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14
1. 책
나라는 착각
푸른 들판을 걷다
악의 유전학
지연된 정의
인식의 대전환 -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내가 떨어지면 나를 잡아 줘
기억 전달자
***
이번 주 최고의 독서는 <인식의 대전환>이다.
칸트의 인식론, 즉 <순수이성비판>을 해설한 책이다.
칸트 책은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고, 나도 칸트 원저를 읽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원저로 읽은 유명한 철학 책은 <존재와 시간>, <논리 철학 논고> 등 몇 개 안 된다...고 말하려고 했더니 플라톤도 있고 언어철학자들, 루카치 등등 아주 적지는 않구나.)
인식론은 내게 단연 최애 학문이다. (현대물리학은 인식론과 다름이 없으니 마찬가지.)
오랜만에 '치열한 사고'라는 지적 유희를 즐겼다.
생각해 보자.
뉴턴으로부터 100년이 지났지만, 칸트의 시대는 아직 과학의 혜택을 많이 받지 못했다.
데카르트를 떠나고, 그를 비판하고, 아직 등장하지 않은 후설과 같은 치열한 사고를 끝까지 밀고 간 칸트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그가 비트겐슈타인보다도 전 시대 사람이라는 것을 되새겨 보자.)
논리실증주의자들이 쉬운 길 대신, 칸트와 같은 고뇌의 길을 택했더라면, 인식론은 조금 다른 길을 갔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결국 인식론은 물리학에게 길을 내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양자역학이라니.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 인식론을 아직도 끌고 가는 대니얼 데닛 등 현대철학자들은?
내가 그래서 데닛을 좋아한다.
2. 미니멀리즘
이번 주에 새로 생긴 물건 - 다행히도, 없다.
이번 주에 떠나보낸 물건 - ebook reader.
반즈앤노블에서 나온 누크라는 기계인데, 어떤 블로거의 친절한 해설에 따라 리디셀렉트 전용 리더기로 개조한 물건이었다.
미국에 가면서 종이책을 들고 갈 수는 없으니 (나중에 종이책도 조금 구해서 읽기는 했지만)
리디셀렉트에 가입하면서 리더기도 새로 구입했던 거다.
그런데 200그램 정도밖에 안 되는 리더기도 들고 읽으려니 불편해서, 결국은 휴대폰으로 읽게 되었다.
아주 오랫동안 조용히 잠자고 있던 물건인데, 새 주인을 찾아 참 다행이다.
워낙 희귀한 기종이라, 사용법에 당황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구입하는 분에게 물었다.
리디 셀렉트 사용하시느냐고.
어차피 카페에 검색해 보면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독서마니아신 것 같다.
좋은 새 주인을 찾아간 리더기가 대활약을 했으면 한다.
3. 독서 앱 북모리
고맙게 잘 이용하던 북적북적이 시름시름 앓더니 드디어 작동을 멈췄다.
광고 로딩하면서 모든 리소스를 다 잡아먹나 보다.
캐시 정리가 제대로 안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잘 쓰다가 못쓰게 된 Habitica와 같은 패턴.)
어쨌든, 10번을 넘게 새로 구동해도 안 된다.
그래서 포기하고 다시 엑셀에 기록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는데,
비슷한 게 있을 것 같아 "독서 기록"이라 검색해보니, 있다!
'북모리'라는 앱이다.
북적북적과 거의 같은 기능이다.
2024년말 현재 평점 4.9!
새 친구, 잘 부탁해!
4. 눈
갑자기 굵은 눈방울들이 확 쏟아진다.
사람들이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