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피스 타로로 읽는 지금 _ sords 3. 주도권 싸움과 방어의 춤
십여 년 전 동네 엄마들과 치유 그림 워크숍을 기획 진행하였다. 엄마 정체성이 80%인 여성을 한창 만나서 다양한 데이터를 쌓고 있던 중이었다. 결혼 생활 년수와 아이들의 성장 단계가 맺어주는 환경 속에서 여성은 모두 각자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스스로는 나는 왜 이럴까, 우리 집 남편은 왜 이렇지, 우리 아이가 잘못되고 있는 것인 아닌가 이런 자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본인만 이런 일을 겪는 것 같지만 대부분은 가정과 여성은 이런 감정적이면서도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 질문은 하나는 관계에 대한 분노로(대부분 남편), 하나는 존재이 절망으로(스스로), 하나는 죄책감(육아)으로 연결된다.
그때의 치유그림 워크숍에 모인 사람들의 그림을 보고 대략 연차를 추측할 수 있었다.
"음.. 결혼한 지 7~10년 차이시죠?"
동네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한다지만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없는 이 여자가 제대로 알런가 의심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낯선 사람이니까 편히 속얘기 좀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있을 것이고. 결혼 연차를 언급하자 모두 화들짝 놀라며 순식간에 가슴이 열림을 느낄 수 있었다. 연차수를 확인해 보면서 그들의 특수 상황도 같이 파악했다.
어떻게 연차를 알 수 있었냐면, 화와 분노를 다루는 그림을 그렸는데 산과 화산을 그려보라고 부탁했다. 처음에 머뭇거리더니 거침없이 태백산맥 같은 산과 산 등성이 골짜기 가리지 않고 수없이 터지는 화산들로 도화지 한장이 가득찼다. 모인 5~6명의 여성들의 그림이 대부분 그러했다. 산도 많고 화산도 많다. 결혼 생활 굽이굽이 쌓인 것이 너무 많은 그녀들이었다. 하염없이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뭔가 변화를 바라고 찾아온 길, 현재를 객관화 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남편에 관한 얘기를 나누기 시작하자 동일하게 남편이 걱정해서 한 얘기에도 태도를 바꾸지 않고 더 화를 내고,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서운함을 토로했다. 다들 공감하고 있는 부부관계의 어려움이었다. 속으로 당연히 안 듣지 하면서 하나하나 뜯어서 이야기를 해야겠다 결심.
"뭐가 제일 걱정이세요?"
"회식을 하면 밤이 너무 늦으니까 걱정이 되잖아요? 그래서 일찍 일찍 들어오라고 말하면 화를 내요."
"음, 두 분 이십 대에 밤늦게 새벽까지 술을 드시고 집에 가잖아요? 그때도 지금처럼 걱정해서 일찍 헤어지셨어요?"
"아니죠. 연애 중인데."
"그럼 남편이 집을 못 찾아올까요? 동료들도 있는데. 다 큰 어른인데요. 진짜 그게 걱정이세요?"
여기까지 밤늦게 들어오는 것이 걱정이라는 말의 의미를 깼다.
"아니, 그래도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화내는 것은 정말 너무 서운해요."
"걱정만 하셨어요? 남편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고요?
"(모두)....."
"솔직히 화나서 전화하거나 메시지 남긴 것이지요?"
다들 결국 인정한다. 그럼에도 늦었으니까 걱정은 한 거라고 자꾸 도망을 쳤다. 입장 바꿔 생각하기.
"우리가 어릴 때 생각해 보셔요. 엄마 아빠가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며 결국 화내는 말을 하잖아요? 그거 받아들여지던가요?"
"(다시 모두)...."
"남편은 직장에서 업무의 연장이기도 하고 집에 들어오기 싫어 회피일 수도 있지요. 여러분들 당연히 화가 나지요. 밤에 늦어서 걱정한다는 말 밑의 화가 난 아내의 감정과 심리 상태가 오롯이 느껴지니까 짜증이나 나지요. 물론 그들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고요. 살림은 아내만의 몫은 아니니까 문제가 있지요. 그분들이 여러분들의 '걱정의 메세지'를 받았을 때의 상태를 대신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제야 약 십 년에 걸친 결혼 생활 동안 아이를 키우는 나는 밤까지 육아노동을 하는데 술 먹고 놀고 있는 남편에게 큰 분노를 느낀 그녀 자신에 관해 얘기했다. 육아와 살림을 같이 해주길, 그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를 같이 키웠으면 하는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있었다.
십여 년 전의 엄마들의 상황이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졌냐면 아니다. 젊은 엄마들이 처한 육아와 살림 가사 노동 뒤의 존중받지 못한다는 좌절감, 남편에 대한 분노, 육아를 잘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책감이 그녀들을 종종 외롭고 슬프게 만든다. 옆에서 아무리 위로해도 위로가 안 되는 슬픔이다.
삶이라는 연결된 협동의 과정에서 에고가 커진 상태에서 서로 방어하는 상태를 보여주는 마더피스 타로 카드를 소개하려고 긴 얘기를 서두에 꺼냈다. 숫자 3이 등장하는 카드는 사람과 협업하고 협동의 관계를 다룬다. 쏘드 3은 카드 그림의 아래에 있는 데이지꽃처럼 순진무구하게 이렇게 하면 연결될 것이라 기대하지만 자기를 방어하느라 상대를 찌르고 만다.
관계 맺고 싶은 마음과 연결하지 못한 에고가 서로를 분열시켜 가까워지지 못한다. 결국 타인을 위하고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붉은 검이 되어 꿰뚫고 찌르느라 방어 외의 선택을 하기 힘든 상태이다. 마더피스 타로 카드의 swords 3 카드의 붉게 달군 검은 주로 현실에서는 언어로 등장한다. 실행하는 칼은 현실에서는 직접 행동, 판단과 결정에 따른 선택, 실천, 공기와 전선을 타고 흐르는 전파, 파동, 바람 그리고 언어를 상징한다.
카드의 그림을 자세히 보면 두 사람의 칼 끝이 한 사람에게로 향하는데 보라색 깃털 옷을 입고 머리에 공장색털로 장식한 여인에게로 향한다. 연인, 일 관계에서도 삼각구도가 연결되어서 경계하고 공격하고 방어하게 될 것임을 예견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도 부정적인 에너지를 담은 '좋은, 도움 되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그런 의미에 서로 좋은 말, 좋은 의도를 가진 붉은 칼에 찔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방어를 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진정 마음을 열고 관계를 맺는 방법이 없을까. 거기에 세 사람의 관계가 겹치면서 누군가는 중요한 파트너 혹은 계획을 잃게 될 것인데 이 긴장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마더피스 타로 해설서에는 칼을 든 자기 심장과 접촉하라고 한다.
난 이 말을 우선 내 심장이 하는 말을 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십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난 회식이라며 술을 먹고 밤늦게 들어오는 남편에게 화가 난다가 첫 번째이다. 이어 왜 그게 화가 날까의 질문에 밤에는 육아와 가사노동에서 해방되어 나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한 사람의 인권이자 동반자의 간절한 권리 요구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나는 남편에게 화를 내서 갈등을을 일으키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 시간을 가지고 싶으며 함께 이 가정을 잘 꾸려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이 마음을 주목하고 남편에게 제대로 말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아내)가 옳고 당신(남편)이 틀렸으니 걱정하는 나(아내)의 마음을 받아서 너(남편)가 행동을 수정하라는 잔소리와 화로는 행동을 바꿀 수가 없다.
진짜 나의 마음, 나의 욕구, 나의 상태를 열어서 보여주고 마음의 얘기를 서로 나눌 때 서서히 변화할 것이다. 인간의 습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으니 계속 노력해야 한다. 그때마다 방어의 언어로 잔소리와 상처 주는 언사로 찌르지 말고 또 마음의 진짜 소리를 들려줘야 하는 지난한 노력이 필요하다.
고단한 일이다.
2025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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