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공저 1권, 개인저서 7권 총 8권의 책을 출간했다. 사실 공저는 한 꼭지만 참여했다. 처음 개인저서로 내기에는 부담스러웠고, 책 출간하는 방법도 몰랐던 시기라 어떤 한 고액 글쓰기 수업에서 많은 비용을 내고 한 꼭지만 쓰면 공저를 낼 수 있다고 해서 참가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행동이었지만, 비용만큼 댓가를 치룬 것으로 좋게 생각했다. 덕분에 공저지만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된 책을 가지게 되었으니.
그 뒤로 개인 저서를 준비했고, 글쓰기 스승님이신 이은대 작가를 만나 코칭과 동기부여를 받았다. 여기에 여러 좋은 작가 동료들의 도움이 더해져 부족하지만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이 책들 중에 몇 권은 평소 매일 블로그에 썼던 글을 기초로 출간할 수 있었다. 직장을 다니며 책 원고를 쓰고 따로 SNS에 포스팅할 글까지 쓰려니 시간이 모자랐다. 욕심만 컸지 체력이 따라주질 않았다. 책 원고에만 집중하면 블로그가 방치된다. SNS 글쓰기만 하다 보면 책 원고를 쓸 시간이 없었다.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수 차례 고민 끝에 결국 찾은 방법은 아래와 같다.
매일 쓰는 단상, 에세이, 리뷰 등을 모아서 한 파일로 정리했다. 단상은 인생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했다. 에세이는 과거, 현재에 있었던 나의 에피소드와 그것을 통해 느꼈던 감정 등을 정리했다. 리뷰는 책, 영화, 드라마를 보고 느낀 내 생각을 글로 옮겼다. 3~6개월 동안 썼던 글을 모았더니 보통 30~50개 꼭지가 되었다.
단상을 모은 본문은 사색하며 온전하게 내 인생을 바꾸는 컨셉으로 정했다. 에세이는 지난 추억을 곱씹으며 다시 한번 행복을 떠올리며 미소지을 수 있는 주제로 잡았다. 책을 읽고 쓴 리뷰는 책을 읽고 느낀 소감이란 컨셉을 만들었다. 그렇게 나온 책들이 바로 “나는 아직 서툰 아재다.”, “독한 소감”, “괜찮아! 힘들땐 울어도 돼” 이다.
컨셉이 정해졌다면 목차를 구성한다. 대목차(챕터)를 새로 구성한다. 그 챕터에 맞게 모았던 본문(블로그 글 30~50개)을 정리하여 재배치한다. 어떤 꼭지가 그 대목차와 맞지 않으면 과감하게 버린다. 또 본문의 양이 짧다고 느껴지면 새로 써서 채워넣는다.
본문을 대목차에 맞게 구성이 끝나면 프롤로그(서문)와 에필로그(마치는 글)를 작성한다. 보통 서문을 먼저 작성하는 작가도 많지만, 나는 항상 제일 마지막에 서문과 마치는 글을 작성하는 편이다. 본문을 다 끝내고 나서야 이 책에서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잘 알기 때문에 마지막에 쓴다. 분량은 상관없다. 상황에 따라 본문보다 길게 쓰거나 짧게 써도 된다.서문과 마치는 글까지 다 작성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1~2회 정도 낭독하며 글을 고쳐 쓴다. 어법에 맞지 않거나 오탈자등이 많이 보인다. 그것을 1차적으로 수정하는 작업이다.
이렇게 하나의 원고가 완성된다. 내 경우 1)~4) 작업은 하루가 걸렸다. 이렇게 짧게 걸리는 이유는 바로 매일 썼던 블로그 글이 모으다 보니 바로 본문이 되었기에 가능하다. 바로 출간기획서를 작성한다. 어떤 타겟층의 독자를 원하는지. 내 책이 다른 책과 어떻게 차별되는지. 홍보와 마케팅은 어떻게 하는지 뻔한 질문에 그래도 열심히 작성한다. 그리고 각 출판사 메일로 투고를 시작한다.
1)~5)의 방법이 어려운가?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나 관심사, 꾸준히 해왔던 경험(성공 또는 실패담 포함) 등을 블로그에 매일 조금씩 써보자. 그것이 모이면 책의 본문이 된다. 본문이 모였다면 전체적인 책 컨셉을 기획하고, 새 목차에 본문 재배치 후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 쓰면 한 권의 책이 탄생된다. 역시 전제조건은 매일 10분이라도 쓰는 습관이다.
다음 브런치도 조금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포맷으로 조금씩 쓰다보면 출간 제의가 오기도 한다. 혹시 책을 내고 싶은데 조금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그냥 매일 조금씩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자기 관심사에 대해 정리해보자. 그것을 컨셉을 잡고 기획하면 멋진 책으로 재탄생된다. 블로그 글쓰기로 책을 출간하는 방법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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