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바닷속 세상을 궁금해한적이 없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수영장에 가본적이 없었고,
돌이켜보면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몰랐고, 전혀 궁금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의 삶이 짙어질 수록
매 해 그냥 아쉽게 흘려보내는 찬란한 아드리아해의 여름바다가 아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바닷속에 자유롭게 몸을 던지고 두려움 없이 파도에 몸을 맡기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 윤기 좌르르 흐르는 구릿빛 피부, 초여름 부터 늦은 여름 끝자락까지 바다와 한몸이 되는 사람들
문득 그들이 이토록 사랑하는 '바닷속의 세상'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수영을 배워야겠다 !
마음을 먹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웠다.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
생리를 할 때는 어떡하지 ?
왁싱을 해야하나 ?
나처럼 성인 초급자도 배울 수 있을까 ?
수영장 텃세가 있으면 어떡하지 ?
등등
여러 고민이 머릿속을 떠돌았다. 그러나 언제까지 고민만 하고 있을수는 없다.
집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수영장에 문의하고, 1:1 수영강습 예약을 했다.
내가 예상했던 것처럼 역시나 수영 초급자용 코스는 없었다.
왜냐고 ?
이탈리아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물과 함께라 할 정도로 여름마다 바다에 가기 때문에
바다에서 자란다고 할 정도로 물과 익숙하고,
유치원 때 부터 수영 수업이 있을 정도로 수영은 정식 수업 과목 중 하나이고,
무엇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에 '수영' 이라는 종목에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준 '페데리카 펠레그리니(Federica Pellegrini)'가 나고 자란 도시이기 때문에
한때 엄마들 사이 수영강습 붐이 일었었을 정도로 열풍이었다고 했다.
나는 당연히 1:1 개인 교습 코스를 신청했다. 총 6회, 금액은 130유로
수영 수업을 신청하고 몇 날 며칠 수영 영상을 찾아보았다.
물에 뜨는 법. 호흡하는 법. 팔 돌리는 법. 등등 초급자 영상들을 몰아 보면 볼수록
걱정은 더 커져만 갔는데 그 중 가장 큰 걱정은 '과연 내가 물에 뜰 수 있을지?' 였다.
그리고 대망의 수영 강습 첫 날
나는 수영 선생님으로 부터 정말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는데.
-Kim 너 그거 알아 ? 페데리카 펠레그리니(Federica Pellegrini)가 어렸을 때 제일 처음 수영 수업을 들은곳이 바로 우리 수영장이야. 페데리카의 엄마 친치아(Cinzia)가 그녀를 여기로 데려왔지. 지금 너랑 같이 진나스티카 포스투알레(Ginnastica Postuale, 자세 교정) 수업 듣는 친치아. 그 사람이 페데리카의 엄마야.
-뭐라고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연습한 곳이 바로 여기 우리 수영장이라고 ? 친치아가 페데리카 엄마라고 ?그럼 나도 명문 수영장에서 페데리카 처럼 수영을 잘 할 수 있겠네 !!!!
그렇게 나는 이탈리아의 김연아와도같은 국민 영웅 '페데리카 펠레그리니' 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