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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뻬드로 Aug 03. 2020

테이크아웃 컵과 내 취향

사물 에세이 #13

언제부턴가 커피를 들고 다녔습니다.


처음시작은 아니나 막 들고 다니면서 막 마시는 건 2005년 쯤인듯합니다. 당시 매봉역 근처 EBS 본사에 출퇴근할 때였고 1층에는 로즈버드 카페가 있었죠. 카페라떼가 2300원쯤 했던거 같고 아주 자주 마셨습니다. 방송국 사람들은 사무실에 앉아서 혼자 일하기보다는 작가도 만나고 카메라감독 미팅도 하고 그럴 일이 많죠. 그래서 선배 pd님 부지런히 따라다니며 순댓국이니 설렁탕이니 다 배웠습니다. 동원참치도 먹었으니 사회생활하며 먹을 음식을 다 배운거죠.


다시 정신을 차려 음료 얘기로 돌아오면, 테이크아웃 컵에 (그때는 달달한 카페라떼를 즐겼습니다. 레쓰비에서 막 넘어왔으니까요.^^) 커피를 받아 호로록 마시는 재미가 있었죠. 밖을 돌아다니진 않았던것 같고 건물내에서만 들고 다녔습니다.


몇 년 후 Joe’s sandwich니 tom n toms니 dunkin donuts니 그런 곳에서 커피를 자주 사서 들고 바깥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이후 스벅도 점점 생겨났네요. 그때만 해도 스벅 컵이 그렇게 있어보이거나하는 브랜드는 아니었고 생소했습니다. 사무실에서는 여전히 맥심 모카골드가 대세였죠.



홈카페 테이크 아웃


프렌치프레스로 걸쭉한 커피도 내려보고, 베트남 출장 때 사온 양철추출기(이름모름)로 쓰디쓴 커피에 연유넣어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집에 에스프레소머신(비슷한것)을 들여놓게 됩니다.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내리겠다니요?!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옵니다. 마트에 가니 맥널티 커피원두도 팔고 테이크아웃컵도 팔길래 사왔습니다. 아침에 한잔 내려서 출근길에 호로록 하면 그렇게 좋을 수 없었죠.


왜 우리 동네에 출근길에 카페 하나 안 생기나 했는데, 몇년전에 스벅이 들어왔습니다만, 비싸! 왜 이제 들어와? 패스! 소심.



갖고 타지 마시오

뜨거운 음료로 화상사고가 있었나봅니다.

2년전부터 모든 대중교통수단 이용 시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타지 마라, 탔을 때 운전기사가 탑승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해서 아주 불편해졌습니다. 운전대를 잡을때 빼고는 밖을 다닐 때 잘 안마시게 되네요. 뉴요커처럼 들고 다니는게 낙인데.



내 텀블러 사용하기


저는 나름 취향이 확실해서 아무 컵이나 안 씁니다. 아무 펜이나 안쓰고요. 아! 안쓴다는게 아니라 딱 마음에 맞는 것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찾아 헤매다가 발견하면 몇년이고 쓴다는게 정확한 설명입니다. 1년에 한번 정도 새 컵을 뜯는 것 같습니다. 선물 들어오거나 내 돈 주고 사거나. 아주 맘에 드는걸 찾기가 희귀하지만 가끔 만납니다. 그땐 내 돈을 씁니다.


특히나 스타벅스는 텀블러 컵 출시를 아주 물해전술로 하는가봅니다. 그 많은 안팔린 제품들은 다 어디에 처박혔나요? 환경보호 하라고 만들어 대는데, 사람들은 계속 사모아서 버리진않고 집에 모셔두니 보호가 되긴 하겠네요. 그거 만드는데 드는 자원은 언제 아낄텐가?


갑자기 시니컬해졌네요. 정신을 차리고......



한 손엔 마스크, 한 손엔 콜라


퇴근길에 콜라가 급 땡겨서 샀습니다. 펩시가 저렴하고 양도 많고 맛있어서 좋습니다. 지하철역으로 걷는 길에 콜라를 마셨습니다. 걷는 10분간 다 마셨습니다. 남으면 들고 다니기 불편하니까요. 지하철에서 마실 수 없으니까요. 마스크를 벗으면 불편하니까요. 코로나 시대라서.





커피는 하루에 두 잔이상 마시는 중요한 음료입니다. 테이크아웃 컵은 그 소중한 혈액을 담는 컨테이너이고요. 때로는 내 혈액을 커피로 투석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마십니다. 커피가 나, 내가 커피인듯한 착각!


(스벅 텀블러와 똑같이 생긴) 내 써모스 텀블러가 사무실 책상에 있습니다. 우두커니 내일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죠. 신선한 페루원두 드립커피에 얼음 잔뜩! 토이스토리 우디처럼 좋아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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