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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부인과 추쌤 Apr 24. 2019

자궁근종에 대한 질문들

출간 전 연재

자궁근종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연재 중간중간에 모아서 답변을 드리고 있습니다. 이 링크를 이용하시면 질문을 올릴 수 있습니다.

Q1. 검진 시 작은 근종이 있어서 6개월에 한 번씩 추적 검사받으라고 안내받았습니다. 동네 의원에 가니 크기가 작아서 1년에 한 번씩만 확인하라고 하는데 어느 쪽 얘기를 들어야 할까요?
Q2. '골반내 종괴(Pelvic mass)'가 있다는데 무엇인가요? 자궁근종과 다른 말인가요?
Q3. 자궁근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 있을까요?
Q4. 자궁근종이 있을 때 피임약을 복용해도 괜찮나요?

Q1 : 검진 시 작은 근종이 있어서 6개월에 한 번씩 추적 검사받으라고 안내받았습니다. 동네 의원에 가니 크기가 작아서 1년에 한 번씩만 확인하라고 하는데 어느 쪽 얘기를 들어야 할까요?

증상이 없는 자궁근종은 특별한 조치 없이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자주 병원을 방문하며 검사를 해야 할까요? 기준은 명확지 않고 초음파 소견, 나이, 크기 그리고 의사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검사 당시 초음파 소견이 '암'이 매우 의심이 되었다면 MRI와 같은 추가 검사를 시행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매우 의심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6개월마다 다시 보느냐 혹은 1년마다 다시 보느냐 혹은 2년마다 다시 보느냐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자궁근종을 주기적으로 검사하는 주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이 자궁근종이 '암'인지 확인하는 것과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이죠. 초음파를 보고 암인지 아닌지 100% 맞출 수 있다면 모두에게 행복한 일이겠지만, 초음파를 비롯한 다른 영상의학과적 검사 방법에도 자궁근종과 암(평활근 육종) 구별이 매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MRI는 암(평활근 육종)인지 아닌지 평가하는데 조금 더 낫습니다.)

자궁근종인 줄 알았는데, 암이었다면 1년이라는 기간은 너무 긴 시간입니다.

자궁근종과 비슷하게 생긴 암이었는데 1년 후에 보자고 했다가 암을 늦게 발견하게 된다면? 너무 슬픈 일이겠죠. 그렇다고 매달 검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모양이 너무 괴기하게 생기고 크기도 빨리 자라서 자주 봤는데, 결국엔 암이 아니라 자궁근종이라면... 약간 돈 낭비한 것 같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시겠죠.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마다 달라지게 됩니다.

1년이라는 시간은 자궁근종이 쑥쑥 자라기에 충분한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30-40대 여성에서는 발견된 혹이 암이 아니라 자궁근종일지라도 자궁근종의 크기가 꽤 중요합니다. 생리통, 월경과다, 난임 등과 연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 크기가 커진다면 적절한 시점에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1년 후에 너무 커져서 개복수술을 해야된다고 듣게 된다면... 조금 더 일찍 병원에 올 걸이라는 후회가 남겠죠. 반대로 6개월 후와 1년 후 자궁근종의 크기 변화가 없다면 약간 돈 낭비한 것 같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시겠죠. 이렇듯 검진에서 확인된 '작은 자궁근종'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어떤 증상을 보일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진료 보신 선생님의 의견이 반영되게 됩니다. 제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에 발견한 자궁근종 혹은 자궁의 혹은 자주 관찰하고, 크기 변화가 없고 증상도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1~2년 혹은 더 긴 주기로 추적 관찰하는 방법 추천드리고 싶네요.


Q2. '골반내 종괴(Pelvic mass)'가 있다는데 무엇인가요? 자궁근종과 다른 말인가요?

'골반내 종괴'라는 의학용어는 '골반' + '내(안쪽 內)' + '종괴(의학 ‘덩이’의 이전 용어)'로 이루어져 있고, 단어 뜻 그대로, '골반 안에 있는 덩이(덩어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궁근종도 일종의 골반내 종괴입니다. 자궁근종도 자궁에서 발생한 덩이(종괴)이기 때문에 용어로만 생각하면 골반 공간 안에 있는 덩이(종괴)라 말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자궁에서 유래된 것이 확실하고, 영상 검사에서 자궁근종으로 확인되면 '골반내 종괴'라고 표현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골반내 종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다양합니다.

골반 종괴라 표현할 수 있는 질환은 자궁근종(특히 장막하 자궁근종)을 비롯하여 자궁육종, 자궁내막종, 난소&나팔관에서 유래한 덩이(종괴), 유래가 어디인지 명확하지 않은 골반내 모든 덩이(종괴),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암의 전이 등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골반내 종괴'가 있다는 뜻은 골반 안쪽 공간에 자궁근종이 아닐 것 같은 덩이(종괴)가 있는 것을 말합니다. 


Q3. 자궁근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 있을까요?

'어떤 질병이 있을 때 피해야 하는 음식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은 참 어렵습니다. 식습관이라는 게 사람마다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과일이 몸에 안 좋다고 가정해보면, 과일 A를 1개도 먹으면 안 되는 것인지 혹은 100개를 먹으면 안 되는 것인지 알기 어렵고,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하루에 몇 개, 한 달에 몇 개 먹을 수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품종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결론을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식품은 과도하게만 먹지 않으면 대개 괜찮지만, 조금이나마 연관이 있는 식품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자궁근종에 안 좋은 식이  

육류(Red meat) : 붉은 육류와 햄 섭취는 자궁근종의 발생도를 올립니다. 지방 섭취량과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동물성 지방의 과도한 섭취는 체내 에스트로겐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어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Caffeine) : 35세 미만 여성에서 하루에 3잔 이상 마시는 경우에는 자궁근종의 위험도가 올라갑니다.

설탕(Sugar) : 사탕, 잼, 디저트, 음료수와 같이 당분과 단순 탄수화물을 많이 포함한 식품은 자궁근종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혈당 지수(Glycemic Index)가 높은 식품: 식빵, 면, 파스타, 하얀 쌀밥, 감자칩과 같이 같은 칼로리 수치를 가지더라도 혈당 수치를 급격하게 올리는 식품은 자궁근종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술(Alcohol) : 술을 마시면 체내 에스트로겐의 농도가 올라가게 되고 이는 자궁근종 발생에 위험요인이 됩니다.  

그 외에도 몸에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 성분(식물성 에스트로겐)을 함유한 식품은 자궁근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콩, 두유, 두부, 아마씨와 같이 갱년기 여성에게 좋다고 홍보하는 식품이 이에 해당됩니다. 여성호르몬이 부족한 갱년기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만큼 자궁근종에도 역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자궁근종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으나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게 좋겠죠.


결론은 너무 뻔하지만 간단합니다. 건강한 식이를 섭취하며, 운동을 꾸준히 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술과 커피를 적당히 하는 것이 예방의 시작이며, 주기적인 검진이 자궁근종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Q4. 자궁근종이 있을 때 피임약을 복용해도 괜찮나요?

여성 호르몬이 자궁근종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서, 피임약의 사용이 자궁근종을 더 크게 만들거나 재발하게 하는 게 아닐까 걱정하시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사전 피임약과 자궁근종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고, 심지어 자궁근종이 있다고 진단받은 여성에서도 자궁근종 크기에 영향은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으로 발표될 연구에 따라서 바뀔 수도 있습니다만, 피임약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자궁근종이 있어도 사용하시는 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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