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실패를 위한 다짐은 없다.
따듯한 4월입니다. 1월 1일에 멋진 다짐을 하셨다면 그 일을 잘 하고 계시나요?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그 다짐을 혹시 작년에도 하셨나요?
만약 그렇다면,
매년 같은 새해 다짐을 하고 있다면, 무엇이 문제일까요?
하필이면 왜 매년 초에 다짐을 할까요? 남들이 시작할 때 그 기운을 받고 싶어서 그러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새해부터 하자는 핑계를 대기 좋기 때문입니다. 아주 좋은 다짐 잔반처리반인 셈이죠. 이런 다짐은 실패할 확률이 당연히 높습니다. 새해가 되기 전까지 못한 이유가 새해가 됐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으니까요.
다짐에는 시작 시점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능한 빠르면 좋습니다. 다만 그 다짐이 다른 중요한 일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되니까 무턱대고 시작할 순 없습니다. 곰곰이 고민하고 행동에 옮겨야 합니다. 반면, 종료 시점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데드라인이 추진력이 되는 경우는 시험기간에 학생들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표 설정보다 종료 시점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짐을 잘하고 행동으로 옮겨 목표를 이루려면 먼저 다짐이 어떤 구조를 가져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다짐의 구조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케이크 구조의 3단 체계를 말씀드립니다.
1) 이성적 판단
다짐은 마음으로 시작하는 하는 것이 아니라 냉철한 분석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충분한 정보와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토대로 꼼꼼히 분석에 들어가야 합니다.
- 정말 이 일이 정말 나에게 현실성 있는가?
- 비슷한 일을 해낸 적이 있다면 어떻게 해냈는가?
- 이것을 해낸 지인은 없는가?
- 꼭 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 목표 세분화는 적당한가?
- 언제까지 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가?
- 참고할 만한 전문 서적이나 논문이 있는가?
- 예상되는 진행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 무엇이 가장 큰 방해 요소인가?
나 자신의 패턴을 생각하고 맞춰가면서 실행 가능하도록 다듬어 갑니다. 이 일이 중요한 이유는 이성적 판단의 토대가 명확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타인의 정보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반드시 자신의 성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획기적인 방법이나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알아냈을 때 서풀리 행동으로 옮겨서는 안됩니다. 그 방법이 나와 맞는 지 왜 그런지 곱씹으면서 다음 단계를 차분히 준비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2) 데드라인 / 목표 설정
판단의 결과를 토대로 데드라인과 목표가 설정하고 바로 행동으로 옮깁니다. 그런데 미처 생각지 못한 변수가 작용할 수 있겠죠. 이때마다 어떻게 하면 데드라인 안에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중간 점검을 해나가면서 행동을 계속합니다. 하지만 데드라인과 목표를 매일 머릿속에 둔다면 행동 에너지가 부족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보스와 실무자로 이분화해서 연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일요일만 보스로서 일의 진행을 파악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본 뒤, 월요일부터 토요일은 무작정 하기로 한 일만 행동합니다.
3) 감정적 동기 부여
시간이 지나면 행동 에너지가 고갈됩니다. 열정으로 버티던 초반 기세도 한풀 꺾기 게 되죠. 반복적인 패턴에서 지루함이 느껴지고 이게 정말 잘하는 일인가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서 지속력 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1번에서 정리했던 이성적인 판단 결과를 다시 보고 되새기면서 왜 이 일이 나에게 중요한 일이고 파생되는 결과가 결국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동기 부여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와 대화를 하거나 본받고 싶은 사람의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다짐을 다져 나갑니다. 이때 데드라인이나 목표 설정을 좀 더 쉬운 방향으로 변경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꿋꿋하게 그걸 유지할 수 있는 냉정함이 필요합니다. 1번의 냉철한 분석이 잘 됐다고 자신을 믿어야 합니다. 계획과 목표의 수정은 사기를 급작스럽게 저하 시킵니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한번 들기 시작하면 전력을 다할 수 없게 되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핑계 카드로 꺼내기 쉽습니다.
우리는 외부 매체로부터 동기 부여를 받아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성공률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누구든지 그것을 할 수 있고 했을 때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는 달콤한 말만 듣게 되면 자신의 패턴과 성향을 배제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가령 간헐적 단식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다큐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한다면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들의 단식법과 그 결과가 지금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식습관을 반드시 고려해서 분석해보아야 합니다. 심지어 자신에게는 변형된 방법이 더 좋다고 판단된다면 과감히 그들의 제안을 무시해야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외부 유입 정보보다 자신이 발견한 정보를 더 신뢰할 수 있다고 하니 신뢰가 커진 만큼 행동으로 옮기기 수월합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새해 다짐을 이루는 방법은 새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다짐은 시작 시점에 의미가 없고 끝나는 시점이 중요합니다. 이 시점과 목표 설정은 냉철한 자기 분석을 기반으로 하고 일단 설정되면 자신을 믿고 그 목표를 지켜내야 합니다. 그 목표를 지키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은 외부 압력이나 나태함이 아닙니다. 다른 방법이 더 좋지 않을 까하는 자신의 변심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초기 판단을 믿고 묵묵히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필요합니다.