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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도시 09

일본, 도쿄(Tokyo)

by 마케터 S

내가 사랑한 도시 시리즈는 지난 필름 사진을 통해 다녀왔던 도시에 대한 단상을 담은 글입니다.



prolog.


2021년 10월 20일에, 내가 사랑한 도시 시리즈 아홉 번째 도쿄 편을 저장해두고 2025년 1월 29일인 지금 다시 꺼내쓴다. 도쿄는 2017년에 처음 방문한 도시였지만, 2년 전 2023년 2월 가족여행으로 또 한 번 다녀왔다. 그때도 지금도, 도쿄에 갔다.


도쿄에는 큰고모가 살고 계신다. 큰고모는 내가 아는 어른들 중 가장 '트여 있는' 분이다. 꽉 막힌 곳이라고는 전혀 없고, 모두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며, 가장 좋은 길을 제시하는 길잡이 같은 분이다. 마치 내가 읽은 소설에서 항상 주인공에게 좋은 조언을 주는 멋진 어른 같달까.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어린 나이에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가셔서 혼자 생활하셨고, 타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을 테고, 그러다 여러 번의 커리어도 변경하시고, 그러면서 쌓은 여러 가지 '유연한' 경험들이 지금의 큰고모를 만들었을 것 같다. 그래서 큰고모의 젊은 시절 일본 정착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얼마나 큰고모가 열심히 살았는지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머리 속에서 영화처럼 재생된다.


아무튼, 큰고모는 미나미센주라는 도쿄의 한 동에서 살고 계신다. 이곳은 긴자와 가까운 히비야 라인에 위치해 있다. 2017년에 다녀온 도쿄와 2023년 2월에 다녀온 도쿄를 함께 추억하며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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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시내(Downtown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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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시내를 떠올리면 늘 북적북적했다. 형형색색의 택시, 여러 마케팅 글자들로 점철된 식당, 표지판, 할인 소식을 알리는 전광판, 메뉴판까지. 눈을 요리조리 굴려가며 어디가 맛있을지, 도쿄는 어떤 곳인지를 열심히 탐색하기 바빴던 것 같다. 서울과 비슷하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도 이런 점들 때문에 가장 많이 공감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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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신 없는 시내 가운데에서도 엄청나게 거대한 나무가 자리 잡기도 했고, 자전거 여러 대가 줄줄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은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 어떤지를 상상하게끔 했다. 초록색과 자전거, 그리고 사람들이 조화로운 도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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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아마도 철도 아닐까. 도쿄 시내를 오다니는 기차들이 아직도 인상에 선명하다. 기차가 지나다니면 왠지 모르게 도시 같기도 하고, 또 시골 같기도 하고, 그 안에 사람들이 타 있을 생각을 하면 사람 냄새가 갑자기 훅 하고 난다. 모두들 출퇴근 시간에 각자의 삶을 제법 잘 살아내는 것 같기도 하면서. 특히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도쿄는 더더욱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1인분의 역할을 온전하게 해내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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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미에서의 2박(two days in At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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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일본에 갔을 때에는 근교 여행을 했었다. 도쿄에만 있기 아쉽다는 것이 두 번째 간 사람들의 의견. 고모는 도쿄에 살면서 아타미라는 곳에 자주 갔다고 했다. 도쿄 사람들이 자주 찾는 바다가 있는 온천 플레이스라고 이해하면 쉽다. 마치 해운대처럼 건물 사이로 바다가 보이는 것도, 야자수가 있는 것도, 주변 곳곳 들릴 만한 곳이 너무 일본스럽게 아름다웠던 것도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도쿄에 간다면 근교 여행으로 너무 추천하는 곳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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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와 도쿄, 도쿄와 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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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릇을 좋아한다. 알고보니 고모도 그러셨다. 고모가 만들어주신 식사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예쁜 접시와 엄청 맛있는 카레, 샐러드, 오차즈케 등등 .. 다 못 찍은 게 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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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활자 중독인 고모부의 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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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소개하고 싶은 오다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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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일본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오다비아라는 곳에 갔다왔는데 (도쿄에서 지하철로 갈 수 있는 근교 놀거리) 물 위에 땅을 매립해서 만든 해변 공원이다. 엄청나게 큰 건담도 볼 수 있지만, 이 해변 공원에서의 사진은 늘 평화로운 도쿄를 떠올리게 한다. 멋진 건물 사이를 유영하는 갈매기와 혼자 책을 읽는 할아버지도 너무 멋있었고, 도쿄에 간다면 또 가고 싶은 곳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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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간직하고 싶은 도쿄 사진들


57390009.png 네즈 미술관 정원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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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공원 밑 라멘집에서 찍은 사진
57390035.png 진보초에서 찍은 사진

언제 가도 좋은 우에노 공원과 처음 가본 진보초, 네즈 미술관 정원까지 너무 아름다운 여행으로 가득한 두 번째 도쿄사진들로 마무리한다. 다음에는 핸드폰 사진으로 도쿄를 추억해보려고 한다. 언제 가도 느끼는 것이 다른 도쿄. 다음은 또 언제 가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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