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게으른 오후 Nov 17. 2023

기차에서 만난 이방인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습니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이방인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이방인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시인의 시 중 한 구절이다.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달라지겠지만

이 시를 처음 만난 20대에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부담스러워서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않도록 섬에 숨고 싶었다.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훅 들어오는 예상치 않은 반가운 척하는 알은체가 여전히 부담스럽다

사람붐비는 곳에서 지금껏 살아왓지만

마음속의 응어리를 풀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지인들을 좋아하지만 지인에게 말하기 힘든 내적 고민을 풀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생소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격의없이 속을 풀어놓을 때가 있다.

그때의 홀가분함이라니.  여행이 끝나면 다시 만날 가능성이 없는 일회성의 만남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습니다>에서 나오는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이방인, 에서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은 편안히 읽을 수 있는 에세이라고만 하기에는 심리학의 전문성이 충분하다. 

심리학적 이론에 저자의 폭넓은 경험과 지성이 결부돼, 

내 심리의 미묘함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심리작용이며 안심하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책 곳곳에는 저자의 아픈 감추고 싶었을 지도 모르는 경험이 들어있다. 

저자 역시도 혹시 독자들을 기차에서 만날 수 있는 이빙인을 생각하니 풀어 놓을 수 있었던 걸까.

사람 마음 다 똑 같아,
그럴 때 있지,
하고 다독여 주는 것 같다.


마음 한켠에 의지하고 펼쳐보던 책이 최근에 오디오북으로 나왔다.

작정하고 책상에 앉아 읽지 않아도 산책할 때나 운동할 때 운전할 때 

부담없이 귀로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습니다#김은희 작가#심리학 에세이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동네 사장님은 매우 친절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