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왜 민주당의 발목을 잡는가??
나는 아직 부동산을 거래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 부동산문제가 여당의 발목을 잡는 구조를 이해하기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을 두고 지켜보다 보니 매커니즘이 보인다. 부동산 정책의 빅픽처는 의외로 굉장히 단순하다. 경기가 어렵다 싶으면 대출 문턱을 낮추고 각종 규제를 풀고 세금을 깎아주며, 잘 돌아간다 싶으면 그 반대로 한다. 크게 보면 이게 전부다. 그리고 정책의 효과는 절대로 정책을 집행하는 즉시 나타나지 않는다. 마치 돼지가 솥에서 방금 꺼낸 뜨거운 여물을 뜨거운 줄도 모르고 코 쳐박고 한참 먹다가 시간차를 두고 자기 코가 익어버리는 걸 알고 괴성을 질러대는 것처럼 말이다. 문턱을 낮추는 보수정권에서 부동산시장이 침체되고 문턱을 높이는 진보정권에서 부동산시장이 과열되곤 하는 건 바로 이런 부분 때문이다. 풀어주든 조이든 한 방향성으로 집행한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 정책을 집행하는 바로 다음 정부는 가야 한다. 문재인 정부 말년이 온 지금 미친듯이 뛰고 있던 집값이 필리핀에서 러시아의 오미야콘으로 순간이동한 것마냥 얼어붙는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만 해도 이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언론들은 정책 집행에 이렇게 시간차가 필요하다는 명확한 데이터를 변수로 감안하지 않은 채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고 자극적인 제목장사로 여론을 호도한다. 기본적으로 특히 수도권의 경우 현재에 비해 현저히 저렴했던 이명박근혜 시절조차도 집값이 이미 평범한 청년들이 직장생활해서 돈 차곡차곡 모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서 몇 배로 더 올랐다. 영끌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로 호도를 하는데, 영끌이라도 할 수 있는 자는 알고보면 단순하다. 아빠찬스다. 영끌을 아무리 한다고 해봤자 사회초년생들이 10억을 아빠찬스 없이 상식적으로 무슨 수로 모으는가? 잘나가는 프로스포츠 선수나 연예인이 아닌 이상 절대로 불가능하다. 이런 고민이라도 하는 자는 죄다 금수저들이란 얘기다. 그럼 이런 미친 구조는 누가 만들었는가? 정보로 장난치는 투기꾼들이다. 피처럼 돌아야 할 돈이 부동산에 묶여 있으니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재명이 집권하면 방법론은 달라지겠지만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은 계승될 것이다. 이 고비만 잘 넘기면 부동산의 안정은 분명히 온다. 만약 윤석열이 집권한다? 그 기간 내에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보게 될 것이나 분명히 규제완화가 올 것이고 향후 진보정권이 다시 집권했을 때는 지옥의 폭등을 면할 수가 없다. 그러면 또 보수정권이 다시 집권할 것이고 이 문제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영원히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가 되며 투기꾼들만 계속해서 노 나는 상황이 온다. 이 현상의 종착역은 현재의 일본이다. 판단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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