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떻게 시작하고 망하는가 part2
사랑이 시작 될 때면 내 안에 또다른 자아가 고개를 든다. 가령, 엄마를 잃은 듯 불안에 떠는 어린아이라던가. 뭐든 제멋대로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춘기 소녀라던가. 어른의 탈을 쓴 아이가 마구 날뛴다. 아직은 낯설고 두려운 탓이다. 이렇듯 언제나 새로운 세계는 불안을 동반하니, 어쩌면 그 안에서 존재와 존재가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위대하고 괴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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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지던 감정에 살포시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러나 이것은 금단의 열매이기도 하다. 불규칙한 추락과 상승 사이에서 끊임없이 감정의 궤도를 이탈한다. 기억이란 족쇄에 묶인 어린아이는 더이상 사랑을 받을 수도, 줄 수도 없음에 고통의 몸부림을 친다. 두 자아의 치열한 싸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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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싸움 가운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 달라 외치면서도 나 역시 겹겹이 쌓인 시선으로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으니. 나 또한 타자가 될 수 있음을 망각하고 만다. 인간의 양면성과 모순이 날카로운 결정체가 되어 드러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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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통해 여러개의 거울이 삶을 비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생경한 타자의 삶을 통해 나를 마주하며 그 안에 죽어가는 사랑을 깨워본다. 존재적 사랑을 갈구하던 나의 외침이, 그의 외침이 되어 돌아오던 순간을 기억하며. 사랑 앞에 우리 모두가 기꺼이 약자가 되기를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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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사랑 그 자체임을 잊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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