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이 사랑받는 법
합격을 축하한다. 그럼 신입사원 때 이것만은 꼭 하자.
합격을 축하한다. 발표를 듣는 순간 뛸 듯 기쁘고, 지난 시간 생각하며 눈물이 핑 돌았을 거다. 노력이 결실을 맺었으니, 한동안 맘껏 기뻐해도 좋다. 여기저기 친척분들께 소문도 내서 부모님 어깨도 으쓱하게 만들어 드리고, 친구들 밥도 좀 사줘라. 여러분은 그럴 자격이 있다.
그리고, 첫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께 친필 감사편지와 의미 있는 선물을 꼭! 해드려라. 아마 그 편지는 평생 보물처럼 간직하실 거다. 우리 윗 세대는 첫 월급으로 빨간 내복을 사서 부모님께 선물했다는 전설같은 얘기도 있다. 내복은 아니더라도 반드시 감사함을 표현해야 한다. 타이밍을 놓쳐서, 쑥스러워서, 부족한 게 없는 분 들이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부모님은 두고두고 서운해하신다. 절대 잊지 말자.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 부모자식 간에도 꼭 해야 할 도리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의 설레는 첫 마음을 두고두고 잊지말자. 힘들 때마다 되새길 수 있도록...
이제부터는 대기업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승승장구하는 법을 알려주겠다. (물론 필자도 늘 잘 나가는 건 아니다. 그래도 임원생활 11년 차니 승승장구하는 부류에 넣어주길 바란다.) 필자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선배님들이 제일 많이 하신 말씀은 '신입사원은 원래 카피, 커피, 코피야.'였다. 선배들이 시키는 복사를 잘해오고, 커피를 맛있게 타오고, 야근하면서 코피 좀 흘려야 신입사원다운 거고, 인정받는다는 말이다. 또 '벙어리 6개월, 귀머거리 6개월' 이라는 말도 있었다. 의견을 말하기보다는 많이 듣고 배우라는 뜻이다. 지금은 피식하고 웃을 일이지만 일부 맞기도 하다. 일 잘하는 후배는 복사 한 장을 해와도, 커피 한 잔을 타와도 남들과 다르다. 복사물 중간에 포스트잇으로 보기 편리하게 해 주거나, 개인의 취향별로 커피를 준비한다. 늘 밝고 씩씩하게 조직의 감초역할을 한다. 아무튼 선배들이 말하는 기본정신은 배우되, 대기업은 공무원이나 공기업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얇고 길게 다닐 수 없기 때문에 남들보다 눈에 띄게 잘해야 하고, 뚜렷하게 성과를 내야 한다. 다양하게 경험하고, 그 경험을 내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회사가 원하는 사람으로 나를 바꿔야 한다. 그것이 임원으로 가는 길이고, 승리하는 길이다. 본격적으로 그 방법을 알아보자.
첫인상을 좋게 만들자. 조직에서의 첫인상은 매우 매우 매우 중요하다. 첫인상이 좋으면 소문이 잘 나서 좋은 부서로 배치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좋은 부서란 권한이 많은 부서, 실적이 좋은 부서, 스폿라이트를 받는 부서이다. 처음부터 전문성을 인정받고 입사한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일반부서에 배치된다. 회사는 겉으로 보기에 하나지만, 수많은 직군이 존재한다. 부서 배치는 곧 직군배치이다. 내가 어떤 전문성을 가지냐 하는 첫걸음인 것이다. 첫 부서에 따라 나의 전문성이 결정되고, 미래 인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사회생활 초년생에게는 첫 배치가 매우 중요하다.
일단, 인사를 잘해야 한다. 이 주제는 기본 지키기_인사 잘하기 (3/18 게시글) 편에서 다루었으므로 두 번 말하지 않겠다. 부디 자세히 읽어보기 바란다.
신입사원 행사 때 눈에 띄어야 한다. 회사별로 다르지만 신입사원들이 들어오면 초기에 다양한 행사가 많다. 신입사원 환영회,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 뭐든 상관없다. 모든 행사에서 최선을 다 해라. 상을 타면 더 좋다. 임원 이상의 경영진들이 심사위원일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들이 '저 친구 누구야? 괜찮아 보이는데 우리 조직에 데려올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라.
적극적으로 참여하라. MBTI가 'I'라 못하겠다고? 배부른 소리다. 사회생활을 하려면 4~5가지의 MBTI를 갖고 있어야 한다. 필자도 원래 'I'인데, 다들 전형적인 'E'라고 알고 있다. 회사에 나를 맞춰라. 성격을 버려라.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회의할 때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라. 궂은 일은 하기 싫어도 먼저 하고,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라. 항상 미소를 잊지 말고, 시간 약속을 잘 지켜라. 따뜻하고 포용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되, 때로는 단호한 모습도 보여라. 이 모든 것은 인사부서에 의해 관찰되고 기록되고 있다. 사회생활 내내 이렇게 감시당하고 어떻게 사냐고? 맞다. 특히 신입사원 때는 더하다. 핵심 부서로 배치되고 싶다면 회사가 원하는 사람으로 나를 바꿔라. 아니, 그런 척이라도 해라.
입사한 지 3개월쯤 지나면 혼란스럽기 시작한다. 그렇게 고생해서 들어온 회사가 고작 이런 곳이라고? 석사까지 나와서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이 일 하겠다고 취업 준비 2년을 ㅗ냈나? 수 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회사가 생각과 너무 다르다. 이걸 하려고 그 많은 날들을 참았나 생각하면 억울하기까지 하다. 수준 낮은 선배들도 너무나 많다. 일도 안 하면서 이것저것 지시만 하는 선배들이 꼴불견이다. 내가 일한 결과를 교묘히 포장해 자신의 공인 척 숟가락 얹는 것은 비일비재다. 일요일 오후부터 울적해진다. 회사에서 비전도 못 찾겠다, 말이 나올까 선배들과 면담도 못 하겠다. 보통 입사한 지 3개월, 1년, 3년 정도에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자,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조급해하지 말라. 요즘 신입사원들은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서 너무 조급하다. 부서배치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다른 동기들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각자의 부서 분위기를 비교하고, 인센티브를 비교하고, 출장 횟수를 비교한다. 심지어 다른 회사에 간 대학 동기들을 만나 또 비교하고 속상해한다. 가장 잘 나가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한다. 후배들이여, 인생을 길게 보아라. 언제까지 남과 비교하며 인생을 허비할 것인가? 역량 떨어져 보이는 선배들이 있다고? 회사가 모른다고 생각하나? 그저 못 자르고 있을 뿐이다. 화나고 속상해도 상황이 바뀌지는 않는다. 못나 보여도 선배는 선배다. 역량이 없는데도 회사에 버티고 있는 것도 그들만의 달란트가 있어서라고 인정하자. 그런 선배들과도 잘 지내는 것이 진정한 승자다. (이런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인생 쪼개보기(4/29일 자)'를 다시 한번 읽어보고, 꿈을 다시 한번 되뇌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만 3년 정도는 그저 묵묵히 일을 완벽하게 배우겠다는 것에만 몰두하라. '저 친구한테는 무슨 일을 맡겨도 든든하지.'라는 말을 상사에게 들어라. 현재 부서에서 성격도 밝고, 일도 잘하면 금방 소문이 난다. 각 부서별로 저 친구 달라고 인사부서에 청탁이 들어온다. 그룹이라면 지주사에 차출되기도 한다. 때로는 소문을 들은 외부 헤드헌팅사에서 연락이 올 때도 있다. 짜릿하지 않은가? 맡겨진 일만 충실히 하고, 성과를 냈을 뿐인데 신기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기 시작한다.
자기 자리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 그게 바로 동기를 이기는 길이다. 장기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