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드 생팔展_마즈다 컬렉션> 을 다녀와서
더위가 한풀 꺾인 8월의 끝자락,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니키 드 생팔展_마즈다 컬렉션>에 다녀왔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퐁피두센터 앞에 위치한 색색의 조각 ‘스트라빈스키 분수’를 기억하실 거예요. 니키 드 생팔은 조각가 장 팅겔리(Jean Tinguely)와 함께 이 작품을 만든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니키 드 생팔을 대표하는 풍만하고 둥근 형태의 여인상 <나나> 연작은 물론, 작가의 생애 전반에 걸친 작품들이 다양하게 소개됩니다.
우리에게는 화려한 색의 조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니키 드 생팔은 사실 추상회화의 영향을 받은 작가로서 <사격 회화(Shooting Painting)>를 통해 미술계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 인물이에요.
유년시절 아버지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았던 작가는 ‘쏘는 행위’를 통해 분노를 표출하며 이전의 상처를 치유하곤 했습니다. <나나> 또한 여성으로서 겪었던 고통을 드러내는 동시에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임신한 친구의 모습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니키 드 생팔은 조각, 회화, 드로잉 등 다양한 방식을 거쳐 ‘어머니’, ‘아내’ 등으로 요약되는 기존의 여성 이미지를 변화시켜 갑니다.
그러던 중 1960년대에는 앞서 언급했던 장 팅겔리와 사랑을 키우며 작품의 주제를 확장시켰고, 조각 작업에서의 도전을 지속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마즈다 컬렉션’이라는 점입니다. 전시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작가의 판화에서 깊은 공감을 느끼고 실제로 우정을 나눈 일본인 컬렉터 요코 마츠다 시즈에(Yoko Masuda Shizue) 컬렉션의 일부 127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벽을 가득히 채운 그림편지가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바다와 국경을 넘어 지속되었던 우정은 니키 드 생팔의 작품세계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었지요. 특히 <부다>는 교토 여행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요코가 니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니키의 초기 작품세계를 단단하게 한‘치유’적 요소는 모든 이를 위한 위안으로 승화되기에 이릅니다. 작가에게 있어 신화와 전설 속 존재들은 인간의 삶 그 자체였기 때문에, 니키는 이를 본인의 언어로 재해석하기 위해 타로 카드에 등장하는 동물들과 신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습니다.
이와 같은 작업은 숱한 드로잉과 조각을 넘어, 이탈리아 토스카나 소재의 <타로 공원(The Tarot Garden)>으로 완성됩니다. 타로카드 속 형상이 인생의 고난을 차근차근 해결해주기를 바랐던 작가는 자연과 환상을 결합시켜 치유의 장소를 만들고자 했지요.
pearlgreen 씀
<니키 드 생팔展_마즈다 컬렉션>
* 기간: 2018.06.30-2018.09.25
*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 입장료: 성인(만 19세 이상) 14,000원 / 청소년(만 13세-18세) 10,000원 / 어린이(만 7세-12세) 8,000원 / 유아(36개월 이상-미취학 아동) 6,000원
* 문의: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