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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시 Aug 30. 2023

‘경제 교육’으로 부를 세습하는 강남 엄마들

'돈 버는 노하우'가 불러올 빈부격차


10대 딸에게 영업 시키는 미국 재벌


백만장자로 유명한 그랜트 카돈(Grant Cardone)이 유튜브에서 딸에게 경제 교육을 시키는 장면은 저에게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많아야 12살 남짓으로 보이는 딸에게 카돈은 전화로 티켓을 판매하는 영업을 실제로 시켰습니다. 카돈은 딸에게 목소리를 더 높이, 더 당당하게 말하라고 다그쳤습니다.

카돈은 이 처럼 직접 딸에게 영업을 시키고, 복리와 투자의 개념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등 경제 교육 시간을 매주 가지고 해당 영상을 유튜브로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실제 성공을 통했던 자신만의 돈을 벌 수 있는 노하우를 딸에게 알려주고, 또 이를 영상으로 만들어 많은 이들에게 공유하는 것이었죠.

전 이 영상을 보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부모들이 유독 돈 이야기에 쉬쉬 하잖아요. 저도 어머니가 자라면서 “넌 돈 문제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라”라고 하셨던 기억이 나요. 그럴 수록 더 궁금했죠. 엄마는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자주 깎곤 하셨고 백화점에서 사고싶은 옷 앞에서 한참을 보기만 하고 아이쇼핑이 즐겁다고 말하신 분이셨는데 제 학원비에는 어떻게 그렇게 펑펑 쓰실 수 있는지 말이에요.


부자는 삼대 이상 갑니다.


‘부자가 삼대를 못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전 아닐거 라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삼대 이상 가는 부자들도 있습니다. 부자가 삼대가 못가는 이유는 물고기를 잡는 법 대신 물고기만 왕창 물려줘서 일거라고 생각해요.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면서 잡은 물고기도 왕창 물려주는 부자라면 삼대 이상 가지 않을까요? 사실 진짜 자산은 물고기를 왕창 물려주는 것 보다 자신이 성공한 비결, 즉 물고기를 잡는 실질적이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카돈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카돈과 같이 실제 부자들은 어린 자식들에게 돈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합니다. 우리나라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돈에 대해 유독 쉬쉬하는 우리나라지만, 부자들은 예외입니다. 강남이라고 모두 부자는 아닐 수 있지만 부의 상징성을 띄니 예로 들겠습니다. 제가 아는 강남 엄마들은 1박에 수 백 만원 하는 경제 캠프를 스스럼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아니 못 보내서 안달입니다. 아이가 0세일때부터 증여를 위한 주식 계좌 개설은 기본이며 아이가 직접 사업을 구상하고 실현해보는 방법을 틈틈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부자 부모들은 돈을 쉬쉬 하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통계 수치를 봐도 그렇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자산이 더 맣고, 서울에 거주하거나 서울에 더 가까이 거주할수록, 또 부모의 학력이 높을 수록 경제 교육을 시키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선생님들 역시 학력이 높고 교사 경력이 높을수록 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높았습니다.

공교육에서 조차 경제 교육의 기회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지역단위로 다시 살펴보면 읍, 면 단위보단 시 단위의 학교에서 또 학교의 유형별로는 일반고 보다 자사고에 경제 과목 개설 비중이 더 높았습니다.

이쯤되면 부가 ‘경제 교육’으로 세습되고 있는 사회 구조로 나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하지 않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뉴스 방송에서 학교 알리미를 통해 전국 고등학교 1783개 경제과목 개설률을 살펴본 결과를 보도했었습니다. 서울은 83%의 학교에서 경제 과목을 가르치로 있던데 반해 경기도는 71%를, 충북 인천 세종 충남은  60%대 기록했습니다. 다만 인천 같은 도시의 경우 신도시인 ‘구’ 단위 지역은 평균 70%대인 반면, 구도시인 ‘군’ 단위 지역은 평균 10%대로 경제 과목을 개설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전북은 21%가, 전남에서도 부모들 경제력과 학력이 높은 광양시는 100% 개설률을 보인 반면 전남 ‘군’ 지역의 경우 아예 개 설안한 곳도 5곳이나 되었습니다.

내 아이에게도 경제 교육의 기회를 주세요.


실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제 교육’의 기회 불평등이 결국은 빈부 격차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정 지역과 소득계층이 높을수록 경제 교육 기회가 편중된다고 하면 반대로 그렇지 않은 집단은 소외 되는 것. 빈부 격차와 악순환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경제 교육을 받고 자라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훗날 엄청난 ‘나비 효과’를 보일 것입니다. 제가 계속 주장하고 또 주장하려는 바(논문 등의 자료를 열심히 수집 중이에요) 이지만, 경제는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닌 '체득' 해야만 하는 교육 분야 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어린 시절부터 시작할 수록 좋습니다. 내 아이에게 그 어떤 자산보다도 값진 경제교육이란 자산을 물려주는 것, 국영수 학원 보내는 것보다 중요한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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