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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kiroo Mar 18. 2019

MBC '봄이 오나봄'
사키루 저작권 침해

그림 홍보해주는데 좋은것 아니냐? 

2019년 2월1일 지인으로 부터 메세지가 하나가 왔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제 그림이 버젓하게 나오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에이, 내 그림이 아닐수도 있지 케이블도 아니고 MBC에서 그 정도 저작권에 대한 이해가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이에 캡쳐 사진을 요청했고 사진을 받았습니다.

MBC 드라마 ‘봄이 오나봄’ 뒤에 제 그림이 프린트

약 20여 초 정도 주인공 뒤에 제 그림이 노출이 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저 멀리에서 자그마하게 이미지가 노출되는 정도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너무 당당하게 주인공 뒤에서 크게 노출이 되고 있었습니다. 해당 그림은 맥도널드를 주제로 2013년 12월 경에 스웨덴 잡지 의뢰로 그린 그림입니다.

https://www.behance.net/gallery/12808129/HAMBURGER-as-fast-food



잡지에 실린 작품



이와 관련해 무료 변호사와 상담을 받았고 좋게 마무리하고자 생각했습니다. 나쁜 의도가 없었기 때문이죠. 이에 MBC 드라마국 담당자와 통화를 했고 제 그림이 일체 드라마에서 나오지 않도록 요청했습니다. 담당자분은 이미 촬영된 장면에서는 노출이 안되도록 까맣게 처리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이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2019년 3월 17일, 다른 지인으로부터 또 한번 제 그림이 드라마에 나오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봄이 오나봄’ 이었습니다.


MBC 드라마 '봄이 오나봄' 프린트된 제 그림이 노출

한 남자 배우가 만화방을 엿보는 과정에 제 그림을 통해 봅니다. 약 14초 정도 그림이 노출이 되었습니다. 혹자는 유명 드라마에서 그림을 홍보해주는데 더 좋은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요. 

https://www.behance.net/gallery/17907055/2014-Brazil-World-Cup-32-teams

스포츠 조선에 소개된 작품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나 그리고 저와 같은 디자이너 혹은 아티스트.


1. 개인입장 : 전 제 그림이 저렇게 프린트되어 벽에 붙어있는 것이 싫습니다. 무단 도용여부를 떠나 저 작품은 제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은 아티스트의 작품입니다. 프레임(액자)도 없이 찍 프린트되어 벽에 붙어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합니다. 애초에 제게 양해를 구하고 드라마 의도와 노출 정도를 공유해주셨다면 이게 문제가 되었을까요?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2. 디자이너, 아티스트 시장 입장 : 경력이 10년이 넘어갈 즈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들이 불합리하게 피해를 받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회가 우리 들의 현실을 바꿔주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 성장하고 인정을 받아내야 한다는, 뭐 그런 생각들이었습니다. 제가 선사례가 되면 시장은 여전히 관행대로 이미지를 도용할 것이고 시간과 돈을 들여 작품을 만든 작가들은 대가없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니어는 시니어의 역할이 있고 주니어는 주니어의 역할이 있다.


많은 상업적인 시장이 열정페이를 요구하고 ‘홍보해주는 것에 감사해라’라는 메시지를 줍니다. 홍보? 필요없습니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대우해주는 것이 진정으로 홍보해주는 것입니다. 배우 섭외할때는 큰 돈을 쓰면서 저작권 관련해서는 불법을 감행해서라도 안 걸리면 된다라는 식의 사용은 심히 불쾌합니다.


이에 내용증명서를 준비해서 MBC 드라마측에 전달하고 다시는 저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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