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별을 고했다.
우리는 원하는 삶이 달랐고
나는 점차 너를 물들게 했다.
내가 견딜 수 없는 건 확신을 주지 못하는 네가 아닌
그 어떤 관계에서도 불안정한 나였다.
나는 나 혼자로서도 충분히 불안정하며,
내가 아닌 누군가로부터 구원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니까.
내가 나를 구제하지 못한다면
타인 역시 나를 구제할 수 없다.
나는 내 욕심으로 너를 곁에 두기보단
불확실성을 핑계로 너를 밀어내었다.
너 역시 나를 구제할 수 있다는 확신은 없었기에 확답은 하지 못했지만 갑작스레 고해진 이별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어렵사리 도마에 올라온 이별은 흐지부지 흩어져버렸다.
나는 내 우울이 네게 물들지 않길 바랐지만
그렇다고 네가 없는 삶을 잘 살아갈 자신도 없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원하는 바가 달랐고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은 원점인 오늘의 대화가 우리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