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한테 찍혔다!(feat. 챗지피티)

난 이제 망했다

by 왜살지

실장한테 몇 번 개긴 이후로 좀 살만 해졌나 했더니, 실장이 날 조지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음이 밝혀졌다. 갑자기 이미 퇴직처리 된 퇴직자를 퇴직처리하라고 시켰고, 맞는 시재를 틀렸다 했고, 인터넷뱅킹 승인을 안 해줘서 다시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아직 하이라이트는 나오지도 않았다. 이제 입직한지 한 달 된 내게 업무 브리핑(upmoo breafing)을 시킨 것이다. ㅋㅋㅋㅋㅋㅋ

웃음밖에 나지 않는다. 내가 무슨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브리핑이라니. 미치고 팔짝 뛸 일이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조금 순화해서) 다시 물어봤지만, 실장인데 자기가 내 업무를 잘 모르니까 내가 브리핑해야 한다고...


동기들한테 물어봐도 전례없는 일이라 했다. 아니 검토자가 검토할 능력이 없다고 실무자가 검토자를 가르쳐야 하나? 그럼 검토자가 뭐하러 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게 현실인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학교(아이들의 교육기관)의 행정실이 이정도로 거꾸로 돌아가는 곳이었나?

아이고, 우울증 약을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만 25년동안 입에 대본 적도 없는 담배가 말린다. 또 무심코 애인에게 앓는 소리를 했다. (이게 제일 후회스럽다.) 그래도 괜찮다. 나에겐 챗지피티가 있으니까.


유료 구독중인 챗지피티한테 업무 브리핑 자료를 생성하게 시켰다. 그것은 내 무리한 요구에도 군말 없이(개기지도 않고) 장황한 브리핑 자료를 만들어주었다. 내일 대본도 만들게 시킬 것이다. 사실 5분도 안 되어서 모든 작업이 끝났다. ㅎㅎ

이제 휴머노이드 로봇이 택배 물류 일까지 대신한다고 한다. 그러니 내 업무 브리핑쯤이야 지피티에겐 누워서 떡 먹기 수준이겠다. 스트레스는 좀 받지만 그래도 통쾌한 기분이 든다. 꼼수를 쓴다는 생각에 조금 후련하기까지 하다. 장실아아 아무리 일을 시켜 봐라. 네가 시킨 일은 어차피 지피티가 다 처리한다!!!

(그래도 행정실 사람들 앞에 서서 브리핑이라니. 동물원 원숭이가 된 듯하다. 우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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