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Mirror), 웹 3.0 시대가 도래하다
네이버의 프리미엄 콘텐츠, 그리고 카카오의 카카오 뷰 출시. 두 거대 플랫폼 기업이 텍스트 콘텐츠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 텍스트계의 유튜브가 없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멋진 포부로 시작한 것도 잠시, 두 텍스트 콘텐츠 서비스 모두 유저의 반응이 밋밋하다는 결론을 맞닥뜨렸다. 여전히 메가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몸집이 창작자의 수익을 뺏어간다는 느낌 때문이다. 해당 글은 메가 플랫폼이 가진 이러한 수익구조를 바꿔볼 수는 없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함을 먼저 밝힌다. 들어가기 전에, 위 수익구조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키(Key)인 웹 3.0부터 알아보자.
지금까지 인터넷 세상은 세 번의 변화를 겪었다. 첫 번째 변화인 웹 1.0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의 인터넷을 말하는데, 이때 인터넷 이용자들은 단순히 정보를 '소비'할 수만 있었다. 즉,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정보를 제공하면 이용자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했다.
웹 2.0은 2005년 이후의 인터넷이 배경이다. 이때, 네이버나 페이스북,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등장한다. 이용자들은 수동적으로 읽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콘텐츠를 올리는 공간인 플랫폼이 데이터 주도권을 독점하는 것이다. 이용자들이 읽는 특정 자료에는 콘텐츠 광고료가 발생하고, 그로 인한 수익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플랫폼이 이런 방식으로 작동 중이며, 창출된 광고 수익의 대다수는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익 구조를 띄고 있다.
웹 3.0은 중앙 집중식 기업 플랫폼을 벗어나 이용자가 자신의 데이터에 주도권을 가짐으로써 '탈중앙화'를 외친다. 이용자들은 텍스트 데이터를 자산처럼 소유, 판매할 수 있고 이때 데이터를 통한 이익도 이용자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웹 3.0 플랫폼은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에게 오늘날의 메가 플랫폼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들의 활동을 수익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출판사나 플랫폼의 중개 없이 창작자-독자 간 콘텐츠 직거래가 가능하다. 이로써 이용자 활동에 플랫폼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창작자 수입은 극대화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히 일론 머스크가 발행한 트윗에 따르면 웹 3.0은 마케팅 용어에 불과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웹 3.0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블록체인이 표준 데이터베이스보다 훨씬 느리고 성능이 떨어지며,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블록체인은 우버, 페이스북 또는 유튜브가 매일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조차 처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웹 3.0으로 콘텐츠를 수익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이를 이미 선도하고 있던 미러(Mirror)를 소개한다.
안데르센 호로위츠(a16z)의 전 파트너였던 데니스 나자로브(Denis Nazarov)가 2020년 10월에 설립한 미러는 출시하자마자 1년 만에 억 단위 투자를 받았다. 그다음 해인 2021년 6월, 시리즈 A에서 유니언스퀘어 벤처스와 안데르센 호로위츠 등 유수 VC의 투자를 받아 이목을 끌었다. 이러한 VC들은 왜 미러에 투자했을까?
바로 NFT를 활용한 판매방식 때문이다. 미러는 NFT 판매를 통해 작가들이 프로젝트를 크라우드 펀딩할 수 있도록 돕는 분산형 블록체인 및 암호 기반 퍼블리싱 플랫폼이다. 미러에 작성된 글은 발행과 동시에 NFT로 변환된다. NFT화 된 콘텐츠는 복제, 변이가 불가해 고유성을 유지하고, 이 콘텐츠 모두 정해진 수량 외 추가 발급이 없어 희소성을 가진다. 이로써 독자는 다음 두 가지 행동을 취할 수 있다. 1. 완전히 구매한 NFT는 다른 독자에게 재판매하는 등 차익을 남길 수 있다. 2. 지분을 매입한 경우 콘텐츠가 벌어들이는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다. 즉, 독자(더욱 넓게는 콘텐츠 구매자)는 NFT 콘텐츠를 완전히 구매하거나 지분만 매입 가능해 플랫폼의 중간 개입자가 사라져 더욱 다양한 자율권이 부여된다. 또한, 콘텐츠의 추가 연재를 희망할 경우 독자들이 후원 펀딩을 통해 지분만큼의 수익을 분배받는다. 소설가 에밀리 세갈은 <Burn Alpha>라는 소설을 연재, 104명의 참여자로부터 약 9천만 원의 펀딩을 성공한다. 작가는 모금액의 30%를 갖고, 70%는 참여자가 부여한 지분만큼 분배받게 된다.
그런데 미러에는 아무나 글을 쓸 수 없다. 작가가 되어 출판물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1 $WRITE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WRITE는 미러가 만든 스마트컨트랙*을 특징으로 하는 이더리움 기반의 암호화폐다. 그렇다면, 미러라는 플랫폼에서 어떻게 저 고유한 $WRITE 토큰을 받을 수 있을까? 바로 작가 투표를 통해 작가가 되면 된다. 미러에는 작가들 간의 주간 대결인 $WRITE RACE가 열린다. 이 투표에서 상위 10위 안에 랭크돼야 1 $WRITE 토큰을 받아 작가로서 글을 발행할 수 있다. 단, 이미 출판물이 있는 기존 회원에게는 1 $WRITE가 부여된다. 이들은 콘텐츠를 통해 플랫폼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창출하기 때문에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이다.
*스마트컨트랙 : 당사자간 조건이 충족되면 중간 개입자 없이 거래가 이뤄지는 기능
일반 사용자의 경우 대기 등록을 해야 한다. 미러는 트위터 주소를 아이디로 활용하기 때문에 트위터 주소를 입력하고, 미러가 알려준 대로 트윗을 올리면 확인이 완료된다. 대기자 명단에 참여하는 모든 신규 신청자는 0.01 $WRITE를 받고 투표에 참여 가능하다. 투표에 참여하면, 다음 투표에서 사용할 소량의 $WRITE을 다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투표한 결과, 상위 10명에게 1 $WRITE가 부여되고, 토큰화 된 글(텍스트 콘텐츠)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에 투자할 것을 요청하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플랫폼을 이미 사용하는 사람들, 혹은 지인들 즉 플랫폼에 누가 올라오는지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다. 인기투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러는 왜 웹 3.0을 기반으로 하는 텍스트 콘텐츠 서비스를 만들었을까? $WRITE RACE에서 알 수 있었듯 미러는 기존 웹 2.0의 플랫폼 -과거 클럽하우스가 초대장을 만들어 초대했던 방식-을 대체하는 암호인 자체 토큰을 만들고자 했다. 미러 커뮤니티가 어떤 인물들로 구성됨에 따라 사용자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결정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진정한 커뮤니티 플랫폼(작가가 네트워크와 경제의 중재자가 되는)으로 도달하는 노력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 투자 조합인 Mirror DAO로 출발, 첫 번째 미션 선언문을 작성했다. 미러의 궁극적인 목표는 커뮤니티, DAO를 시작해 토큰을 발행한 다음, 백만 명이 넘는 크리에이터를 빠르게 문화를 익히고 적응하도록 도움으로써 블록체인의 주류를 이끄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창작자들과 함께 멋진 스토리를 만들고자 한다. 웹 3.0을 기반으로 작가, 커뮤니티, 참여자가 모두 협동하는 시스템에서 같이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가 공동체 발전의 중추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로써 웹 3.0의 기술에 의해 열정, 호기심, 꿈을 현실로 바꿔질 좋은 공예품을 만들 것이라는 목표를 만든 것이다.
일론 머스크처럼 말 한마디가 주가를 떠들썩하게 하는 인물이 웹 3.0을 비판했지만, 블록체인의 사용 가능성은 아무도 모르기에 미러가 하는 일이 터무니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진 않는다. 앞으로 미러는 어떤 작품을 만들게 될까? 국내에도 이러한 서비스가 생길 날을 기대하며, 텍스트 콘텐츠를 NFT화한 기업 미러(Mirror)를 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