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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담 삐삐 Aug 16. 2024

이야기와 카드 사이를
핑퐁핑퐁 뛰어다니기

마더피스 타로로 읽는 오늘 _ 해석의 어려움 2. 스토리텔링

동네에서 만난 꼬마 친구들이 사춘기를 지나 이십 대를 맞이했을 무렵 자주 엄마들이 고민을 토로한다. 애가 손재주도 좋고 예술적 재능이 있는데 뭔가 시작을 하면 될까. 고민에 대한 답을 일단 무조건 그리고 만들고 움직이고 교육의 기회가 있으면 받아보라고 안내한다. 일단 자기만의 표현방식, 기법을 발견해야 하는 것이 첫 번째이기에. 그리고 플러스 이야기를 많이 보고 읽어야 한다는 말을 덧붙인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그리고 책을 보라고. 대부분 여기에서 부모님들이 한숨을 쉰다. 지긋이 엉덩이를 붙이고 무엇을 보는 것을 어려워한다며. 그리고 나중에 그 친구들이 만든 작업/창작물을 보면 그림은 어느 정도 되는데 스토리텔링이 엉성하거나 아예 없거나 할 경우가 있다. 그럴 때 공부해야지라는 꼰데 같은 생각을 하는데 말로 꺼내면 진짜 어른의 당연한 말이 되어 버려서 말을 삼킨다.

모든 창작의 기본은 스토리이다. 내가 관찰한 대상 각각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내어 언어/비언어로 표현하는 것. 스토리를 구성하지 못하면 피상적이거나 깊이와 감동을 전달하기가 어렵다. 미술이 그림으로 표현한다고 해서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면 오래 작업하기 어렵다고 난 생각한다. 이야기를 상상한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관심(집요할 정도의)에서 비롯되고 예술은 그렇게 시작한다.

그림의 상징을 활용한 타로도 마찬가지이다. 질문을 받아서 타로 카드가 전하는 메시지를 읽어야 하는 타로리더들은 이야기구성하기 위한 관심과 상상력이 필수이다.


질문을 만드는 것에 익숙해졌다면, 더 깊숙이 질문과 내 앞의 사람에게로 한 발짝 더

좋은 질문은 질문자와 함께 문장으로 완성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성스럽게 카드를 섞고 흔들고 정돈하여 질문한 사람이 카드를 뽑도록 아름답게 세팅, 본격 타로의 세계로 초대한다. 멋지게 카드를 펴주며 초대하는 순간은 서로의 집중력을 높이니까 집에서 타로 펴는 퍼포먼스 연습은 필수! 움직임 하나가 마음을 연결하는 다리가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더할 수 없이 가까이 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타로 리더의 스타일, 혹은 질문에 맞는 스프레드의 개수에 맞게 카드를 뽑고 각 위치에 능숙하게(!) 착착 세팅을 한다. 미리 흘끗 열어보는 아마추어가 되지 말고 자신만만하게 탁탁 한 장씩 제 위치에 놓는다.(사실 마음속은 엄청 긴장도가 올라간다. 혹여 가장 어지러운 카드가 나오면 어쩌나, 리딩을 잘할 수 있을까, 가능한 축복할 수 있는 카드가 나오기를.. 등등)


읽어주는 사람의 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스프레드는 다르고, 스스로 창작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나는 한 장을 뽑는 원카드, 굵직한 에너지를 흐름을 보는 쓰리카드, 질문의 상황과 갈등요소 조언이 같이 나오는 세븐 카드, 하나의 상황 두 가지의 다른 선택지의 결과를 보는 파이브 카드 스프레드를 사용한다. 제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세븐카드이다. 심리영역이 강조하여 명확한 결과보다는 과정과 질문자의 상태를 많이 볼 수 있어서 첫 카드 스프레딩은 대부분 세븐카드로 본다. 그러고 나서 추가 질문과 심화해서 들여다봐야 하는 것은 그에 맞게 원/파이브 스프레드를 추가로 사용한다.

질문 이후의 카드리더가 수행해야 하는 과정이어서 타로 리더가 아닌 사람들은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를 텐데, 타로 읽는 사람이면 이 부분의 기술을 키우기 위해 혼자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질문과 카드를 잇는 이야기

(세븐 카드를 중심으로) 카드를 뒤집었다. 그림 일곱 장이 나를 바라본다. 어쩌나.. 얘들을 어떻게 연결해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할지 초심자는 그저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카드가 펼쳐진 위치와 의미를 먼저 살펴야 한다. 한눈에 쓰윽~

제일 먼저! 질문이 맺은 결과, 답의 상태를 살핀 후 시간의 흐름인 과거, 현재, 미래를 삼각형을 지어서 흐름을 읽는다. 과거에서 현재의 상태를 보여주는 카드와 그 사이에 있어났을 수많은 변화를 상상하고 질문자의 지난 시간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위로와 축복을 보낸다. 그리고 현재 상태는 실제 카드의 상태와 동일한지 질문자의 속과 겉, 환경을 종합해서 같이 확인한다. 다음으로 가까운 미래를 진단하고 현재가 이어주는 다리 위를 질문자가 실제로 어떻게 걸어갈 것인지 같이 상상한다.

그리고 주변 환경과 친구들/사람들의 외부 시선이 어떤지 살핀다. 나와 같은 마음인지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등등을 살펴본다. 종합 결론이 가진 의미를 같이 읽어주며 갈등요소나 방해될 만한 상황의 카드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어떤 방해가 될지 등등 리딩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갈등요소를 이겨낼 충고와 도움말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대화한다.


이것은 카드리딩의 각 단계에서의 리더의 역할이다. 그런데 카드 사이의 숨겨진 연결점, 교량을 읽는 스토리텔링이 없으면 각 카드에서 다른 카드로 넘어갈 수 없다. 카드의 키워드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길을 읽어버릴 많기 때문에 이야기를 만드는 훈련이 꼭 필요하다.

나의 질문을 던져놓고 쓰리 카드로 과거-현재-미래 / 원인-과정-결과 이런 식이 구조 속에서 이야기를 연결해서 들려주는 훈련을 많이 해서 일단 말하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사실 이 부분이 제일 어렵다. 책자를 뒤져보지 않으면 키워드는커녕 무슨 의미인지 카드를 읽는 것부터 어려운데 그것을 연결해서 이야기를 짜야한다니..


당황했더라도 당황한 기색을 내보이지 말고 최선을 다해 이 사람의 인생을 같이 읽자는 마음으로 카드가 전한 메시지를 연결해서 일단 첫 문장을 만들어보자.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 질문자의 상태를 역으로 질문을 해서 첫 문장과 질문의 답을 연결하여 이야기를 완성하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서 두 번째 카드와 세 번째 카드 사이의 일들 상상한 것. 질문자의 세계에서 겪었을 수많은 그 사람만의 기억이지만 인류라면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상황을 같이 유추해 보고 다시 카드의 키워드 내용과 연결하여 제시하고 물어보기.

내 마음에 떠오르는 이야기와 질문자 대답들을 핑퐁핑퐁 이어가는 스토리텔러 이것이 타로 리더이다.


이야기를 잇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문한 사람에게 맞춘 초점

내게 와서 자신의 삶을 털어놓은 이 사람, 질문자. 그이들을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대상으로 부드럽고 안전하게 타로의 세계로 초대하는 시작부터, 마무리하면서 마음의 찌꺼기를 잘 담아서 대신 버려주는 과정이 타로리딩이다.


나는 내 앞의 사람이 될 수 없고 그 마음을 다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타로가 열어주는 상징과 키워드 이야기 속에서 그이가 걸었을 길의 다양한 서사가 사람을 알 수 있게 인도한다. 알려줌을 내 능력인양 과시하고 겁주고 단언하는 리딩보다 같이 마음의 상황과 길을 찾는 여행자가 되기를.

타로 카드 몇 장 이미지 읽을 수 있다고 무슨 큰 능력이 생긴 것인 양 까불다가 혼쭐이 날 수 있음을 늘 염두에 둔다. 내가 읽는 것은 타로 카드라는 형식에 담은 사람의 인생이고 마음이라는 것. 그 무게를 잠시 같이 져주는 바닥에 있는 사람임을 잊지 말자고 다짐한다. 가끔 짐이 너무 무거워 한걸음 나아가기 어려운 사람이 찾아오면 눈물로 그 무게를 덜어내는 한이 있더라도 무겁다는 마음 인정하게 만들기를 끝끝내 하려고 애쓴다.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스스로 위로하도록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기에.


하루 살기 어려운 시대. 어느 세대라도 편한 사람은 없다. 돈이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자기 괴로움이 하늘을 찌르지만 타인에게 점점 무감해지는 시대이다. 이런 사막보다 더 서걱거리는 인간관계 속에서 타로리더는 30분, 1시간이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오는 귀한 사람을 맞이한다.  

타로리더의 자아는 더 밑으로 내려놓고 내 앞의 이 사람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구성하고 같이 다음의 답을 찾는 등불을 들어줘야 한다. 참 클래식하고 올드한 방식이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교육이자 소통, 연결인 대화를 한다.

대화하는 삶을 계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 타로 리딩 공부를 한 나를 셀프 칭찬한다. 그리고 대지의 여신들과 연결한 마더피스 타로를 내가 선택했다는 것도 행운이다. 

물론 그 행운을 잡기 위해 기회를 만든 것도 나이기에 사실은 모두 나의 복이다!!


(2024년 8월 16일 셀프 칭찬으로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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