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dream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복숭아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태어난 때가 여름이라 좋아한다고 여겼다. 복숭아의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좋다. 복숭아 향인 피치향의 룸스프레이도 좋아한다. 그냥 복숭아의 이것저것 다 좋아하지만 가장 좋은 건 과일 그대로가 좋다. 과일 가게에 가보면 천도 복숭아, 백도 복숭아 할 것 없이 여러 종류가 있고, 딱딱한 복숭아, 말랑말랑한 복숭아 이렇게도 있다. 나는 그런 거 상관없이 복숭아면 좋아하는 것 같다. 그냥 좋아한다고 생각한 복숭아가 언제부터인가 나의 여름의 시작에 꼭 복숭아가 의식적으로 함께 해야했다.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복숭아가 보이면 사고 먹었는데 이제는 복숭아가 나의 여름을 잘 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어떤 여름의 보양식보다 중요했다.
언젠가 개그우먼 김숙님이 수박을 사서 ‘좋아하는 사람과 첫 수박을 나눠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말에 나는 여름에 복숭아를 먹는 것이 그 해 여름을 잘 보내는 것이구나 싶었다. 작은 아빠는 내가 복숭아를 엄청 좋아한다는 걸 알고 해마다 지인에게 복숭아를 선물로 받는데 그걸 나에게 주실 때가 있었다. 다른 선물보다 복숭아를 받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유일하게 복숭아는 집에서 안 썩고 다 먹는 과일이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복숭아를 어느 때보다 좋아한 것은 매해 나는 나의 생일 특별하게 맞이 해주는데 그 때 길거리에 과일 트럭을 보고 복숭아 한 박스를 사서 복숭아케이크를 만들었다. 나에게 주는 선물 중 가장 뜻 깊은 선물이었다. 이 때부터였을 것이다. 나에게 여름의 시작을 알리 것이 ‘복숭아’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