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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성 Sep 20. 2024

네 안에 영원히 살 테니까

너희가 나를 좋은 사람이 되게 한다

비가 내린다.


딸: 가을비가 지나고 나면 선선해지겠네.


엄마: 그런 말도 할 줄 알아! 다 컸네~


딸: 엄마한테 배웠어.


잠시 생각에 잠긴다. 내가 네게 가르친 것은 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네 안에서 어떤 형태로 잉태되어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까.


엄마: 엄마는 영원히 너를 지켜줄 거야.


딸: 불가능해. 영원이라는 건 없어.


엄마: 가능해. 엄마가 살아있는 동안은

곁에서 네 뒤에서 너를 지킬 것이고,

생이 다한 뒤에는 네 기억 속에 남아

너를 지킬 거야. 그리고 네 기억 속에 사는 엄마의 일부가 너의 아이들도 지키게 될 거야.

그래서 엄마라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야. 엄중한 책임을 느끼지. 그래서 엄마는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해. 너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살 테니까. 그것이 너를 지킬 거니까.


딸: 아~~

엄마는 다시 태어나도 엄마 할 거야?


엄마: 하지. 당연히 하지.

엄마가 되지 않았더라면 좋은 사람이 되려고 이렇게까지 애쓰지는 않았을 테니까. 이렇게까지 나의 뾰족한 부분을 깎지는 않았을 테니까.

너희를 만나 엄마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었어. 너희가 엄마를 가르친 스승이야.


엄마인 나는 오늘도
너희가 살아갈 숲과 정원을 가꾸는 마음으로 나를 성장시키고 성숙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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