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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Apr 07. 2023

가공육은 발암물질인가

아질산나트륨 이야기

가공육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지정 1군 발암물질이다. 2015년에 이뤄진 그 발표로 세상이 뒤집어졌다. 그럴 만하지 않은가. 채식주의자가 아닌 다음에야 가공육을 먹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핵심은 아질산나트륨이다. 이 물질은 발색제로 쓰인다. 가공육이 먹음직한 붉은 색을 띠게 하는 것이다. (그런 색 없어도 잘만 먹을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하지만.)


아질산나트륨은 단순히 발색제 용도로만 첨가되는 것은 아니다. 보톨리누스 균을 포함한 많은 종류의 그람 양성균 생육을 억제하기 때문에, 식중독 예방에 탁월하다.


질산염은 사실 역사적으로 인류가 사용해온 식품보존제다. 초석(질산칼륨)이나 질산염의 형태로 써왔다. 아질산나트륨(아질산염)은 초석의 칼륨 대신 나트륨(소듐)이 붙은 것으로, 유효성분은 질산염이므로 화학 작용 차원에서는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물질과 별 다를 게 없다.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초석 또는 질산염이 미생물에 의해 아질산염으로 변환되어 보존작용을 하므로, 현대 육가공 산업에서는 그냥 아질산염을 쓴다고 한다. 생산단가가 더 싼지는 모르겠으나, 더 빠른 속도로 가공육을 찍어낼 수 있음은 확실하다.


질산염은 또한 2형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https://medicalxpress.com/news/2023-01-nitrite-additives-diabetes.html



아질산염이 정말 위해한가? 아질산염이 위험하다는 주장은 1970년대 쥐 실험에서 시작된다. 아질산염이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을 생성하여, 실험쥐가 종양에 걸린 것이다.


산화방지제가 니트로사민 생성을 억제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일부 가공육에는 비타민 C나 에리토브산나트륨(비타민 C 이성질체)가 첨가되기도 한다. 비타민 C 전도사인 이왕재 교수는 이런 이유로 가공육을 먹을 때 비타민 C를 함께 먹으면 좋다고 한다.


그러나 논란은 계속된다. 아질산나트륨은 사실 상추, 케일 등 야채에도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질소 비료 때문이다. 그래서 유기농 야채에는 별로 들어 있지 않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WHO의 결정 자체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건강 유튜버 인플루언서인 Ken Berry 박사의 다음 영상에 주요 반박 주장들이 정리되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Ygs2j0v0sU


이 사람의 주장을 요약하면, 질산염은 오랫동안 인류가 사용해 왔으며, 채소에 더 많이 들어 있고, 발암물질 생성 근거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Berry 박사는 쥐 종양 주장이 1979년 MIT의 전문가의견(expert opinion)에 의해 시작되었고, 실험 근거도 없으며, 그 이후로 50건 이상의 추가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연관성을 전혀 찾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쥐 종양 연구는 1972년 네브라스카 대학에서 실시된 것인데, Berry 박사가 왜 저렇게 자신있게 주장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질산염은 물에 쉽게 녹는다. 그래서 가공육을 데쳐 먹으면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다. (베이컨을 물에 데쳐 먹으라고?) 


결론가공육을 피할 수는 없다그냥 물에 데쳐 먹자. 베이컨은 포기하자. ㅠㅠ


이렇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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