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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나비 Mar 25. 2023

"나 가출했어."

중학생이 들려주는 중학 생활 이야기

*이 글은 꿈꾸는 나비님의 딸 꿈꾸는 애벌레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중학교 1학년, 어쩌면 길게 느껴졌던 그 시간이 끝나고 지루하고 심심했던 방학을 보낸 우리는 드디어 중학교 2학년이 되었다. 그 누구도 건들지 않는다는 중2가 되고 학교 생활을 그럭저럭 다시 적응하고 있는 요즘 내 짝으로부터 들은 '가출' 소식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이 가출을 해보시거나 진지하게 고민하신 적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집을 나간다는 생각 조차 해보지 않은 나에게 가출이라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일 뿐이라고 생각했지 내 주변에서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오늘은 내 친구 A의 가출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지난 금요일 어느 때처럼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반으로 들어간 나는 내 옆자리에 친구들이 많이 모여있다는 것을 알았다. 친구 A는 원래 학교에서 흔히 인싸라고 불리는 아이였기에 그냥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외투를 벗고 필통을 꺼내던 나는 A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나 가출했어." 놀랐다. 처음에는 장난치는 줄 알았다. 그 짧은 순간 '왜 가출했지?', '거짓말이겠지.', ' 만약 사실이면 선생님한테 말해야 하나?' 등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후 A에게 들은 가출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평소에도 남자친구를 사귀고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 A는 A의 어머니와 갈등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던 중 최근 무슨 이유인지 A는 어머니의 연락을 자주 받지 않고 무시하자 더 갈등이 심해졌고 이에 A의 말에 따르면 A의 어머니는 "자꾸 그렇게 싹수없게 굴 거면 집에서 나가!"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내 친구 A는 진짜 집을 나왔다. 아침에 일찍 집에서 나온 A는 편의점에서 아침을 먹고 그렇게 학교에 온 것이다.


친구 A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주위에 있던 친구들이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어떤 아이는 그래서 오늘 학원에 갈 거냐고 물어봤고, 어떤 친구는 장난처럼 웃고 A보고 대단하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와 몇몇 친구들은 A를 진심으로 걱정했고 어서 어머니와 화해해서 집으로 돌아갔으면 했다. 친구 A는 이에 "오늘은 집에 안 들어갈 거야. 그냥 찜질방에서 잘 거야."라고 말해 더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번 내 친구 A의 가출은 나에게도 집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어릴 적에는 나만의 놀이터, 가족들과의 즐거운 기억이 가득 들어간, 편안하고 가장 나다운 공간이었다면 중학교를 가고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때로는 집이 '그냥 잠을 해결하고 간단한 식사를 하는 곳'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집이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며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중학생이 학교생활을 하며 겪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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