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핀초 거리와 낭만이 있는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
우리나라처럼 스페인은 여러 개의 지방으로 나뉘어 있다.
다만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지방마다 고유 언어와 문화가 있다.
이번 여행에는 차를 이용해서 스페인 북쪽에 위치한 바스크 지방에 있는 산 세바스티안 (San Sebastian)을 방문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차를 타고 가면 5~6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산 세바스티안(San Sebastian)'은 북 스페인 비스카이(Biscay)만의 아름다운 해안과 조용함을 담고 있는 인구 18만의 작은 도시다.
산 세바스티안은 또한 바스크어로는 '도노스티아(Donostia)'라고 불린다.
스페인 현지 사람들은 계절적인 이유로 여름에는 북 스페인 관광을 즐기고 겨울에는 남 스페인 관광을 즐긴다.
북 스페인은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어서 여름에도 평균적으로 30도를 넘지 않는 기온이 유지되기 때문에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여름철에는 더위를 피해 북 스페인 관광을 즐기며 그중에서도 스페인 현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산 세바스티안을 추천한다.
참고적으로 내가 방문한 시기에 카탈루냐 지역은 35도가 넘어가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지만 산 세바스티안은 한낮에도 21도를 유지하고 있어서 조금 쌀쌀한 느낌이었다.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 위치한 산 세바스티안은 프랑스 국경과 20 km 떨어져 있으며, 북쪽으로 대서양을 끼고 있어서 프랑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여름 더위를 피해 찾는 대표적인 북 스페인 관광지다.
7월에는 산 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와 재즈 페스티벌로 많은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여름휴가철에 많은 관광객이 더위를 피하고 문화를 즐기기 위해서 이곳에 방문한다.
이번에 방문했을 때도 산 세바스티안 국제 영화제가 열리고 있었지만 일정 때문에 아쉽게도 영화제를 즐기지는 못했다.
(일명 빵형 브래드 피트가 영화제에 참여한 것으로 홍보되고 있었는데 아쉽다. ㅠ.ㅠ)
산 세바스티안에 간다고 했더니 스페인 현지 친구가 올드 타운에 위치한 핀초 거리를 꼭 방문해 보라고 추천했다.
핀초 (pincho/pintxo)는 타파스와 함께 스페인 음식 문화를 대표하는 음식 종류의 한 형태를 이야기한다.
바스크 지방에서 유래된 핀초는 이제 스페인 전국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바게트 빵 위에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해서 간식 또는 술안주로 즐길 수 있는데 산 세바스티안 핀초 거리에 가면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다양한 형태의 핀초를 맛볼 수 있다.
(핀초 이야기는 나중에 음식 관련 매거진에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산 세바스티안 대표 해변인 '라 콘차 해변(Playa de la Concha)'에는 흐린 날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바다에는 많은 요트가 줄지어져 있었고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북적이며 전형적인 유럽 도시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산 세바스티안은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기온과 다양한 맛집, 그리고 여름철에 개최되는 다양한 문화 행사 때문에 많은 관관객이 몰려든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내 중심가 숙박비가 다른 도시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편이다.
또한 차를 이용해서 방문할 경우 주차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시 중심부에서 조금 벗어난 외곽 지역에는 길거리마다 많은 무료 주차 구역이 있었고 버스를 이용해서 15~20분 이내에 시내 중심부까지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를 이용해서 방문한다면 시내 중심보다 외곽 지역에 위치한 저렴한 숙소를 추천한다.
라 콘차 해변 옆에 위치한 올드 타운에는 골목마다 다양한 핀초 가게가 위치하고 있다.
핀초 거리를 제대로 즐기려면 한 가게에 오래 머무르지 말자.
가게마다 핀초의 종류도 다르고 맛도 다르기 때문에 가게를 번갈아 가면서 방문하며 1~2개의 핀초와 포도주 또는 맥주를 즐기고 다시 또 다른 가게를 방문해서 새로운 맛의 핀초를 즐겨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올드 타운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옷가게, 화방, 제과점이 위치하고 있다.
핀초를 맛보고 화방에 들려서 그림도 구경하고 다시 핀초 가게 또는 제과점을 방문하는 등 유럽 골목의 재미를 실컷 즐길 수 있었다.
올드 타운 구경을 마친 후 좀 더 위쪽으로 가면 대서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파세아레쿠 베리아 전망대 (Pasealeku berria Balcon)'에서 해안도로를 산책할 수 있으며 오른쪽 건너편에는 '주리오라 해변 (Playa de la Zurriola)'도 방문이 가능하다.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던 산 세바스티안.
스페인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언어인 바스크 어를 사용하고 대서양 기후 영향으로 다른 나라에 방문한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곳이었다.
올드 타운 핀초 거리에서 맛본 생대구 핀초와 앤초비는 회를 구경하기 어려운 스페인에서 우연히 맛본 신선한 생선 맛을 즐길 수 있었고 골목마다 위치한 화방과 거리에서는 다양한 낭만을 느낄 수 있었다.
산 세바스티안에서 2박의 일정이었지만 이동 시간으로 인해서 제대로 산 세바스티안을 즐기지 못한 것 같아서 많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 여행지로 발길을 옮겨야 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여유를 가지고 재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