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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 오후 Jul 31. 2024

재떨이가 왜 날아다니죠?(1차 보강)

<영화처럼 산다면야> 편집회의 - 1

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간다고 하던데, 네이밍의 악몽은 발목을 잡는다.

<영화처럼 산다면야> 출간 이후 편집 제작 이야기를 곧 쓰마, 하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2달이 지나려 한다.

게으르기 짝이 없다. 그런데 책방 이름이 [게으른 오후]니 나에게 부지런을 기대한다면 애시당초 잘못이다.


'재떨이'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없다. 요즘은 흡연존에 가면 있으려나.

내가 기억하는 재떨이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회장님이나 사장따위가 관습처럼 아랫직원에게 내던지는 크리스탈 재질의 묵직한 그거 정도.

보통 일반인은 종이컵에 비벼끄는듯.


회장님 집무실 재떨이

캐나다에 있는 동선 작가와 서울에 있는 이연 작가와 편집자, 셋이 만나는 방법은 줌을 통한 화상회의다. 적당한 시간을 맞춰 의논할 사항이 생기면 약속을 잡고 가장 잘 찍히는 곳에서 각 잡고, 자연 채광과 조명을 이용하여 나름 분장을 하고 만난다.

줌 미팅이 끝날즈음이면 동선 작가는,"원래 회의가 이렇게 화기애매(?)해도 되나요? 재떨이가 둬~~번 날아다녀야 하는 아녜요?" 한다.

"잉? 재떨이가 거기서 왜 나오지?"

처음에는 먼소린가 했는데

말로 이기지 못할때 나오는 무력충돌? 그런걸 말하는거 같은데

여자들과만 학교다닌 나로서는 재떨이가 낯설다.

격한 의견 충돌이 일어나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지 못한 분풀이를 재떨이에게 해대고 그래야 하나?


의견이 너무 잘 합치되는 것도 부자연스럽다. 만장일치는 공산당에서나.



우리 회의에서 재떨이가 날아다니지 않고 고성이 나지 않은 것은

배려심? 무관심? 아무렇게나 가기만 하면 돼서? 그럴 리가?

몇 년을 공들여 쓴 글을 책으로, 그것도 공저로 묶는 일이 전부 순조로웠다고는 말할 수 없다.


나이를 먹고 잘하는게 늘었다면 참고 기다리는것.

사실 나는 손.핸.딱.이다


손에 핸드폰이 딱  붙어있어 일과 멀티도 가능해 메일, 톡 문자 확인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답한다.

그런 내가 즉답이 없다면 먼가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것..


숙고해서 편집자로서의 의견을 내면 두분 작가는 조용히 듣고 동의하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다시 조율하고

"동선 : 영화 이야기 하는데 영화컷이 하나도 없는 게 괜찮을까요?"

"편집자: 아, 그럼 넣을까요?"

"이연 : 그러면 동선 작가님 해보실래요?"


"두분이 한 영화를 두고 글을 주고 받은 걸 어떻게든 시각적으로 표시하고 싶은데. 삽화 넣는 건 어떨까요?"

"굳이 삽화나 그림을 넣으면 지저분할 거 같아요."

"아 그럼 이 얘기는 없었던 걸로."

그렇게 사라진 시안 1 - 또르르 ㅠ

잘 해보자는 데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었고 의견을 내면 고스란히 발화자의 몫이 되었지만

군소리 없이 받고 계속해서 새 의견은 나온다.
( 알지 못하면 의견을 낼 수도 없으니 ... ㅎㅎ 이럴때는 말 않고 잇는게 상책)  



 

아  처음 제목이 떠올랐을 때 일필휘지로 썼어야 하는데 지금 쓰려니 너무 억지 스럽다.


결론은 재떨이 날아다닐 정도의 격한 상황없이  의견조율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순조롭게 잘  이끌어냈다는 말인데

별 재미가 읎네

벌써 현장감이 떨어진다


통통 튀는 느낌으로 쓰려 했는데...다 날씨 때문이야...넘 뜨거워 . 뭘로도 가릴 수가 없네



그래도 다음 제목 슬며시 놓고 간다.

---매일 숙제 검사 받는 마음(잊을까봐)


-----혹자는 말한다

큰 출판사에서 책을 내면 기본은 그냥 팔아제끼는데....

작은 출판사인 나는, 그래서 뭐라도 해서 책을 알려야 하는데

이게 그 시작이 될 거다.

교정은 안 보고 밑줄만 긋고 있던 나를 생각하면서....

매번 코끝이 시큰거리면 어김없이 그 대목이었던 감정을 독자에게도 경험하게 하고 싶은데...



두 작가님의 제작일기와 책을 구경하실 수 있는 링크를 또 살짝 내려 놓고 다음에 오려 합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youngsanya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706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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