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속으로만 Mar 28. 2024

2024.3.28

대기업 전문 경영인으로 스카우트 됐던 회사 선배 몇이 지난 연말 즈음 물러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직장인 서열의 꼭대기에 해당하는 월급 사장. 직장 생활 내내 나의 로망이자 꿈이기도 했던 자리다.


월급 사장의 수명은 대개 직원 보다 짧다는 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막상 퇴진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묵직해진다. 


일개 팀장도 버거워 미칠 지경이었는데 몇백, 몇천명의 리더 자리는 어땠을까, 어차피 시한부 인생임을 나도 알고 남도 알고 있으니 과몰입은 하지 않았겠지, 최선을 다 하지만 끝을 낼 땐 마침표 확실히 찍는 프로다운 면모를 보였겠지, 쓸 데 없는 감정 소모는 하지 않았겠고 앞으로를 위한 청사진도 어느 정도 마련해 놓았겠지 하는 의식의 흐름.


나도 한 때 바로 저 자리를 인생 목표로 했었다. 나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현실이 된 게 먼저인지, 저 자리가 신포도처럼 더 이상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게 된 게 먼저인지 몰라도, 두 가지 자의식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더 이상 내 목표가 아니게 고, 이제 내 목표는 내 브랜드가 되었다.


문득 궁금해진다. 월급 사장과 세상이 알아보는 내 브랜드 만들기 중 어떤 게 더 허황할까?:)



매거진의 이전글 2024.3.2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