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편집자로 첫 직장을 시작한 이래 잠시(?)-왕성하게 일할 시기에 출판 분야의-경단기를 거쳐 다시 늦깎이로 복귀하고 보니 여러가지로 아쉬운 거 투성이다.
첫째는 아직도 여전히 독자로서의 시각이 앞선다. 유능한 편집 기획자라면 "아, 이거 좋다. 책으로 내도 좋겠어." 하고 바로 출판 섭외가 나가야 하는데, 좋다고 생각하면 독자의 입장으로만 여기저기 권유하고 다닌다. 대부분 좋다고 한 건 바로 출판되었고 반응도 좋았다. 빠른 편집자로서의 자세 전환이 요구된다.
둘째는 독서 취향처럼 출판 취향도 일부분 고정되어 있다. 좀더 유연하게 분야를 넘나들어야 하는데 사고가 경직되어 있지 않나 싶어 노력중이다. 사실 사고의 경직이라기보다는 아는 분야와 모르는 분야 사이의 일일 수도 있다.
셋째는 주변머리가 없다. 학창시절을 같이 지낸 지인중에는 이미 작가로 대성한 이들이 좀 있지만 어찌저찌 비벼볼 염이 안 선다.
공개구애
그리하여 이렇게 공개 구애(?)하는 것은, 내 식견도 좁거니와 출간 창구를 찾으려는 작가와 좀더 적극적으로 교류하기 위해서다.
아직 일천한 출판사라 출간 종수는 적지만 매 책마다 최선을 다했다. 요즘 말로 영혼을 갈아넣었다고나 할까. (사실 매책마다 갈아넣었지만 일부 미흡한 것은 전적으로 나의 능력 부족이다)
편집자는 작가와 독자를 연결하는 창이다. 작가의 견해를 독자에게 좀더 편하고 정확라게 전달하도록 돕는 조력자다. 이 역할은 잘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이제 적극적으로작가님들께 구애를 하려 나섰으니 내가 갖춘 편집자로서의 자질과 소양을 어필 해야 하겠다.
또한 그간의 출간 작품으로 인해 받은 작은 칭찬과 훈장을 내세우려 한다. 부디 어여삐 봐주시길. .
일단 정통 국어국문학과 출신 편집자다. 국문학 전공이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우리말을 읽고 쓰고 구사하는 데는 어느 정도 능통하다는 얘기다. 편집일을 잠시 멈췄을 때는 논술 지도를 호구지책으로 삼았다. 글을 업으로 삼아 평생을 지낸 셈이다. 그런 세월 만큼 책을 편하게 의미를 살리는데 친절하고 세세하다.
지금까지 출간 종수는 적지만 주옥 같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사실 작가님의 역량이 대부분이고 저는 살짝 거들기만 한 것뿐이지만 그로 인해 원고가 더 빛이 났다고 칭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