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종기 났을 때 바르는 약 있어요?"
"어디 종기가 났는데?"
"어, 엉덩이에.."
"어머, 어쩌다 엉덩이에 종기가 났을까?"
"종기 난 애들 많아. 하루종일 앉아만 있어서 그런가? 룸메들도 다들 한번씩은 엉덩이 종기가 나더라구"
그러고 보니, 아이 생활복 바지도, 교복 치마도 엉덩이 부분이 맨들맨들해져 있네요.
3년간 입었으니 해질 때가 됐다 싶다가도 종기 이야기를 들어선가요?
아이가 공부를 못하면 혼낼게 아니라 도움이 되는 머리를 물려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해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제가 겪어보니 눈으로 스캔만 해도 외워지는, 타고나는 아이들도 분명 있기 때문에 엉덩이 힘만으로 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온갖 정성을 들여서 푸쉬하고 뒷바라지를 하는 이유는 아이가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명분에 휩싸여 어느 순간 본질을 잊게 되는 건 아닌지... 아이를 밀어준다는 것이 코너로 몰아버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남은 150일 기간에 기말+생기부+자소서+면접대비+수시원서..와 정시공부
쉼없이 달려가야 합니다.
전에 한 친구가 이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아이가 공부를 잘할땐 1등하기를 바라게 되더니 아이가 방황하니 제발 학교만이라도 가길 바라게 되고 그런 아이가 아프게 되니까 건강하기만을 바라게 되더라고.
어쩌면 우리가 아이에게 바라는게 많다는 건 아이가 잘하기 때문인 건데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잖아요..
공부방법도 성향도 다 다른 아이들인데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아이보다 너무 앞서가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모진 말로 자극하면 공부효과로 나타날 수는 있으나 그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거잖아요.. 아이들은 안 듣는 것 같아도 부모의 말 한마디 한마디 다 가슴에 새기고 있더라구요.
일단 시험 보고 오는 아이에게 어땠는지, 다른 아이들 분위기는 어떤지 물어보지 마시고 그저 수고했어... 한마디 어떨까요? ^^;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시인 <너의 하늘을 보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