작가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 책을 출간하는 과정과 결과 모두 자신의 몫이다.     

지금까지 9년 넘게 글을 쓰면서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지만, 쓰는 과정에서 직접 내 글을 썼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따라 쓰면서 시작했던 글쓰기지만, 이제는 나만의 글을 계속 쓰는 과정이 있기에 계속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생각이다. 아직 도전하지 못한 시와 소설은 요새 조금씩 유명작가의 책을 읽고 따라해 보고 있다. 아마도 그것도 익숙해지면 결국엔 나만의 시와 소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를 따라 해도 좋지만, 지속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길을 가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누군가를 따라 하면서 쓰기 시작했지만, 계속 당신만의 스타일로 쓰다 보면 근사한 작품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를따라해도좋지만 #결국에는나만의길 #내가해야한다 #글쓰기 #라이팅 #인문학 #지금힘든당신책을만나자 #닥치고글쓰기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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