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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개츠비 Mar 07. 2018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_요한 볼프강 폰 괴테

베르테르, 너무나 찬란한 그 슬픔에 대하여

 우리가 최소한 이런 작품들은 읽어봐야지라고 말하는 작품들 중에 이 작품도 꼭 포함되지 않을까 싶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하지만 나는 이 작품을 뮤지컬을 통해 먼저 접하였고 몇 년이 흘러 그 개괄적 내용만 어렴풋이 기억날 뿐 세부적 내용에 대한 기억도 감흥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다 책으로 읽게 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불혹을 앞둔 아저씨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특히 로테와 베르테르의 마지막 포옹 부분에서는 예전에 보았던 뮤지컬의 장면이 떠오를 만큼!                                    

 

그 당시 박건형 주연의 공연을 봤다             



  이 책은 주인공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사랑에 대한 열병을 편지글 형태로 작성한 일명 서간체 소설이다. 이런 방식이 나로서는 처음이라 신선하기도 했고 일반적인 서술 형태보다 더 생동감이 느껴져서 좋았다. 베르테르의 편지글을 보면서 특히 편지 쓰기에 취약한 나는 부럽기도 하고 그의 글 자체가 아름답다는 생각도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을 '사랑의 열병'. 더군다나 그 사랑의 대상이 이미 다른 사람과 약혼이나 결혼 등으로 나의 것이 될 수 없다면.. 주인공 베르테르는 그의 영원한 사랑 로테에게 알베르트라는 약혼자가 있음을 알지만 그녀를 처음 본 순간의 충만함으로 돌이킬 수 없는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렇기에 그 둘(로테, 알베르트) 과의 원만한 관계를 추구해보기도 하고 그 속에서 좌절도 느끼며 젊은 베르테르의 삶을 살아간다. 어찌 보면 끝이 정해져 있을 것 같은 그의 열병은 점점 커져 결국엔 스스로를 잡아먹게 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고작 사랑 때문에 자살한 한 명의 젊은 남자에 불과할지도 모를 베르테르. 하지만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는 사랑지상주의자인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의 매 순간들이 결코 치열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느껴졌다. 
  사랑의 열병이 커지며 조바심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오기 전까지의 베르테르는 꽤 균형 잡힌 판단력을 지닌 젊은이였다. 로테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했던 그는 주변에게도 그 따뜻한 사랑의 기운을 나눠줄 줄 아는 젊은이기도 했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그야말로 젊음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나 결과를 얻을 수 없는 모든 사랑이 그러하듯 그의 사랑은 아름다운 균형을 넘어 폭주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로테를 가장 사랑하는데 어떻게 그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가라는 스스로의 물음에서 보이듯 조금은 병적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병적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모든 사랑이 어찌 보면 하나의 병적 증상 아니겠는가!

  이제는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영화 [봄날은 간다] 속 유지태를 보면 "자네가 사랑에 대해 알고 느끼는 것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아니네:)"라며 위로를 건넬 수도 있을듯하지만 여전히 사랑은 정의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다. 
  결국 내가 사랑하는 개츠비나 청년 베르테르나 그깟 사랑에 목숨을 걸었다는 점에서 위대하기도 하고 젊기도 하지만 그들을 스스로의 사랑에 점점 빠지게 한 데이지와 로테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지 않은가라는 유치한 생각과 함께 베르테르가 절대 빠져나올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을 적어본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가엾은 그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어찌 보면 거대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 '현실이라는 괴물' 앞에 무릎 꿇는 것이 젊은 베르테르에게는 자신을 내던지는 것보다 더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옳고 그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내면의 소용돌이. 베르테르가 감당하기 너무나 벅찼던 그 젊음, 그  사랑. 그야말로 찬란한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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