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무얼 이해하려 하는가
겨우 두 시간 남짓 바다를 건너 왔을 뿐인데 낯선 풍경, 비슷한 듯 다른 생김새의 사람들을 마주한다. 인종이 다르다는 것이 새삼스레 멀고도 가깝게 느껴진다. 누군가(우리와 같은 인간) 정해 놓은 기준들로 우리를 나누고 다르다고 규정할 뿐, 결국 모두 같은 인간일 뿐이지 않은가. 대화를 나누는 언어, 눈의 색깔, 연애 방식 등 우리는 여러 다름을 이야기하며 서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고 동시에 이해하기 어려워 한다. 우린 애초에 같은데 무얼 이해해야 하는가. 우리들은 이미 충분히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이해할 필요 없이 그저 받아들이면 되는 것을 오히려 복잡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