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을 엄청난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 바로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쓴 한강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가히 한강 작가 열풍이다. 다른 책은 팔리지 않아도 한강 작가가 쓴 책이 100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들었다. 인세로만 몇십억이다. 전업 작가를 꿈꾸는 나도 저렇게 되길 원하지만 그림의 떡이다. 어떤 분야든 1% 이내 탁월한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저렇게 성공한 작가가 된 그녀도 지금도 글을 쓰는 행위가 어렵고, 새로운 소설을 낼 때마다 고통을 겪는다고 말한다. <작별하지 않는다> 책도 정해진 기간에 써야 하는데, 글이 써지지 않아 괴로운 날을 보냈다. 아직 원고를 시작하지 못했는데,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자신이 의도 한 대로 써지지 않으면 작가는 숨이 막힌다. 한강 작가까지 아니지만, 10년 차 글을 쓰다 보면 한 글자도 못 쓰는 날도 많았다.
그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에어비앤비 집을 하나 구했다. 아무래도 집이 익숙하다 보니 환경을 바꾸면 새로운 마음으로 글이 더 잘 써질까 하는 기대였다. 하지만 에어비앤비 집에 들어가서도 한 문장을 쓰다가 지우다 반복했다. 머리가 너무 복잡하고, 기대한 만큼 원고가 나오지 않다 보니 그에 상응하는 스트레스도 심해졌다. 그녀는 내려놓고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숫자 1000까지 쓰고 1,000일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인생이 힘든 시기에는 너무 길게 생각하면 좋지 않다고 느꼈다. 1,000일을 다이어리에 표시하고, 하루가 지나면 숫자를 지워나간다. 1,000일이면 약 3년 시간이다. 너무 괴로운 일이 생기면 사실 일상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현명한 사람은 지금 오늘 닥친 일부터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강 작가도 원고를 오늘 다 쓰거나 전체를 쓰지 못했더라도 하루가 지나면 숫자를 지운다고 언급했다. 그렇게 2일, 3일, 4일을 지워나가면서 글을 쓴다. 즉 오늘 하루에 쓸 원고에만 집중했다. 나머지는 신경쓰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에 참 많은 일을 겪고 나서 느낀 것은 ‘살아있는 동안 내가 하는 일, 만나는 사람이나 가족에게 잘하고, 오늘 하루만 충실하게 꼼꼼하게 살자.’ 이다. 위에 날짜를 적고 무탈하게 하루를 잘 보냈다면 그 날짜를 하나씩 지웠다. 그게 1년이 아니 3년이 모이면 적어도 성공까지 아니지만 훨씬 더 성장할 거라 믿고 있다.
7월 말부터 지금까지 딱 하나만 지켰다. 오늘 하루만 제발 무사히 지나가게 해달라면 뭐든 다 하겠다고 하늘에 소리쳤다. 무탈하게 지내면 건강하다는 의미와 같다. 마음이나 몸의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아직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지 예상되지 않아 불안하지만 무탈하게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하면 달력에 있는 오늘 날짜를 지우고 잔다.
책 쓰기도 마찬가지다. 너무 급하게 가지 않기로 했다. 하루에 하나씩 원고만 쓰자고 다짐했다. 3개월 동안 쓰자고 결심하고, 하나씩 쓸 때마다 날짜를 지웠다. 그렇게 하다 보니 3개월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원고가 완성되었다.
힘든 시기에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여유가 없어진다. 조급해지니 사람 마음이 쫓기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이면 절대로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 지금 상황이 좋지 않거나 자신의 처지가 힘들면 잠시 내려놓아도 괜찮다. 그저 한강 작가가 말한 것처럼 최소 3년만 날짜를 지워가면서 자신만의 근사한 인생을 시작해도 좋다. 아니 딱 1년만 365일만 힘을 내보자고 하면서 하루씩 지워나가도 좋다.
이미 과거는 지나갔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로지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바로 지금 여기다. ‘오늘만 딱 살고 다음 날 일은 다음날 걱정하자.’ 는 마인드만 장착하면 힘들어도 참을 수 있다. 딱 지금 여기에 몰두한다. 유명한 축구 선수 손흥민도 시합이 끝나면 푹 휴식을 취하고, 다시 훈련하는 단순하고 재미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한 인터뷰에서 그날의 훈련이나 시합에만 집중한다고 했다. 하루하루 집중하고 지워나가는 인생이다.
지금 사는 것이 힘들다면 오늘 하루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자. 그렇게 보냈다면 날짜를 지우자. 그렇게 최소 1~3년을 지내다 보면 근사한 인생을 분명히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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