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있었던 일들
팟캐스트 [시스터후드]를 한 달 쉬었다
동료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계속 준비했다
다른 동료가 만든 브랜드 관련 모임에 참여했다
BIYN(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성평등 위원회에 가입했다
커뮤니티 관련 컨설팅을 했다
내 일의 맥락을 찾는 방법에 관한 글을 썼다 (공개 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브이로그를 올리기 시작했다
화상 일본어를 다시 시작했다
피아노는 그다지 열심히 치지 못했다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무엇이든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했다
새 필름 카메라를 샀다
눈 내리는 풍경을 자주 봤다
장혜영 의원 후원회에 후원금을 보냈다
엘지트윈타워 청소노동자분들께 후원금을 보냈다
총평: 새로운 일은 늘 어렵고 재미있지
지난 회사에서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소속이 없는 상태로 맞는 첫 번째 달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그림이 처음 프리랜서가 되었던 2017년보다는 명확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그때보다는 훨씬 덜 불안했다. 매일 출근해야 하는 회사도 사라지고, 매주 수요일 업데이트하던 [시스터후드]도 휴방하는 상황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쓴 일은 동료와 함께 '여성과 일'을 주제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동료와 작업실에서 만나 포스트잇을 벽에 붙이고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서비스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지 질문하며 브랜드의 모양을 다듬어나가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도 배우는 게 많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고민하고, 브랜드를 만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다른 브랜드와는 어떻게 차별화해야 하는지, 우리 브랜드의 이름이나 컬러가 어떤 이미지를 풍기면 좋겠는지, 궁극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무엇인지, 우리가 만나야 할 사람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등을 더듬더듬 잡아가는 게 그동안 내가 기자로서, 콘텐츠 디렉터로서 해왔던 일의 확장판 같다는 생각도 든다. 돈 관련 업무에는 여전히 너무 약하지만 모르겠다고 손 놓고 있지 말고 공부를 해야...
1월의 충격: 일하는 방법을 이렇게까지 빨리 까먹을 수가 있다니...?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기는 하지만 매일 거기에 매달려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체로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있거나 책을 읽으며 보냈다. 1월만 따지면 하루 평균 2시간 정도 일하지 않았을까? 마감일이 정해져 있는 (그렇게 많지도 않은) 일들을 하느라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책상 앞에 앉아야 하는 날이면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었다. 일하는 방법도, 일의 고통을 버티는 방법도 다 잊은 것 같아서. 2020년 12월까지만 해도 일하느라 바빴는데 고새 이렇게까지 일하는 감각에 둔해질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다음 달부터는 매일 일정한 시간 동안 일하는 습관을 들일 예정. (아마도!)
1월의 재미: 브이로그
우연한 계기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브이로그를 시작했다. 아침식사 준비하는 장면이나 책 정리하는 거, 카페에서의 시간 등을 마음대로 찍고 vllo라는 앱으로 간단히 편집해 올리고 있다. 코로나 19 시대를 지나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중인데, 귀찮아도 미래의 나를 위해서 계속 찍고 아카이빙 하려고 한다.
1월의 물건: 라이카 자동 필름 카메라
한 시절을 마무리한 기념으로 나 자신에게 새 카메라를 선물했다. 곁에 있는 사람들을, 잊고 싶지 않은 장면들을 부지런히 담아둬야지.
1월의 책: 안희연,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친구가 추천한 시집. 시 읽는 즐거움을 아주 오랜만에 느꼈고 너무 좋아서 전자책과 종이책 둘 다 샀다. 느낌으로만 시를 좋아하지 않고 그 '좋음'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
그리고 1월에 읽은 책들
김호,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김호,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바바 마사타카, 하야시 아쓰미, 요시자토 히로야, <도쿄R부동산 이렇게 일 합니다>
나가오카 겐메이, <디앤디파트먼트에서 배운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전하는 가게 만드는 법>
김원영, 김초엽, <사이보그가 되다>
고야마 류스케, <재택 HACKS>
조경숙, <아무튼, 후드티>
장혜영, 이슬아 <차분하고 급진적인> (장혜영 국회의원 2020 의정보고서)
추혜인,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유선애,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이다혜, <내일을 위한 내 일>
1월의 영화/드라마: 없음
[시스터후드] 휴방 기간이라서 영상 콘텐츠를 거의 보지 않았다. 주변에서 추천한 중드 <겨우 서른>은 막 시작했지만 방대한 에피소드에 미리 질려 진도를 못 나가고 있고, 넷플릭스 <도시인처럼>은 잠자기 직전에 정말 조금씩 야금야금 보느라 이제 절반 정도 봤다.
그리고 1월에 본 영화/드라마
일드 <나기의 휴식>
영화 <페어웰>
영화 <북스마트>
2월 목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다시 달리기 시작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