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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Apr 20. 2024

4월 셋째 주

1. 책


이기적 유전자

로터스 택시에는 특별한 손님이 탑니다

혼돈 속의 혼돈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의 식탁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세이노의 가르침


평소보다 조금 더 읽은 것 같지만, 몇 주 내지 몇 달 동안 읽던 책이 세 권이나 있어서 그렇다.


***


<이기적 유전자>를 몇 년 주기로 읽으며 거듭해서 올해의 책으로 꼽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카를로 로벨리의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를 이번 주의 책으로 정한다.



카를로 로벨리의 책은 읽을 때마다 좋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면 별로 생각나는 게 없다.

그의 루프양자중력 이론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찬가지로 어려운 스티븐 호킹이나 이언 스튜어트의 책은 나중에도 생각나는 내용들이 있는 것과 대비된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은 유명한 책이다.

담담한 어조가 좋아 5점 만점을 매기기는 했지만,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이다.

간단한 평을 여기에 남길까 하다가, 글이 길어져서 별도의 글로 쓰기로 했다.


<혼돈 속의 혼돈>도 흥미롭다.

1688년에 옵션을 사고 팔다니. 그것도 정부 규제조차 없는 상태에서 단지 <계약>으로 말이지.



2. 락스


솔로 아무리 박박 문질러도, 만능 세정제로 유명한 발샴푸를 써도 안 지워지던 변기 얼룩이 사라졌다.

욕실청소용 락스라는 제품을 조금 짜 넣고 한 밤 자고 일어났더니 마치 새 변기 같다.


락스는 NaOCl이다.

Cl 부분 때문에 염소 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 널리 알려져 있고, 사실이기도 하다.

Cl-만 탈락시키면 알아서 지들끼리 결합할 테니,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일도 아니다.

왜냐 하면,


첫째, 강산성 물질과 섞지만 않으면 된다.

예컨대 락스를 염산과 섞으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


2HCl + NaOCl → NaCl + H2 + Cl2

NaClO + HCl → NaOH + Cl2


Cl2가 그 유명한 염소 가스이고, 1차 대전 당시 독일군이 연합군 쪽에 날려보낸 독가스다.


그런데 염산을 청소용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게다가 섞어 쓰기까지 한다고?

그러지 말자.


둘째, 시판용 락스는 대단히 묽게 희석된 물질이다.

대략 4%로 희석된 용액이라 한다.

96%가 물이니, 4%에서 발생하는 염소 가스의 양으로 사람 죽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잘 알려져 있듯이, 염소는 수돗물에도 들어 있다. (4ppm, 즉 0.04% 정도라고 한다.)


너무 걱정 말고, 환기 적당히 하면서 사용하자.


사실, 이 말은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난 지금까지 염소 가스 무서워서 락스를 아예 구입도 하지 않았다.

뭘 좀 알아보기나 하고 그런 결정을 했어야 했다.


1차 대전이 죽인 아까운 천재, Wilfred Ow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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