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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담 삐삐 Aug 30. 2024

즐거운 통과의례, 모든 것이 좋다

마더피스 타로로 읽는 지금 _ Wands 4번.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마더피스 타로 Wands 4.


끝을 맺지 못할 시작을 하기가 두렵다. 누군가는 쉽게 시작하고 쉽게 그만둔다. 혹은 완료하지 못해서 돌아보는 실패의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 14년 차 공간 운영자인 나는 사람들이 온다고 한 말을 절대 믿지 않고 기대를 걸지 않는다. 와야 오지, 와도 계속한다는 보장이 없지, 그러다가 훅 말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는 하염없지.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전 과정에서 내가 참여자, 진행자 어느 위치에서나 마음을 비우려고 애쓰지만 어느 쪽도 완벽하기가 어려우니 긴장이 걸린다. 그저 와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가는 그 순간에 집중하고 오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는 연습을 꽤 오랜 하였다. 공간 운영은 인간관계의 연습장이자 훈련장이다. 이런 과정을 잘 아니까 참여자가 될 때에는 끝까지 한다는 확신과 결심이 들기 전에는 하겠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지 않는다.


통과의례를 치른 친구들과 끝없이 박수치다

이번 달에는 일정 기간 동안 진행한 두 가지의 일이 매듭이 져서 마음이 한결 가볍다.

하나는 마더피스 타로를 공부하는 모임을 아무도 그만두는 사람 없이 잘 마무리가 되었고, 다른 하나는 공부하는 사람으로 참여한 교육 과정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끝까지 이수하였다. 

마더피스 타로를 공부하는 과정은 사람이 적거나 많거나 나도 다시 공부하면서 타로의 의미를 다시 한번 살펴보는 소중한 과정이다. 내게 인생의 좋은 친구가 된 마더피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어서 소중하고, 매 시간 조금씩 리딩을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반들이 고맙다.

교육 과정은 시작할 때부터 많은 고민이 있었다. 낯가림이 심하고 낯선 곳에 가는 것도 퍽 좋아하지 않아 몇 번을 망설였던 탱고음악을 공부하는 자리였다. 게다가 강 건너 8주를 다녀야 하는 지역적 다름에 올해는 유난히 더운 여름이라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뜨면 머리가 띠잉 했다. 시작한 일 끝을 내자는 마음으로 낯선 사람들 속에 껴서 조금씩 인사하고 얘기도 조금씩 하고 오늘은 뒤풀이까지 다 참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더피스 타로 과정은 다섯 명의 사람들이 시작한 과정을 끝까지 마무리하도록 길잡이로 이끌었고, 하나의 과정은 참여자로 끝까지 터널을 걸어갔다. 5명의 통과의례를 손뼉 치며 축하하고, 하나의 통과의례를 치른 나 자신을 기특하다 칭찬하는 중이다.


마더피스 타로를 배우는 때가 기억난다


서로를 연결하는 꽃은 축복이며 책임이기도 하다

마더피스 타로 카드에 여러 가지의 변형, 비전 받기, 끝과 시작의 카드들이 있지만 대표적인 통과의례의 카드가 있다. Wands 4번, 카드가 별명부터 초경파티이자 통과의례이다. 

첫 월경을 시작한 네 명의 소녀가 여신의 제단에 불을 지피고 꽃지팡이를 둘러싼 봄의 장식물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하늘에는 벌새가 여신의 축하 메시지를 대신 전하고 있다. 어린 소녀들은 이제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고 이 아이들의 통과의례를 위해 부족 사람들은 지팡이와 꽃들을 장식하였다. 

타로 카드에서 4는 가볍고 마냥 즐거운 의미는 아니다. 가장 안정되고 고정되기 쉬운 숫자이고 안으로 끌어당기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 내면과 외면, 혹은 어떤 경계를 지어 분리하는 원안의 사각형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대집단에서 분리하거나 변화하는 속에서의 불안의 다양한 감정, 상황이 묘사되어 있다.

다행히 그중에서 Wands 4번은 축제와 축복의 카드이고 의미 자체가 모든 것이 좋은 긍정적인 카드이다. 일의 질문에서도 관계에서, 교육, 나 자신 등등 모든 키워드별 카드리딩의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통과의례를 거쳐 성장의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이기에 무조건 좋은 해석이 가능하다. 그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카드이다. 주홍빛 배경의 다홍에 가까운 불의 제단, 소녀들의 춤, 초록초록한 꽃과 식물들, 하늘의 벌새. 다 따뜻하고 행복한 봄날의 하루를 상상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4번 카드의 무게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Wands 4번의 무게는 성장과 관련이 있다. 아이들이 즐겁게 엄마와 아빠에게 그림을 그리며 배우고 깔깔 신나게 생활했지만, 이제 초경의 통과의례를 지나면 스스로 자신을 책임지면서 부족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배우고 경험하는(실패와 좌절을 포함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공동체 구성원의 책임을 갖게 됨의 의미가 바로 꽃지팡이에 걸린 꽃반지(고리)이다. 반지의 의미는 약속과 구속이 있다. 그래서 결혼반지는 축복이자 계약의 구속이기도 하다.

소녀들은 청춘의 에너지로 넘쳐나고 공동체의 보호와 축복을 받으며 한발 더 성장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그 힘으로 다가오는 갈등과 고통, 좌절, 대결, 리더의 책임 이런 삶의 무게를 잘 받아내는 훈련을 할 것이다. 그래서 초경파티는 무조건 너무나 좋아야 한다. 삶이 계속 신나기만 한 것이 아니기에.

둥근 천과 카드를 펼치면 고양이들이 좋아한다


다음을 기대하게 되는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

지난 몇 년 4~5번의 타로를 알려주는 강좌를 진행했고 끝날 무렵 우리가 같이 다음의 뭔가를 할 수 있을까 살짝 조심스레 제안을 해보기도 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타로리딩이란 수많은 질문을 받고 대답하면서 조금씩 가슴에 새기는 것이라 혼자 마주해야 한다. 억지로 그룹을 만들 수는 없기에 욕심을 내기보다 방법을 찾아 다시 오는 사람들을 맞이하리라는 마음으로 잘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번에는 같이 준비한 '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 과 회원들이라 새로운 걸음을 같이 디딜 수 있게 되었다. 한 달에 한번 리딩 모임을 거쳐 연말에는 개인 상담 테이블을 열어보자고 작은 다짐을 하였다. 고맙고 기대가 된다. 배움의 다음 단계는 써보고 해 보는 것이니 좋은 통과의례 이후의 선택이다. 같이 다짐을 한 친구들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같이 가보자, 나도 열심히 숙제를 내고 리딩을 차근차근 같이 하리라.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마더피스 카드로 들어보자

나의 새로운 공부 과정도 같이 끝나고 시작되다

탱고 음악을 잘 디제잉하기 위한 공부는 이제 걸음마를 뗀 것 같다. 들을 음악이 너무 많아서 좀 열심히 더 체계적으로 듣고 더 많이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같이 탱고를 연습과 춤을 추는 마을탱고 모임에서 틀어보고 혼자 듣고 자료를 찾아보는 시간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스스로를 의심하고 있다. 그럼에도 하나의 과정을 땡땡이치지 않고 끝까지 완료. 이 자체가 나한테는 굉장한 통과의례이다. 일요일 낮의 달콤한 뒹굴거림을 8주나 포기하였다는 것도 엄청난 선택이었다. 여튼! 하나의 과정은 끝났고 큰 물이 내 앞에 있는데 기회가 닿으면 회피하고 나아가자라고 설득하는 중이다.


끝까지 가야 알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것을 이룬 사람은 일단은 무조건 축복을 받아 충분하다.

모든 것이 좋으니 다음을 행복하게 상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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