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8 이야기
이곳의 대중교통은 버스, 릭샤, 택시 정도입니다. 버스는 너무 허술하고 쓰러질 것처럼 생겼습니다. 그러나 이런 허름한 버스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저렴하고 꼭 필요한 다리가 되어줍니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이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스쿠터(오토바이)입니다. 작은 스쿠터부터 낮밤을 가리지 않고 굉음을 울리며 달리는 오토바이까지 길거리에 가득합니다.
이곳에서 살기 위해서는 자동차나 스쿠터가 필수라기에, 자동차를 구입할 형편은 되지 않는 나는 2014년부터 30000km 정도를 달려온 중고 스쿠터를 구입했습니다. 유학생이 타다가 본국으로 귀국하면서 처분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브랜드는 wego. wego는 또 뭔지. 스쿠터는 일도 모르는지라 소개해주시는 분을 통해 믿고 받았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스쿠터 타는 법을 연습했습니다. 이 나라에서 15년 정도 살아온, 그래서 스쿠터를 몰고 다닌 지 벌써 5-6년 차인 청년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연습 장소는 그 친구가 사는 아파트의 지상주차장. 키를 꽂고 끄는 법. 시동을 켜는 법. 균형을 잡고 브레이크를 이용하고 멈춰 서는 법까지 우선 귀로 들으며 배웠습니다. 이젠 실전. 대낮이어서인지 한산한 주차장에서 조심스레 시동을 걸었습니다. 부릉부릉... 시작은 좋은 듯했으나 10m도 못 가서 불안한 마음에 브레이크를 잡았고, 양다리로 바닥을 받쳐 서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았으나 두 다리가 따라오지 않았기에 결국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던 터라 심하게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기름이 조금 새어 나왔고, 옆구리가 조금 찌그러졌고, 다시 시동이 걸리지 않았고. 하하하. 덕분에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 대처법까지 배울 수는 있었습니다.
한번 넘어지니 솔직히 겁이 났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포기할 내가 아니니, 다시 도전했습니다. 조금 타다 보니 요령도 생기고 시속 20km까지 정도는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웃을 속도이지만 충분히 위협적(?)이었습니다. 한 20분 정도 연습했는데 너무 긴장한 탓에 핸들을 꽉 쥔 손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오늘 여기까지만 하는 걸로 마무리했습니다. 꾸준히 연습해서 다음 주쯤에는 동네 마트라도 다녀와봐야겠습니다.
옆구리가 찌그러진 나의 wego는 오늘 그렇게 신고식을 치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