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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다샤 Aug 15. 2020

수상한 집 - 광보네

16 - 자갈길



배가 고파 간단한 토스트에 커피를 마시려다 휴지를 가지러 다녀오는데 문득 자갈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상한집 여기저기에 깔린 자갈...

오셨던 분들은 1층 주변과 2층 게스트하우스 오르는 길에 보셨을 자갈길...

왜 이 자갈길을 깔았는지 혹시 눈치 채신분 계시나요?     

수상한집은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바와 같이 조작간첩 피해자 강광보 샘과 그의 제주친구들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곳입니다. 그들이 간첩으로 조작되었을 때 그들은 원치 않았지만 그들의 얼굴과 가족의 신상이 언론을 통해 모두 공개되어 버렸습니다. 소위 세상이 시끌벅적하게 된 것이죠. 대한민국을 참칭하느니, 정부를 전복하느니, 전위당을 구축하느니 이해하기도 어려운 말로 그들을 무서운 범죄자로 만들었습니다.     

강광보 샘과 같은 피해자들이 교도소를 나와서도 그들은 여전히 사회에서 주변을 신경쓰이게 하는 소리 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디를 취업하려 해도 늘 경찰이 따라다녀 그들이 범죄자, 간첩혐의자라는 딱지가 노출되어 주변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들의 입방아는 날카로운 칼이 되어 강광보 샘과 같은 피해자들에게 꽂혔습니다. 간첩이 아니다, 고문당했다, 조작되었다는 말을 해봐도 이해해주는 사람이나 회사를 찾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모릅니다.      

자갈길은 그런 마음의 표현입니다.

숨고 싶고, 숨죽이고 싶지만 그럴수 없었던 사람들과 지난날

조작간첩피해자로, 국가폭력피해자로서가 아닌 범죄자로서 가져야 하는 주변의 수군거림....

그 시간이 곧 자갈길을 걷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도 살면서그런 일을 겪곤 하지요. 숨고 싶고, 말하고 싶지 않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상처를 누군가에게 들키는 경우 말입니다. 그리고 그 상처를 발견한 주위 사람들로부터 받는 또다른 수군거림. 상처.....               

하지만 이제 수상한집의 자갈길은 안전한 신호이자 메시지입니다.

당신 혼자가 아닙니다, 내가 함께 있습니다, 내가 여기 있습니다라는 공감의 소리입니다. 늘 혼자였던 이들, 국가폭력피해자에게 자갈길 소리는 반가운 손님의 소리이자 공감과 연대의 소리입니다.     

이제 광보 샘은 이 소리를 반가워합니다. 자갈 밟는 소리가 자주 커질수록 그의 상처는 조금씩 아물게 된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오늘도 수상한집 자갈길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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