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상이 노래 '가고파'를 쓴 이유
요즘 마산국화축제 명칭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변경하는 문제로 창원시가 시끌벅적하다. 노래 가사를 쓴 이은상의 기회주의적 독재부역 행적 때문이다.
나는 1999~2000년 <토호세력의 뿌리>를 취재하던 무렵, 마산의 '걸어다니는 근현대사 사전'이라 불리던 향토사학자로부터 이은상이 '가고파'를 쓴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일제시대 이은상의 친구가 독립운동을 하다 감옥에 간 사이 이은상이 그 친구의 아내를 겁탈(성폭행)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친구들이 이은상을 잡아죽이겠다며 몽둥이를 들고 찾아다녔다. 그 일로 인해 이은상은 해방이 되고도 한참동안 고향 마산에 얼씬도 못하고 객지를 떠돌아 다녔다."
이런 내용이었다.
하지만 나는 책에 그 내용을 쓰지 않았다. 책에는 오로지 기록으로 확인된 내용만 쓰기로 했기 때문이다. 향토사학자의 구술만으로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2004년 이와 관련해 활자화된 기록을 발견했다. 소설가 이호철이 쓴 '한국문단 이면사'라는 글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그 날은 해질녘 저녁답에 그 친구 댁에 무심히 들렀는데, 마침 식모 아이도 없고 친구 마누라 혼자서만 달랑 집을 지키고 있더란다. 한데 원체 더운 날씨라 친구 마누라는 대청 마루에 속옷 바람으로 휘적휘적 부채를 부치고 혼자 누웠다가 소스라치게 깜짝 놀라 일어나 앉고 있었다. 식모가 나가고 나서 미처 빗장을 잠그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아아, 그 때 그 친구 마누라의 살결이 백옥 같이 고왔다는 기억만 있을 뿐, 그밖에 노산(이은상의 호)에게는 도통 아무 기억도 남지 않았고 모든 일은 그렇게 오리무중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단지 그 동안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가, 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아니 이 일을 어짜노' 하고 못할 짓을 저질렀다는 자괴감과 그러면서도 그 어떤 황홀한 도취감 반, 허망감 반 뿐이었다고 한다."
향토사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 일로 이은상은 고향 마산에 가고 싶어도 (맞아 죽을까 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쓴 글이 '가고파'라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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